“김재철의 학살극, 방송장악 음모 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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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정권 개입’ 의혹 제기…시사교양국 PD 비대위 돌입

김재철 사장이 6·2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이근행 노조 위원장과 오행운 PD를 ‘해고’하는 등 파업 관련 인사를 무더기 중징계한데 대해 MBC 내부가 비난 여론으로 들끓고 있다. 특히 이번 징계가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을 통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는 4일 저녁 성명을 내고 “파업 투쟁과 관련해 한 번에 두 명이 해고 된 것도,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이유로 일반 조합원이 해고된 것도, 41명이 한꺼번에 무더기 징계를 받은 것도 MBC 역사상 없는 일”이라며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성토했다.

“정권과 조율한 MBC 학살극, 방송장악 음모 일환”

▲ 김재철 MBC사장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MBC노조는 “이근행 위원장은 물론 오행운 조합원에 대한 해고 조치는 그 상상력 자체가 경악스러울 뿐”이라며 “모든 국민이 볼 수 있는 신동아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큰 집에서 조인트 까이고 매 맞은 정권의 청소부’로 지칭한 김우룡은 고소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사내게시판에 비판 글을 올린 사원은 단 칼에 해고하는 몰상식한 행동을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오행운 PD에 대한 해고 조치에 분노하면서도, 이런 만행에 담긴 김재철 사장의 야비한 노림수를 모르지 않는다”면서 “재심을 통해 오행운 PD에 대한 징계를 낮춰주면 이근행 위원장을 해고한 것에 대해서는 조합원들이 큰 반발 없이 넘어갈 거라고 계산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치가 떨린다”고 일침을 가했다.

MBC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징계 만행 사건이 청와대와 철저한 사전 조율을 거쳐 이뤄졌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사측에서 철저하게 입단속을 했던 징계 내용이 어떻게 청와대와 국정원, KBS 정보보고를 통해 오래 전부터 흘러나올 수 있었겠는가”라며 “이렇듯 김재철 사장이 저지른 MBC 사원 학살극은 현 정권 출범 이후 정권 차원에서 집요하게 추진돼 온 방송장악 음모의 일환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의 사랑하는 동료이자 동지인 이근행과 오행운을 해고한 김재철 사장이 MBC에서 임기를 모두 채우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2천여 조합원이 모두 해고되더라도 기필코 김재철을 MBC에서 몰아내고 말 것이다. 결전의 날은 그리 멀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MBC노조는 오는 7일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어 향후 대응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MBC노조 관계자는 재심 청구 여부에 대해선 “원칙적으로는 재심을 요청한다는 입장이지만 검토가 더 필요하다”면서 “길게 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 시사교양국 PD 긴급 총회…“PD 양심 달린 사건”

한편 파업 투쟁과 관련해 일반 PD 조합원이 해고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데 대해 MBC 시사교양국 PD들은 4일 오후 긴급 총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가동했다.

김재영 PD는 “작금의 사태가 엄중하고, 언론 자유를 훼손하는 상황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면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향후 신속하고 비상하게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언론사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한 마디로 형용모순”이라며 “PD의 양심이 달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사교양국 PD들은 오는 7일 강도 높은 대응 방안 등을 포함한 연명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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