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부당징계 철회’ 언론계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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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역사 죄인 될 것”…노조, 긴급 대의원회의 개최

MBC노조 파업과 관련한 사측의 무더기 징계에 대해 언론계 안팎에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는 7일부터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항의농성에 들어갔고, 언론·시민단체들과 언론학자들도 잇달아 성명서를 내어 징계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MBC PD협회 “이번 징계는 우리 모두에 대한 모욕”

MBC PD협회는 7일 성명을 내고 “부당한 징계를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PD협회는 “지난 4일, 41명의 구성원들에게 가해진 징계 처분은 후안무치한 김재철과 그 주변의 인사들이 벌인 만행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라고 성토하며 “우리는 이번 징계를 우리 모두에 대한 모욕이며 폭력으로 판단하고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 MBC노조의 파업이 끝났지만 대량 징계 사태와 보복성 인사가 따르고 있어 언론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이들은 특히 사측이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을 두고 ‘회사 질서 문란’을 들어 오행운 PD를 ‘해고’하고 이채훈 PD와 김종우 PD에게 ‘정직’ 등의 징계를 내린데 대해 “누구보다 자유로운 언로(言路)를 가지고 있어야 할 언론사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의 표현을 놓고 징계를 운운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하며 “회사의 질서를 문란케 하는 것은 바로 김재철과 인사위원회”라고 꼬집었다.

이어 “오행운 PD를 비롯한 PD들의 자유로운 발언 중 무엇이 ‘회사질서’를 어떻게, 얼마나 ‘문란’하게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한다. 노동조합의 MBC 지키기 파업이 왜 그리 중한 징계로 책임져야 할 일인지 설명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히며 “만약 이 요구에 성실히 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번 징계 조치가 경영진의 차원을 넘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권과의 야합으로 규정하고 끝까지 그 책임을 일일이 물을 것이다. 임원진은 김재철과 정권의 허수아비가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4일 긴급 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한 MBC 시사교양국 PD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김재철 사장 등이) 부당징계를 철회하고 당장 물러나는 것만이 그동안의 과오를 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사장은 이번 징계를 통해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정권으로부터의 신임인가? 공천 보장인가?”라고 성토하며 “김재철이란 이름은 이제 MBC 역사에서 가장 부끄러운 이름으로 각인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 언론사에서 가장 잔혹한 언론인 학살을 주도한 장본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심 무시하고 탄압 택한 권력, 유감”

언론학자 200여명이 참여한 미디어공공성포럼도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이번 징계 결정이 6·2지방선거로 강력하게 표출된 민의와 여론 그리고 정치권력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전적으로 무시하고 있으며, 교만한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사태는 심히 유감스럽다”며 “MBC는 민심을 거스르는 부당징계 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포럼은 “끓어오르는 여론과 시민사회로부터의 외침과 저항을 무시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서 몰상식한 대량 징계 조치를 취한 MBC 경영진과 그 배후에 있는 권력은 민심을 따르기보다는 탄압하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성토하며 “무리수와 정권에 대한 눈치 보기로 점철된 이번 징계에 대하여 우리는 MBC 경영진이 즉각적으로 이번의 불온하고 비합리적인 조치를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행동도 앞서 지난 4일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권과 김재철 사장은 국민의 경고를 무시하고 끝내 민심과 맞서는 길을 택했다”고 비판했고, 민주언론시민연합도 같은 날 논평을 내어 “‘낙하산 사장’ 김재철 씨는 노조원들을 징계할 자격이 없다”며 “이근행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MBC노조 임원실 앞 점거농성…긴급 대의원회의 개최

한편 MBC노조는 7일 오전 11시 30분 긴급 대의원회의를 열어 재심 요청 등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노조는 또 이날 오전부터 임원실이 위치한 여의도 MBC 방송센터 10층에서 부당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MBC노조 집행부와 조합원 등 20여명은 ‘보복징계 해고학살 청와대의 특명인가’ ‘부당징계 철회하고 경영진은 물러가라’ ‘김재철 황희만은 역사의 죄인이다’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마스크를 쓴 채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재심이 이뤄질 때까지 이 같은 항의 농성을 계속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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