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사 살리자고 지상파 손발 자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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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사 살리자고 지상파 손발 자르나”
방송 3사, 문화부 외주 개선안에 ‘반발’…향후 논의 불참 고려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0.06.1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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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지난 9일 발표한 ‘방송콘텐츠 제작시스템 선진화 방안’에 대해 지상파 방송3사가 외주제작사의 요구만을 일방적으로 수용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인촌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콘텐츠 외주제도 개선 및 공정거래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정부부처 및 관련 업계가 참여하는 ‘외주제작개선협의회’를 통해 △외주제작 표준계약서 △제작비 산정 및 저작권 분배 기준 △외주인정 기준 등 올해 하반기까지 종합적인 외주제도 개선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KBS·MBC·SBS 등 방송 3사는 “실패한 외주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빠져 있다”고 반발하며 향후 외주개선협의회 논의에 불참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SBS 드라마국의 김영섭 CP는 “영상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외주제작사와 방송사가 같이 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 문화부는 방송사가 지나치게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능력 있고 역량 있는 콘텐츠 공장은 지상파 3사”라며 “그들(제작사)을 잘 되게 하려고 우리 손발을 잘라서야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방송 3사는 또 “외주사가 리스크는 부담하지 않고 저작권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조창호 MBC 저작권부장은 “방송사가 제작비로 1억을 줬는데 드라마에 광고가 2개만 붙으면 몇 천만 원 손해다. 또 방송심의에 의한 과태료나 편성 리스크, 송출 비용 등도 방송사가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행 외주제도 개선을 위해 △최대 40%로 과도하게 높은 외주의무편성 비율을 완화하고 △협찬고지 등 비대칭 규제를 없애 공정경쟁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영섭 CP는 “비대칭 규제 때문에 협찬이 가능한 외주로 드라마 제작이 거의 넘어가며 방송사의 기획역량이 줄어들고, 지상파가 점차 허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3사가 월드컵 등으로 다투면서도 이렇게 공동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라며 “외주제도와 영상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 잘못된 관행이 있으면 고칠 용의도 있다. 다만 공정하게, 페어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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