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시청자의 마음부터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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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시청자의 마음부터 읽어야
[큐칼럼]
  • PD저널
  • 승인 2010.06.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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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S가 추진하는 수신료 인상엔 적어도 국민과 시청자의 존재를 찾아보기 힘들다. 말로만 시청자 중심을 외쳤지 KBS가 어떤 근거로 인상액을 결정했는지 확인하기 힘들다. KBS 간부들은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의 진단이란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컨설팅 보고서 공개와 더불어 26억이라는 수신료 집행이 정당하지 따져 물어보아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시청자가 주인 노릇하는 것 아닌가?

4600원~6500원까지 나열된 수신료 인상안은 시청자 입장에서 볼 때 부실 그 자체다. 수신료 부담은 커졌는데 보다 서비스가 확대되어야 할 KBS 전체 예산은 거의 그대로다. 광고 없애고 전액 수신료 부담인 6500원조차도 현재 예산 1조3천억 원 수준이다. 디지털 다채널 서비스 및 각종 서비스 확대해 2014년 세계 대표 공영방송을 목표로 한다면서 예산은 제자리다. 만약 KBS 인상안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현재 상태로도 충분히 세계적 공영방송이 되는데 부족함이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없애야만 세계적 공영방송사가 된다면 지금까지 광고와 병행한 KBS 경영이 사회악이었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아니면 광고시장을 인위적으로 재편해서 신규 진출한 종편채널을 보조하겠다는 여권의 미디어 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밖에 없다.

KBS의 자구책인 인력 감축안 역시 기득권 보호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4년간 정원을 축소하면서 인력 재배치와 효율화로 신규 충원을 하지 않겠다는 발상은 미래 세대들에 대한 포기이자, 기득권 수호의 차원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미래 세대들이 공영방송 종사자로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정책이다. KBS가 주장하는 인력 재배치가 성공적일 가능성도 희박하지만, 설령 성공적일지라도 그렇다면 방만 경영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밖에 안된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공영방송으로서 독립성을 지켜내지 못했던 잘못에 대해 지나치게 무신경하다는 점이다. 공정성이나 신뢰도 추락을 지적하는 시민단체들에게 근거를 대라는 KBS의 태도는 反시청자적 처사이자, 적반하장격이다. 시청자가 먼저 요구하기 전에 KBS에는 객관적인 조사와 검증을 통해 공정성과 신뢰도를 입증하는 것이 도리이다. 공적 부담금을 받으려면 공적 가치를 스스로 입증하고 공개하는 것이 글로벌 공영방송사의 기본이다.

최근 언론시민단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들 중 56.2%, 언론 전문가들은 78%가  KBS가 사회적 이슈에 불공정하다고 했다. 결국 국민의 80.2%가 수신료 인상에 반대한다는 여론이 확인되었다. 적어도 지금은 수신료 인상이 아니라 수신료 제도의 존립 근거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지배적이다. 정말 시청자 중심의 KBS가 목표다면 KBS 경영진은 수신료가 아니라 시청자의 마음을 읽는데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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