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연소 국제축구연맹 심판, 홍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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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주의 책] ‘나? 대안학교 졸업생이야’ 외

‘겁없이 꿈꾸고 거침없이 도전하라’ (홍은아 / 라이프맵)

박지성 선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진출을 높이 평가하는 분들이 많죠. 그런데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홍은아 라는 이름도 기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최연소로 국제축구연맹(FIFA)의 심판 자격을 얻고,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축구 준결승전 주심으로 활약한 사람이 바로 홍은아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그의 꿈과 도전, 모험과 젊음을 고스란히 기록한 책입니다.

홍은아 씨는 2010년 잉글랜드 여자축구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1972년 여자FA컵이 창설된 이래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결승전 주심을 봤습니다. 그녀는 지난 2003년 대한민국 최연소로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이 된 이래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이뤄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2010년 한국인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주심에 선정되기도 했던 그녀는 행보를 앞으로 주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책에는 축구에 대한 그녀의 열정이 가득 넘쳐나지만 축구 얘기가 전부는 아닙니다. 물론 축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꼭 봐야 할 책이지만, 축구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 책은 읽어볼 만합니다. ‘그녀’가 주변환경의 어려움을 어떻게 딛고 자신의 꿈을 어떻게 이뤄나가는지를 유심히 살피면 충분히 축구 이상의 그 무엇을 얻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휴머니스트를 위하여’ (콘스탄틴 폰 바를뢰벤, 강주현 옮김 / 사계절)

〈휴머니스트르 위하여〉는 대담집 형식의 단행본입니다. 책이 무척 두꺼운데, 일단 외형상으로 읽기에 부담을 줄 정도입니다. 하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책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석학들을 찾아 세계 곳곳을 다니며 그들과 나눈 이야기를 방송과 책으로 만드는 그런 프로젝트의 결과물입니다. 재미있는 건 이 책이 고인이 된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석학이란 불리는 사람들이 지난 세기를 어떻게 살았는지를 돌아보고 있다는 점이죠. 이 책 자체가 역사적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는 말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27명의 대담자들은 각 분야의 경계를 넘어 시대와 세계에 대해 고민하고 발언해 온 지식인입니다. 요즘 전문가들은 참 많은데 사회와 세계를 통찰하는 지식인을 찾기 어렵죠. 아마 앞으로 그런 지식인은 다시 등장하기 어려울 지도 모르지만 어찌 됐든 이 책은 과거 지식인이 어떻게 존재했었는지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스물일곱 대가들의 다양한 논점을 담고 있지만, 타자와 세계를 편견 없이 바라보고 대화할 것을 강조합니다. 이들은 서구와 비서구, 문명의 공존과 충돌, 과학기술의 가능성과 한계 등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지만, 그럼에도 전 세계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타자와 대화해야 할 것을 주문합니다.

방송 토론프로그램을 보면 입장을 달리하는 토론자들이 상대의 관점을 배제한 채 각자의 입장만을 되풀이하는 걸 볼 수 있는데, 이 책에 참여한 대담자들이 보여주는 토론은 성숙한 토론 문화가 어떤 건지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네요. 경계와 억압을 넘어 차이와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를 우리가 왜 모색하고 지향해야 하는가 -  이 책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지배자의 국가/민중의 나라’ (서중석 / 돌베개)

이 책은 천안함 파문과 참여연대에 대한 보수진영의 이념공세가 집중되는 지금 시점에서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 가운데 상당수가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6·2 지방선거의 의미를 되새겨볼 만한 부분도 곳곳에 있습니다. 저자는 최초의 자유·보통선거인 5·10 선거에서 시민들이 보여준 해방과 민주화에의 열망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줍니다. 4월 혁명 이후 치러진 7·29 총선의 경우도 마찬가지. 장면 민주당 정권이 기대했던 만큼의 ‘민주적’인 정권은 아니었지만, 반민주행위자 공민권 제한, 부정축재자 처벌 등 ‘혁명입법’을 제정해 4월 혁명 정신을 현실화할 수 있는 틀을 만들었다는 점을 저자는 온당하게 평가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 책은 한국 근현대사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공동체를 예속시키려는 힘과 그에 맞서 참된 나라를 만들려는 힘 사이의 대립이었음을 구체적인 역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저자는 4월혁명, 부마항쟁 등 혁명을 통해서든, 선거를 통해서든 민중·시민들은 한국 사회가 좀 더 민주적인 사회가 되도록 주문하고, 경계해왔다고 강조합니다.

‘스케치 글쓰기 특강’ (이준삼 / 해냄출판사)

〈스케치 글쓰기 특강〉은 실용적인 책입니다. 이론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글쓰기 노하우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언론사를 준비하는 예비 언론인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하는 그런 책입니다. 무엇보다 30년 동안 뉴스 현장을 생생하게 보도해 온 저자의 노련미와 엄격함이 책 곳곳에 담겨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사실 방송기사 작성법이나 글쓰기 노하우 등 다양한 글쓰기 관련 책이 있지만 스케치 글쓰기 부분을 특화해서 단행본으로 엮은 경우는 좀 예외적입니다. 그만큼 저자는 책을 통해 스케치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걸 말하고 있는 셈입니다. 실제 책 곳곳에서 저자는 글쓰기의 효과는 스케치에서 나온다고 강조합니다. 모든 글에서 필요한 스케치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빨리 터득하게 할까 하는 고민 끝에 이 책이 나왔을 정도이니 저자의 스케치 글쓰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이 가진 강점은 되풀이되고 있는 상투적 표현 등 나쁜 기사들을 직접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기사가 잘 된 글인지 어떤 기사가 나쁜 글인지를 분석해 ‘지켜야할 것’과 ‘버려야할 것’을 구체적으로 아주 꼼꼼하게 제시하고 있는데, 글쓰기의 엄격함을 배우고 싶은 분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 될 것 같습니다.

‘도대체 누가 도둑놈이야?’ (작은책)

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 시리즈 3권인 〈도대체 누가 도둑놈이야〉가 출간됐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작은책〉에 실었던 글들을 추려서 만든 책입니다.

〈도대체 누가 도둑놈이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누가 어떻게 착취하고 있는 지에 대해 다양한 노동자들이 그들이 선 자리에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파업 투쟁하기 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콜트 콜택 노동자들이 왜 지금까지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지 등의 얘기를 다시 돌이켜 볼 수 있습니다. 작은책이 펴내는 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는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자유방목 아이들’ (리노어 스커네이지 / 양철북)

최근 우리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면 〈자유방목 아이들〉이 담고 있는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납치살해 사건, 유아 성폭행 사건 등 아이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강력범죄가 늘어나고 있는데 아이들을 자유롭게 방목해서 키워야 한다? 순진한 생각이라고 말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책의 저자 리노어 스커네이지는 지난 2008년 당시 아홉 살이었던 아들을 혼자 뉴욕 지하철에 태워서 집까지 오게 했다는 이유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엄마’입니다.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이 일을 계기로 ‘미국 최악의 엄마’라는 호칭을 얻게 되었는데, 이 책이 나오게 된 이유도 바로 그 사건 때문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아이를 마냥 비닐로 감싸두려는 부모들의 과잉보호가 아이들을 ‘비정상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사회를 보통 ‘위험사회’라고 부르는데 저자는 그것의 실상 또한 실재보다 과장되어 있다고 지적합니다. 위험한 상황에 대비해서 아이를 교육하고 주의시켜야 하는 건 분명하지만, 위험에 대비하는 것과 일상적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건 다른 일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가령 이런 겁니다. 아이가 유괴될 확률보다 교통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17배가 더 높다는 수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를 차에 태우면서 아이가 죽을까봐 겁먹는 부모는 없지요. 이는 통계수치로 설명될 수 없는 막연한 공포가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한 마디로 저자가 말하려는 핵심은 이런 겁니다. 아이를 아이답게 뛰어놀게 할 때만이 스스로 세상을 헤쳐나갈 자립심을 갖춘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나? 대안학교 졸업생이야’ (김한성 외 14인 지음 / 글담)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이 요즘 높아지고 있죠. 예전에는 학교교육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가는 곳으로 인식이 됐지만, 최근엔 달라졌습니다. 획일화 된 교육을 거부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대안학교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제도권 학교을 ‘대안하는’ 학교가 된 셈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대안학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많은 정보가 있는 것 같지만 의외로 우린 대안학교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합니다. 아마 대안학교에 대한 인식도 개인마다 천차만별일 겁니다. 여전히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가는 곳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정반대로 귀족학교의 또 다른 형태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대안학교의 솔직한 모습을 담아내려 노력한 책입니다.

〈나? 대안학교 졸업생이야〉의 가장 큰 특징은 졸업생들의 삶을 통해 대안학교의 진정한 모습을 찾으려 했다는 겁니다. 대안학교에서의 삶과 추억은 물론 대안학교 졸업생으로서 겪어야 했던 사회적 편견 그리고 졸업 후 본인들이 생각하는 대안학교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대안학교에 관심이 많은 학생과 학부모라면 한번쯤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습니다.

‘학교도서관저널’ 6월호

〈학교도서관저널〉 6월호는 흥미로운 얘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전쟁과 평화, 화해와 용서’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 아이들의 일상이 되어버린 학교폭력의 현주소를 생생히 담아낸 것이 눈길을 끕니다.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사의 역할에 대한 강조도 관심을 모으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학교폭력의 매커니즘을 ‘인정욕망’에서 찾고 있는 곽은주 교사(인천 용천중)의 글에 공감이 갔습니다. 특히 인정욕망을 통해 평화욕망을 일깨우자고 제안한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학교 폭력을 왜 단순 사건 사고로 취급하지 말아야 하는 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글입니다.

〈학교도서관저널〉은 시간이 지날수록 읽을거리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6월호에 눈길을 끄는 글들이 많은데 ‘그날의 노근리를 기억하다’도 주목해 볼만 합니다. 1950년 노근리 학살 사건을 다룬 영화 ‘작은 연못’과 동화작가 김정희의 ‘노근리, 그 해 여름’을 통해, 전쟁 속에 내포되어 있는 폭력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반전과 평화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 소설가 박민규의 초등학교 시절 도서관에 대한 추억을 담은 글도 인상적입니다.

6월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물론 월드컵입니다. 응원해야죠. 그런데 응원하면서 책도 한 권 집어 드는 센스도 발휘해 보는 게 어떨까요. 학교도서관을 이끌어 나가는 핵심인 사서의 세계가 궁금하신 분들은 꼭 〈학교도서관〉 6월호를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반나야, 학교가자!’ (김윤정 / 한울)

저자 김윤정 씨는 국제아동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소속으로 네팔의 분쟁지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글은 대부분 2008년에 쓴 것인데, 저자가 국제개발구호가가 되기까지 캄보디아에서 겪은 갖가기 경험담이 실려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단비’ 코너가 생각납니다. ‘단비’는 탤런트와 개그맨들이 출연해서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그런 코너인데, TV를 자세히 보면 현지에서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국제구호단체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그 사람들의 활동을 책으로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이 책은 엄밀히 말하면 대단히 실용적인 책입니다. 국제개발과 NGO 활동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반드시 필요한 내용들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계별 지침서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국제구호와 개발의 분야가 얼마나 다양한 지를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지구촌 곳곳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고서는 이 일을 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 것도 아마 이 때문인 듯 싶네요.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의 엄마가 알았더라면’ (이원홍 외 13인 / 글담)

‘누구나’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세월이 지나면 부모가 됩니다. 부모 되기는 쉬운데 ‘좋은 부모’가 되는 건 정말 어렵죠. 특히 ‘젊은 부모’의 경우 의욕이 앞서서 자녀에 대해 욕심을 낼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자녀를 위하는 것일까 - 많은 부모들이 이런 질문을 종종 하곤 합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모두 부모들입니다. 자녀를 키운 부모 14명이 시간이 지나고 난 뒤 깨달은 자녀교육의 지혜를 스스로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책으로 묶었습니다. 하버드생 금나나의 어머니를 비롯해 역도 선수 장미란 등 ‘유명인’들의 부모들이 저자로 참여했습니다. 이들의 편지에는 젊은 시절 자녀를 키우며 겪었던 숱한 고민과 갈등 그리고 후회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이들 모두에게 공통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보이지 않았던 많은 것들이 시간이 흐르고 난 뒤, 그것도 아주 선명하게 보인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이 책을 읽어야 할 독자는 아마 젊은 부모들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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