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협은 제도적 견제 위한 최소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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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협은 제도적 견제 위한 최소 장치다”
[인터뷰] ‘파업 초읽기’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엄경철 위원장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06.22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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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총파업’까지 불사하며 얻고자 하는 것은 결국 단체협약 체결이다. 21일 KBS에서 만난 엄경철 위원장은 “단협은 노조가 제도적인 틀 안에서 KBS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공정방송 쟁취, 조직개악 저지’ 등 KBS본부의 핵심 요구들도 그 출발점은 단협 체결과 맞닿아 있다. KBS본부는 이를 위해 단협안에 공정방송위원회, 노사 공동위원회 구성 등을 제안했지만 회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 엄경철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 ⓒPD저널

-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기간 연장 권고 이후 교섭 진행 상황은?
“사측 대표가 국장에서 정책기획본부장으로 격상됐지만, 여전히 사측은 공방위 구성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는 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측의 태도 변화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은 것 같다.”

- 파업을 결의한 이유는 뭔가.
“(조정이 결렬된다면) 단체교섭 결렬에 따른 합법적인 파업이다. KBS본부는 출범 이래 6개월째 무단협 상태다. 이대로 가면 단협 없이 사측에 끌려가겠다는 위기의식도 있다. KBS본부의 힘을 보여주지 않으면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벽을 뚫을 수 없는 실정이다. 우리의 파업은 다른 노조의 ‘임단협 결렬’과는 다른 절박한 성격이 강하다.”

- 압도적으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최근의 조직개편이나 방송의 공정성 문제에 대해 새노조 조합원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이번 파업 찬반투표가 압도적으로 가결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정상적으로 단체협약이 체결돼야만 제도적 틀 속에서 KBS의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조합원들도 이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 열기가 뜨거운 만큼 파업에 돌입하면 높은 참여율이 예상된다.”

-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성격의 파업이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단협 결렬에 따른 파업은 KBS에서 거의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과거의 파업은 노동법·방송법 저지 등 사회적 명분에 따른 것이었고, 싸움의 대상도 국회 등 외부에 있었다. 때문에 파업을 벌이면서도 야근이나 주말당직 등 근무협조를 해주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 파업 대상은 전적으로 사측이다. 야근, 당직까지 전면 거부하게 되면 타격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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