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사는 우선 임금협상과 단체협약 등을 두고 얼굴을 맞대야 한다. 노조는 그동안 ‘노조 손보기’를 시도해 온 김재철 사장이 남은 8개월여의 임기 동안 ‘노조 무력화’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단체협약 개정 등이 향후 노사 관계에서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철 사장은 지난 2월 MBC 사장 면접 과정에서 단체협약 개정에 관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방문진 이사회 여당 추천 이사들은 지난해부터 노조가 경영권과 인사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단체협약 상 국장책임제 등의 개정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노조 전임자의 근로시간 면제한도(타임오프제) 등을 두고도 MBC 노사는 금명간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노조 측 대표인 이근행 위원장은 해고된 상태이고, 노조는 김재철 사장을 MBC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공언한 상태여서 향후 협상에 험로가 예상된다.
또한 이근행 위원장 해고 등을 두고 MBC노조는 매일 오전과 점심 등 부당징계 철회 시위를 벌이는 한편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제기해 향후 노사가 법정에서 조우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방문진에서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이 논의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정상모 방문진 이사는 지난 16일 이사회에서 “김재철 사장이 해고 등의 징계를 철회하지 않으면 해임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방문진은 오는 3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최근 파업과 관련해 전국 MBC에서 단행된 100여명에 대한 무더기 중징계와 관련해 김재철 사장으로부터 경위 보고를 들을 예정이다. 정상모 이사는 “징계 철회 등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즉각 해임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장 해임안은 방문진 이사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안건으로 채택되며, 과반수 이사들의 동의를 얻어야 통과된다. 현재 방문진 이사회는 여당 측 이사들이 6명으로 과반을 차지해 현실적으로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안건으로 채택되거나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방문진 내부에서 치열한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이사는 “문제의 본질은 ‘큰집 쪼인트’ 파문과 김재철 사장의 ‘좌파 대청소’에 있다. 김 사장은 사태 수습을 위해 약속을 깨고 황희만 부사장 임명을 강행해 결과적으로 방송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MBC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유린한 게 문제의 본질”이라며 “‘쪼인트’ 파문부터 파업까지 근본적 책임은 김 사장에게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