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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한겨레, “KBS 지금 수신료도 아깝다”

23일 새벽 나이지리아 전 경기결과를 지면에 담을 수 없었던 신문사들이 24일 지면에 16강 진출보도를 가득 채웠다. <중앙일보>는 1면에서 박지성의 리더십을 극찬했고, <한겨레>는 56년간의 ‘원정월드컵 수난사’를 정리했다. <한국일보>는 한국팀의 16강 진출로 SBS가 ‘대박’이 났다고 보도했지만, <동아일보>는 칼럼에서 ‘단독중계의 후유증’을 우려했다.

▲ 중앙일보 1면 기사.

16강 이끈 캡틴 박 ‘비움의 리더십’

중앙은 1면 기사에서 “16강 쾌거의 중심에는 ‘캡틴’ 박지성이 있다”며 그를 치켜세웠다. 중앙은 “박지성은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고, 보이지 않는 듯 하면서도 위엄 있는 카리스마로 동료들을 감쌌다. 세계 최고의 팀에서 뛰고 있음에도 자신을 낮추고 솔선수범하는 그는 우리 시대가 지향해야 할 리더십의 전범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박지성은 후배들에게 지시하지 않는다. 농담을 툭툭 던지며 누구와도 허물이 없다. 또 박지성은 축구 말고는 ‘딴 짓’을 하지 않는다. 성실하고 겸손하며 스캔들 없는 깨끗한 품행은 후배들이 따라 배워야 할 교과서다.

무엇보다 박지성은 위기에서 빛을 발한다. 아르헨티나전에서 1-4로 대패한 다음 날, 박지성은 가장 먼저 아침식사 자리에 나왔다. 그는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후배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실없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밝게 바꾸고 힘겨운 과정을 견딘 경험담도 들려줬다. 나이지리아전을 마친 뒤 염기훈(27·수원)은 “냉정을 잃지 말라는 형 얘기 때문에 선제골을 내주고도 정신이 멀쩡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속죄포 박주영 ‘새벽의 영웅’

한겨레는 이정수와 박주영을 영웅으로 꼽았다. 이정수는 그리스와의 1차전 전반 7분 선제골, 그리고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 전반 38분 동점골을 기록했다. 중앙 수비수지만, 허정무호 최고 해결사였다. 그의 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16강 진출은 없었다. 1m85의 큰 키를 이용한 상대 고공공격 차단, 탁월한 대인마크 등 수비수로서도 단연 발군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 수비수가 2골을 넣은 것은 1994년 미국월드컵 당시 홍명보 이후 두 번째다.

박주영은 후반 4분 다시 맞은 프리킥 상황에서 그림 같은 골을 성공시키며 ‘월드컵 불운’의 꼬리표를 떼는 데 성공했다. 그는 경기 뒤 “16강에 도움을 조금이나마 준 것 같아 기분 좋다”고 했다.

‘원정 월드컵 수난사’ 56년 만에 뒤집기

▲ 한겨레 6면 기사.

6전7기. 한겨레는 표를 통해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한국의 ‘월드컵 수난사’를 정리했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 중화민국(대만)의 기권으로 아시아에 한 장 배정된 본선 티켓을 따냈지만 헝가리에 0-9, 터키에 0-7로 지는 수모를 당했다. 헝가리전 9골 차는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월드컵 최다점수차 기록이다.

한국은 멕시코월드컵을 통해 32년 만에 다시 본선 무대를 밟았고,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를 맞아 잘 싸웠다. 박창선의 본선 첫 골을 비롯해 무려 4골을 넣었고, 불가리아와 1-1로 비기면서 사상 첫 승점도 챙겼다. 하지만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선 3전 전패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2002년 한· 일월드컵에서는 사상 첫 승리, 사상 첫 16강을 넘어 4강까지 올랐다. 하지만 ‘안방 호랑이’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 토고를 상대로 원정 첫 승을 거뒀지만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번 남아공 대회 조별리그까지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원정 2승6무12패를 포함해 5승8무14패의 성적을 기록했다.

연예인들 ‘월드컵 16강 인증’

연예인들의 ‘16강 약속’ 이행이 눈길을 끌었다. 한겨레 6면 기사에 따르면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우리 대표팀이 16강에 올라갈 경우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방송을 하겠다”고 공언했던 방송인 최화정(46)씨는 이날 실제로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방송을 했다. 가수 데프콘(33·유대준)씨도 약속대로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삭발한 사진(인증샷)을 올렸다.

콧수염으로 유명한 가수 김흥국(51)씨는 지난 5월 방송에서 “16강에 진출하면 남아공에서 콧수염을 밀고 귀국하겠다”고 했고, 방송인 홍석천(39)씨는 “머리를 기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남아공 월드컵 최대 수혜자, 박지성과 SBS

▲ 한겨레 7면 기사.

한겨레는 7면 기사에서 “첫 원정 16강 진출의 최대 수혜자는 SBS와 박지성”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월드컵 단독중계권자인 에스비에스는 지금까지의 영업만으로도 100억원 이상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16강 진출 이후 늘어나는 광고 수입은 고스란히 추가 흑자로 챙기게 된다.

한국 16강전의 경우 15초당 광고 단가는 9220만원이다. 16강 진출 효과로 에스비에스의 광고 수입이 최대 100억원 가량 더 늘어날 것이라는 업계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에스비에스는 한국전 세 경기 광고를 완전 판매했다.

16강 진출의 최고 수훈갑인 ‘캡틴’ 박지성 선수의 몸값도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은 현재 에스케이텔레콤, 삼성전자 파브, 질레트, 지에스칼텍스 등과 방송 광고 계약을 맺고 있다. 16강 진출로 예상되는 소비자 선호도의 급상승은 자연스레 기업의 더 강한 러브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엠(CM)밸류연구소는 박지성의 소비자 호감도가 올해 2월 70위였다가 5월에는 17위까지 올라섰다고 집계했다.

3D로 본 월드컵, 생생하지만 아쉽네

한겨레는 19면 기사에서 기자의 3D중계 체험을 통해 이를 평가했다. 기사에 따르면 멀리 있는 곳은 깊이가 느껴지고 가까이 있는 사물은 입체감이 살아났다. 선수들이 골을 넣고 혼자 큰 경기장을 뛰어가는 장면에선 공간감이 상당했다. 하지만 광고나 영화처럼 선수가 티브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역동감을 느낄 수는 없었다.

남지은 기자는 “모든 인물이 3D로 살아서 움직이니 되레 시선이 분산됐다. 어디다 눈을 둬야 할지 집중이 안 됐다. 1시간 정도 지나니 눈이 아팠다. 안경을 쓰고 2시간 남짓 지나자 귀가 아팠고 콧등도 아팠다. 안경을 쓴 사람들은 그 위에 또 3디 안경을 써야 해 번거롭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SBS 단독중계 대박”

▲ 한국 9면 기사.

<한국일보>는 9면 기사에서 “SBS의 과감한 베팅은 이번에도 적중했다”며 “무리수를 써가며 월드컵에 ‘올인’한 SBS는 광고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한국은 “SBS는 16강 진출로 국제축구연맹(FIFA)에 추가 분담금 500만 달러를 내야 하므로 손익은 더 따져봐야 한다며 일단 표정 관리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23일 판매분까지 SBS의 월드컵 관련 광고 매출은 약 650억원. SBS는 단독중계 대가로 FIFA에 지불한 750억원, 중계비용 등을 합쳐 약 1,000억원을 썼다. 그러나 한국팀 최초의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로 이런 수익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프라임 타임인 토요일(26일) 밤 11시에 열리는 우루과이와의 16강전 광고 판매가는 15초짜리 한 편당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이어 “SBS로서는 월드컵 베팅의 성공으로 ‘스포츠 전문 채널’의 입지를 다지는 효과도 거두게 됐다”고 전했다.

국민,  “SBS 케이블 채널들 정체성 ‘모호’”

반면 <국민일보>는 28면 기사를 통해 ‘2010 남아공월드컵’을 단독 중계하는 SBS가 지상파는 물론 계열 케이블 채널까지 동원해 월드컵에 ‘올인’ 하고 있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골프 채널에서 축구가 나오는가 하면, 야구 중계가 월드컵에 밀려 끊기기 일쑤여서 시청자와의 약속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노영환 SBS 홍보팀장은 “지금은 월드컵이 관심사니까 어쩔 수 없다. 프로야구는 월드컵이 끝나면 중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프 전문채널인 SBS 골프, 경제 전문 채널인 SBS CNBC가 월드컵 하이라이트를 수시로 방영하는 것은 채널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지상파 SBS 채널도 사회 현안 보도에 소홀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SBS는 월드컵 기간에 메인 뉴스인 ‘8시 뉴스’의 전체 30여 꼭지 중에 20여 꼭지를 월드컵 소식으로 채우고 있다. 정치 사회 주요 의제들은 후반부에 1∼2꼭지로 보도될 뿐이다.

이윤민 SBS 노조 위원장은 “FIFA라는 영리단체가 주최하는 스포츠 경기에 국내 주요 현안들이 묻혀 버리는 것을 보면서 저널리즘의 정체성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아, SBS 단독중계의 후유증 우려

▲ 동아일보 허엽 문화부장의 칼럼.

<동아일보> 허엽 문화부장은 34면 오피니언 코너를 통해 단독 중계 후유증을 우려하기도 했다. 허 부장은 “64경기 중 56경기를 지상파에서 생중계하는 탓으로 채널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드라마와 예능의 흐름도 끊어졌다. 메인 뉴스도 월드컵 뉴스 비중을 높여 고정 시청자의 혼선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양휘부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은 국회 상임위 업무보고에서 “21일까지 SBS의 월드컵 매출은 600여억 원이며 나이지리아전을 포함하면 650억 원 정도”라며 “16강에 진출하더라도 1000억 원은 안 될 듯하다”고 말했다. 허 부장은 이를 근거로 “SBS는 광고 외 수입을 더해도 손익분기점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 예능의 제작진도 속을 태우고 있다. 다음 주초 일부 정규 편성에 들어가더라도 잇따른 결방으로 인해 시청자를 다시 모으기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허부장에 따르면 SBS가 월드컵 중계와 관련해 ‘공공장소 전시권’을 엄격히 따지겠다고 하자 “전국민적 관심사에 너무 잇속을 챙긴다”는 시청자들의 반감도 샀다.

허 부장은 “과열 경쟁으로 인한 단독 중계권료의 급등에 대한 비난도 SBS가 감당해야 한다. 승자의 독식이 승자의 저주로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SBS가 2016년까지 가진 겨울·여름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을 두고 ‘탈독점’의 방안을 찾아야 할 듯하다”고 밝혔다.

KBS 이사회, 수신료 인상안 일방 상정

KBS 이사회가 수신료 인상안을 23일 상정했다. KBS 이사회는 이날 5시간여의 마라톤 회의 끝에 수신료 인상안을 이사회에 상정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야당 추천 이사 4명은 수신료 인상안 상정이 시기상조라며 여당 추천 이사들과 격론을 벌이다가 퇴장했고, 남은 여당 추천 이사 7명이 전원 찬성해 상정했다.

<경향신문> 2면 기사에 따르면 이사회는 1981년 이후 2500원으로 동결돼 있는 수신료를 현실화하기 위한 인상안으로 △수신료를 4600원으로 올리고 2TV의 광고비중을 19.7%로 줄이는 방안 △수신료를 6500원으로 올리고 2TV의 광고를 전면 폐지하는 방안 등 두 가지를 상정했다. KBS 수신료는 이사회가 심의·의결한 후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국회의 승인을 얻어 확정된다.

한겨레, “공정성 포기한 한국방송, 지금의 수신료도 아깝다”

▲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여전히 한국방송은 각계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며 “시청자 의견을 들을 생각도, 그들을 설득할 생각도 없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이어 “한국방송은 공영방송으로서 임무를 충실히 하고 있지도 않다. 갈수록 노골적으로 정부 편향을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와 한국방송은 이렇듯 정당성 없는 수신료 인상 추진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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