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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환경 대통령

|contsmark0|올해는 1월 2일부터 중국 황사가 몰려왔다. 예전에는 흔치 않던 기현상이다. 시기도 빨라져 봄철이나 되야 걱정했음직한 일이 한겨울에 발생한 것이다. 시기뿐 아니라 성질도 예전과는 달랐다. 중금속과 유해물질이 들어있어 인간은 물론 반도체 같은 첨단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contsmark1|환경문제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국
|contsmark2|제비가 돌아오지 않는 봄, 별조차 보이지 않는 숨막히는 하늘, 때 이른 중국 황사. 숱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지나치기 쉬운 이러한 현상들에 대한 주룽지 중국 총리의 반응은 대단히 이례적이었다. 정부부처들이 황사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수도를 옮기는 천도를 강행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물론 천도의 실현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contsmark3|그러나 천도까지 불사하겠다는 중국 주룽지 총리의 인식만큼은 ‘환경을 파괴하면 경제발전도 없다’는 21세기형, 미래지향형이다.
|contsmark4|한 때 우리는 우리의 대통령도 미래지향형 환경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다. 민주화와 세계평화의 공로인 ‘노벨평화가 생명평화로’ 이어질 것임을 의심치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의 대통령은 2000년 6월 5일 환경의날 동강댐 백지화 발표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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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수질개선 기획단 존재가치 잃어
|contsmark7|90%에 달하는 국민 대다수의 생명가치에 대한 염원을 대통령은 저버리지 않았고, 대통령이 결단을 내린 동강댐 백지화는 사실상 우리나라 환경역사의 일대 전환점이었다. 또한 대통령은 올해 1월 환경인 신년인사회에서 ‘세계 5대 갯벌의 하나인 서남해안 갯벌 등 생태계가 우수한 지역은 반드시 보전하여 후손에게 물려주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contsmark8|그런데 사실은 어떤가. 총리실은 새만금호 수질오염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환경부의 보고서에 대해 재작성을 지시했다. 어린이들까지 강제로 찬성서명을 받게 하는데 교육청이 동원되는 등 헤아리기도 어려운 정부부처와 지자체들의 파행과 관건개입을 총리실은 좌시했다. 환경문제의 효율적 조정을 위한 총리실 수질개선기획단은 이미 존재가치를 상실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contsmark9|새만금에 대한 결정에 정부보다도 기업들이 더 몸이 달았다는 소식이 있는 것을 보면, 총리실의 막무가내 행진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최소한 6조에서 29조에 이르는 관치경제, 정경유착의 고리가 새만금에 얽혀 있다는 추측은 그래서 설득력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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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1|‘생명평화상’ 대통령 되길
|contsmark12|새만금. 대통령도 알 것이다. 처음부터 조작된 경제적 타당성 보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새만금 전면재검토 건의, 감사원의 국민혈세 낭비지적, 돌이킬 수 없는 환경파괴라는 환경부와 해양수산부의 보고를 대통령도 잘 알 것이다.
|contsmark13|한 겨울을 이겨낸 인동초가 꿈꾸는 ‘고향의 봄’이 제비조차 찾아오지 않는 암울한 하의도는 아닐 것이다. 지금 비판을 받더라도 미래를 위해 옳은 일을 하겠다는 대통령에게는 ‘과거형 대통령’이라는 불명예가 아니라, 노벨평화상보다 값지다는 새만금 ‘생명평화상’이 더 어울린다고 우리는 믿고자 한다.
|contsmark14|최 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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