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의 출범부터 파업까지의 기록을 담은 동영상에서 엄경철 위원장은 파업에 임하는 절박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KBS 본관 앞 계단에 앉아 영상을 지켜보던 엄 위원장 자신도, 함께 한 조합원들도 모두 비통한 표정이었다.

오후 총회에는 외부 단체들도 참석해 KBS본부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최상재 위원장을 비롯한 전국언론노조 지·본부장들과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우장균 한국기자협회장, 김영호·이창현 KBS 이사 등이 참석했다.

최상재 “KBS 동지들, 방송독립 위해 일어날 것 믿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지난 2년 동안 언론노동자들이 매맞고 해직당하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건 KBS 동지들이 반드시 일어나 방송 독립과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을 믿었기 때문”이라며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에 돌리기 위한 투쟁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철 KBS본부 위원장은 “우리도 일하고 싶다. 하지만 내 뜻과 다르게 시키는 대로 일하려고 KBS에 들어온 것은 아니지 않냐”면서 “권력을 감시하고 불편한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공영방송의 책무지만, 이를 봉쇄하는 내부 구조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파업으로 대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 위원장은 “사측은 파업이 끝나고 노조 집행부를 대량 징계하면 잠잠해 질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대단한 착각”이라며 “제가 물러나면 더 센 사람이 나와 KBS 본부를 이끌 것이다. 그게 저고, 그게 우리다”라고 덧붙였다.

반복된 충돌 … ‘도 넘은’ 취재방해
한편, 이날 오전 파업 출정식과 마찬가지로 조합원 총회도 시작은 역시 순탄치 않았다. 총회가 예정된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청원경찰들은 본관 민주광장에 있던 KBS본부 조합원들을 강제로 끌어냈고 이 과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여졌다. 결국 조합원 총회는 본관 앞 계단에서 청원경찰들이 앞·뒤를 막아나선 가운데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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