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노조 파업 5일차 … ‘강경대응’에도 식지않는 파업 열기

“엄경철 위원장은 <뉴스타임> 앵커일 때 방송사고로 사과문을 게재한적 있다. 맞으면 O, 틀리면 X.”

“김인규 사장, 조대현 부사장, 김영해 부사장의 공채 기수와 남자의 자격 멤버의 수를 더한 숫자의 합은?”

5일 오후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때 아닌 ‘도전 골든벨’ 녹화(?)가 진행됐다. 파업 5일째를 맞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파업 골든벨’ 행사를 개최했다.

▲ 파업 5일째를 맞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5일 오후 KBS 신관 앞에서 '파업 골든벨'을 진행했다. 마지막 문제의 답을 들고 있는 최후의 5인. ⓒPD저널
열악한 파업 현장에서 진행된 행사였지만, 짜임새는 방송에 버금갔다. 실제 <도전 골든벨> PD들이 연출을 맡았기 때문. 게다가 최후의 1인에게 아이패드가 지급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모인 400여명의 조합원들은 흥분했다.

실제 골든벨과 마찬가지로 이날 행사는 참가자들의 힘찬 구호와 함성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문제가 남느냐, 내가 남느냐”라는 원래 구호대신 “김인규가 남느냐, 내가 남느냐”라고 외쳤다.

▲ 탈락해도 즐겁다 … 최종 문제에서 오답을 쓴 조합원이 정답 대신 '파업 승리'를 외치고 있다. ⓒPD저널
OX 퀴즈로 본선에 진출한 50여명의 조합원들은 한 문제 한 문제가 진행될 때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이를 지켜본 나머지 조합원들도 ‘패자부활전’을 기대하며 손에 땀을 쥐었다. 아이패드는 결국 최후의 1인으로 살아남은 박성재 PD가 차지했다.

▲ 최후의 1인은 박성재 PD가 차지했다. 골든벨을 울린 박 PD가 상품인 아이패드를 손에 들고 즐거워하고 있다. ⓒPD저널
앞서 진행된 결의대회에서 <1박 2일>의 나영석 PD가 무대 위에 올랐다. 제작진이 손을 떼면서 <1박 2일>은 지난 4일 하이라이트를 내보냈다. 나 PD는 “새노조 가입도, 파업 참여도 떠밀리듯 결정했지만 ‘내 결심이 옳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라며 “여기까지 왔으니 끝이 어딘지 한 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 파업 5일째 열린 결의대회에는 4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해 식지 않은 열기를 보였다. ⓒPD저널
오은선 대장의 안나푸르나 정상 등반을 세계 최초로 생중계한 정하영 촬영감독은 “히말라야를 오를 때 가장 위협적인 것은 눈사태”라며 “강경 대응이라는 눈사태를 내리는 사측의 융단폭격을 뚫고 끝까지 투쟁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1박 2일> 나영석 PD ⓒPD저널
언론노조 KBS본부 본사 대의원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우리의 파업은 역주행하는 KBS의 현실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이라며 “사측이 가하는 회유와 협박을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도 청원경찰과 조합원들의 충돌은 끊이지 않았다. 집회 시간인 1시 30분이 가까워지자 청경들은 신관을 출입구를 차단하고 건물 계단부터 조합원들을 밀어냈고, 이 과정에서 욕설과 몸싸움이 오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 KBS본부 조합원들과 청원경찰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PD저널
언론노조 KBS본부의 한 관계자는 “청경들이 반말을 하는 등 조합원을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며 “조직적으로 지침이 내려온 것 같은데, 가급적 대응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측은 충돌 과정에서 청경이 다치면 파업을 불법이라고 몰아가기 위한 명분을 쌓는 것”이라고 말했다.

KBS는 또 이날 경영진 명의의 공고문을 내 조합원들의 ‘업무 복귀’를 명령했다. “불법파업과 해사행위를 계속할 경우 법과 사규를 엄정하게 적용하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간부들의 개인적인 회유와 협박도 자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사측은 청경과 충돌을 빚는 조합원들을 채증해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PD저널
이에 KBS본부는 5일 ‘총파업 지침’ 2호를 발표해 △합법 파업에 대한 사측의 업무복귀 명령은 무효이므로 이에 일정 응하지 않고 △회유와 협박에 동요하지 않으며 △청원경찰의 욕설 및 몸싸움 유도에 맞대응을 자제할 것 등을 당부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