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제작진 양심선언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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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작진 양심선언 필요한 시점”
[인터뷰] ‘블랙리스트 증언’ 유창선 시사평론가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07.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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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평론가 유창선씨 ⓒPD저널
시사평론가 유창선씨는 “블랙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밖에선 제3자들의 여러 증언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KBS 내부가 조용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유씨는 “특정 출연자의 배제를 겪은 제작진의 내부고발과 양심선언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장 PD나 작가가 증언한다면 (블랙리스트) 논란은 쉽게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개인이 나서면 피해가 불 보듯 빤하니 집단적인 차원에서 접근했으면 한다”면서 “새노조(전국언론노조 KBS본부)나 PD협회 차원에서 이런 사례를 종합하면 논의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KBS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고 보나.
“2009년 1월 하차하기 전까지 KBS에 수천 번 출연했는데, 그날 이후 한 번도 출연한 적이 없다. 그동안 나를 섭외하던 PD들이 갑자기 연락을 끊을 게 우연일까. 제작진 윗선에서 ‘누구는 안 된다’고 하면 그 얘기는 내부에 공유되고,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거기에 맞춰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배제되는 것이다. 특정 성향의 출연자를 배제시키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있다는 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을 KBS 사측만 왜 모른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 KBS는 ‘문건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건으로는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고 추정했다. 지금 세상에 어떤 바보가 그걸 문서로 작성해 회람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겠나. 고소를 밀어붙이는 걸 보면, 적어도 문서로는 블랙리스트가 없다는 판단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문서 존재여부는 쟁점이 아니다. 내부적으로 윗선의 지시나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면 내용적으로 블랙리스트와 마찬가지다.”

- 이번 ‘블랙리스트 파문’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나.
“KBS가 친정부적 코드방송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이 가운데 (정권에 비판적인) 특정 인사들의 출연을 봉쇄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로 부상한 것이다. 그동안 불거진 불공정 보도 등과 같은 각도에서 이 문제도 시정되리라고 본다. 이번 사태가 개인의 송사문제를 넘어 코드방송을 청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KBS는 고소 등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는데.
“왜 이렇게 과민반응을 보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 오히려 KBS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 나의 주장에 대한 KBS의 반박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난 100% 사실만 얘기했으니, 틀림없이 승리를 거둔다는 확신 갖고 있다. 고소를 해 온다면 정면 대응할 것이다. 하지만 KBS의 고소는 만류하고 싶다. 시청자들이 낸 수신료를 가지고 이런 무모한 소송을 벌이는 건 공영방송이 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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