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집에서 고소당한 딸의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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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집에서 고소당한 딸의 심정”
김미화씨 기자회견서 공식입장 밝혀
  • 정철운 기자
  • 승인 2010.07.1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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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기자회견에 나선 김미화씨. ⓒPD저널
김미화씨가 ‘블랙리스트’에 대해 처음 말문을 열었다. 오늘(19일)은 KBS의 고소로 영등포 경찰서에 출두하는 날이기도 했다. 김미화씨는 19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정집에서 고소당한 딸의 심정”이라며 KBS 사측을 비판했다.

김 씨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답답한 심경을 일기처럼 밝힌 짤막한 글 하나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왔다. 입장 바꿔 아무리 생각해봐도 무슨 근거로 나를 고소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씨는 우선 KBS에게 당한 ‘배신감’을 토로했다. 80년대 ‘쓰리랑 부부’로 60% 시청률을 올렸던 곳이 KBS였고, 10년 전 ‘개그콘서트’ 만든 곳도 KBS였다. 그녀는 후배들이 원하면 언제든 ‘개그콘서트’에 출연할 맘이었다.

그러나 KBS 예능 구성원에게 자신이 KBS에 출연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했다. 물어볼 수 있는 권리는 있다고 생각했다. KBS 예능국장을 만나려 했으나 만나지 못했다. 답답한 맘을 털어낼 곳이 없어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그러자 KBS는 글을 올린 당일 여러 통로를 통해 김씨에게 으름장을 놓고 명예훼손으로 고소까지 했다.

김씨는 “이마에 주홍글씨가 있다는 사실에 비참했다”며 “개인적 푸념이 죄가 된다면 수갑을 차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랙리스트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은 것 뿐이고 (KBS측이) 없으면 없다고 하면 끝날 일이었는데 KBS는 내 뒷전에서 활을 쐈고 상처를 입혔다”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씨는 이어 기자들에게 “내가 정치하는 것을 보신 적 있느냐”고 반문하며 “좌파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SBS 사장을 비롯해 여러 시민단체에 확인서를 받으러 다녀야 했다”며 비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녀는 “지금껏 전두환부터 이명박 대통령까지 저를 필요로 할 때 어떠한 행사에도 기꺼이 참여했다”며 “나를 코미디언으로 살게 해 달라”고 강조했다.

▲ 기자회견 중인 김미화씨. ⓒPD저널
김미화씨 변호를 맏은 정연순 변호사는 “현 정부 들어 특정 연예인에 대한 출연규제가 광범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은 지속되어 왔고 김미화씨는 실제로 출연규제 피해를 받았다”면서 “김미화씨의 무죄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씨 일행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영등포경찰서로 이동, 오전 11시부터 경찰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고소당한 것이 처음이라 매우 떨리고, 한편으론 서럽지만 후배 연기자들이 앞으로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기로 결심했다”고 밝힌 뒤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코미디언을 슬프게 하는 세상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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