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보도 압박하는 정부의 소송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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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보도 압박하는 정부의 소송 남발
[큐칼럼]
  • PD저널
  • 승인 2010.07.2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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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는 〈PD수첩〉 손보기에 전념하고 있다. 광우병 특집으로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 주권 문제를 제기한 〈PD수첩〉 제작진에게 정부는 무차별적 공세를 계속해왔다. 제작진들에게 온갖 소송을 제기해서 압박을 가하고 하물며 전직 장관이 〈PD수첩〉에 제기한 개인적인 소송 비용까지 지원한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정부가 앞장 서서 비판적 언론을 탄압하는데 물적, 조직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분노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특히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정책관이 MBC 〈PD수첩〉을 상대로 낸 소송에 농식품부가 억대의 변호사 수임 예산을 책정한 것은 위법한 행위다. 농식품부는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직원 2명을 위해 거액의 돈을 내어 변호사 자문까지 받는 것은 몰상식한 변명에 불과하다. 개인 자격으로 증인이 되는 직원을 위해 정부가 법률 자문료 수천만 원씩 들이다니 도대체 이들이 법을 수호하는 공무원이 맞나 의심스럽다.

농식품부는 이번 소송 지원을 “명예훼손 소송의 핵심 쟁점이 농식품부의 정책 및 업무수행에 관한 것”이라면서 〈PD수첩〉 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정운천·민동석 두 사람의 개인 소송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 기관이 조직적으로 나섰다는 의미다. 국고로 지급된 소송 비용은 두 사람을 위해 활용되었을 것이다. 정부가 국가예산으로 개인의 소송 비용을 그것도 사실상 편법으로 지원한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소송의 주체는 개인이 아니라 감시의 대상이 되어야할 정부가 국민의 혈세를 가지고 언론 탄압하는데 사용했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다.

법인·단체의 대표라 해도 개인 명의로 소송을 낸 경우 그 비용은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 회삿돈과 같은 공금으로 변호사 수임료 등 소송 비용을 냈을 시 그것이 횡령이라는 판례는 이미 나와 있다. 이번 〈PD수첩〉도 예외라고 보기 어렵다. 전직 장관이라는 이유로 ‘특정 개인’의 소송비용을 부처 예산을 집행해 지원했다면 횡령 혐의를 벗기 힘들다. 국가예산을 자의적으로 남용했다는 점에서 법률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 보도와 관련해 모두 3억8천여만 원의 소송 비용을 들였다고 한다. 국가소송의 변호사 수임료는 1천만 원으로 한정돼 있다. 이것이 정부 내부 지침이나 관행이지만 이번에 무시됐다. 오로지 비판 보도를 위축시키려 혈세를 쓰고 있다는 비판에 정부가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정부가 언론의 비판적 보도를 억압하는데 거액의 소송 비용을 사용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다. 비판과 쓴 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과 탄압으로 일관하는 세력들은 결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아니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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