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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발전의 첫걸음, 편성규약
  • 승인 2001.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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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改革. 묵은 것을 뜯어내어 새롭게 고치는 것. 이 개혁이란 화두는 아마도 우리 사회가 광복이래 가장 많이 입에 올리고 귀기울여온 말이 아닐까 여겨진다. 과거 이승만 독재정권서부터 현재의 국민의 정부에 이르기까지 모든 집권자들은 한결같이 자신만은 묵은 것을 뜯어내고 새롭게 고치겠다고 국민들에게 역설해왔다. 그러나 광복 후의 기간 만 벌써 50여 년. 과연 그 세월 동안 우리사회는 그만큼 새로워졌는가?
|contsmark1|새 방송법이 작년 3월 발효되고 우리 방송은 그 어느 때 보다 크고 작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그 중에서도 ‘편성규약’이란 새로운 낱말이 가져다주는 心理的 효과는 매우 크다.
|contsmark2|지난 87년, 권위주의 군사정권이 사그라지기 시작하면서 방송계에 희망의 싹을 틔워오기 13년 째. 하지만 ‘6공정부’도 ‘문민정부’도 말 잔치만 앞세웠지 실제로 방송이 자율적으로 제목소리를 찾는 일에는 기꺼워하지 않았다.
|contsmark3|우여곡절 끝에 이번 정권이 출범하면서부터 마련된 새로운 방송법. ‘첫 술에 배부를 리 없단’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그나마 방송프로그램 제작현장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편성규약’에 대한 조항을 언급, 규정하여 우리방송이 진일보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음에 안위한다.
|contsmark4|그래서 kbs가 작년 12월 방송3사 중 최초로 ‘방송편성규약’을 제정·공표했고, 이제 sbs와 mbc도 그 제정을 위한 움직임을 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각 방송사가 ‘편성규약’ 제정에 임하는 자세는 그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contsmark5|우선 kbs의 경우 몇몇 조항에서 ‘꼭 언급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혹은 ‘규약제정의 취지에 얼마나 부합하는가’ 등의 비난과 의구심을 야기하는 것들이 있어서 아쉽기만 하고, 특히 제작실무자가 자신의 양심에 반하는 프로그램내용의 수정이나 취소에 대해서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라는 규약내용은 그 동안 방송계에서 횡행되어온 제작실무자들에 대한 자율권 침해사례에 비춰볼 때, 별반 진전된 면을 찾아볼 수 없는 구태의연한 것이라 아니 할 수 없다.
|contsmark6|또한 최근까지 ‘편성규약’ 제정을 논의하자는 제작실무사원의 대표인 노조의 제의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sbs의 경영진이 갑자기 ‘편성규약’ 제정을 위한 대표사원을 선정하겠다고 나서면서 노조의 의견도 추후 듣겠다는 식의 자세는 ‘방송편성규약’이 제정·공표된다 하더라도 얼마나 ‘편성규약’의 明文을 이행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contsmark7|87년 6월 ‘시민항쟁’ 이후 각 방송사에 노조가 결성되면서 시작된 방송민주화운동. 그것은 다시 말해 방송프로그램 제작자들이 그 전시대에 절대정권이나 금권 등에 억눌려왔던 취재, 제작에 있어서의 자율권을 회복하는 운동이었다고 할 수 있다.
|contsmark8|그래서 지난 십여 년에 걸쳐서 각 방송사 별로 방송강령, 방송프로듀서윤리강령, 제작가이드라인 등의 선언이나 勞使가 함께 참여하는 공정방송추진협의회 등 여러 조치가 있어 왔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그것들은 말 그대로 선언에 불과하거나 ‘死後藥方文’식의 뒷북만 울렸을 뿐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contsmark9|改革은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변화의 결과가 수반돼야 한다. 한갓 사변에 그쳐서 말 잔치만 늘어놓는 개혁은 이미 지난 50 여 년 봐온 것에 불과하다. 방송법에 의거해 민주적이고 독립적인 ‘방송편성규약’을 갖는 일은 美辭麗句의 명문장 條文을 만들어 걸어놓자는 게 아니라, 시청자가 주인되는 민주적인 참 방송을 구현하는 실제적인 방송현장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누구나 목청만 높여 부르짖었던 거짓 개혁이 아니라 참 개혁을 해보자는 것이다.
|contsmark10|그래서 이번 기회의 ‘방송편성규약’ 제정·공표가 대한민국 방송발전에 한 계기가 되길 기대하는 것이다. 아직 ‘편성규약’이 제정되지 않은 mbc와 sbs에 분발을 촉구한다.
|contsmark11|송영재 sbs 교양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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