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연출노트(3) 다큐멘터리 정수웅 PD
상태바
나만의 연출노트(3) 다큐멘터리 정수웅 PD
“‘연출없는 연출’이 최상의 다큐 잉태”
  • 승인 2001.06.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ntsmark0|다큐멘터리스트는 우주에서 파견된 스파이다. 지구의 모든 것은 우주에 보고하기 위한 다큐멘터리의 소재다. 그 기록은 선택받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그러하기에 다큐멘터리는 신성한 작업이다.
|contsmark1|한국방송 대상을 다섯 번이나 수상한 정수웅 pd의 다큐론이다. 사람은 소우주기에 우주에 보고하는 것은 곧 양심에 보고하는 것이라고 부연하는 정 pd는 다큐멘터리는 단지 기록이 아니라 시대의 유산이라고 말한다.
|contsmark2|다큐멘터리를 가장 잘 만들려면 ‘있는 사실 그대로 작위없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는 그는 ‘연출없이 하는 연출’이 최상의 다큐멘터리를 낳는다고 말한다. 그는 다큐멘터리를 찍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한다. 열린 맘으로 대상을 대할 것, 찍고자 하는 대상에 애정을 가질 것. 인내력을 가지고 기다릴 것.
|contsmark3|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투명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그렇게 될 때 마음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스트가 될 수 있다고 후배들에게 친절하게 조언해 주었다. 그가 다큐멘터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대학 졸업 후. 연극 활동을 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 간다. 지금은 원로연기자급인 이순재, 이낙훈, 사미자, 강부자 씨 등과 극단 <실험극장>을 같이 하던 이 시절, 그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 리얼리티의 중요성에 대해 절실히 깨닫는다. 그리고 보리수 나무 밑의 부처처럼 깨달음을 얻었다. “나의 갈 길은 다큐멘터리다.”
|contsmark4|“박정희 정권, 새마을 운동이다 해서 교양다큐멘터리를 기대하기 힘든 시기였지만 진실을 전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홍보성 다큐멘타리보다는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에 전념했다”고 전한다.
|contsmark5|그의 처녀작은 ‘한국의 미’ 시리즈 중 하나로 만들어진 <거북의 나라>. 영화부 pd로 일하던 그였기에 스승에게 사사를 받은 경험도, ad과정의 훈련도 없던 상태에서 만들었지만, 주위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유럽서 특상을 받은 <초분>을 만들면서 그는 다큐멘터리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contsmark6|“옛날 작품을 보면 우툴두툴한 느낌이 들지만 그만큼 열정적이고 신선한 때는 없던 것 같다”며 “지금도 한계를 느낄 때마다 그 때 느낌으로 돌아가고자 노력한다”고 전했다. 다른 재주가 없어 다큐멘터리를 했다고 겸손을 보이는 정 pd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이 다큐멘터리라고 말한다.
|contsmark7|“40대까지는 작품에 만족했었는데, 50이 넘은 이제는 이전 작품들이 매우 부끄럽고, 이제야 비로서 다큐멘터리를 조금 알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그는 요 근래 <동아시아 격동 100년사>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kbs 밀레니엄 특집으로 기획된 이 다큐멘터리는 타임캡슐로 전해져 미래 후손들과 조우하게 될 것이라고 정 pd는 설명한다. 현재는 각 국의 자료를 모으고 있는 단계.
|contsmark8|“인류 역사상 가장 격동의 세기였던 20세기에 대한 성찰이 없이는 21세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없습니다.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의 중심지로 살기 위해서는 동아시아가 하나가 돼야 하며, 이를 위해 20세기 동아시아의 역사 현장을 정직하게 기록할 것입니다.”
|contsmark9|후배양성의 계획을 묻자 “되려 후배들에게 배웁니다”라며 겸손을 보이는 정 pd는 “내가 체험하고 걸어온 길을 후배들이 디디고 발전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전한다.
|contsmark10|홀로 6mm 카메라를 메고, 삶의 이곳 저곳을 누비는 정수웅 pd. ‘그의 카메라를 통해 우주로 송출될 장면들이 어떤 것들일까’ 짜릿한 흥미(?)를 느끼게 된다. <동아시아 격동 100년사>를 통해 드러날 그의 열정과 삶의 진실에 관하여 주의가 집중되는 순간이다.
|contsmark11|주요 작품 및 수상경력
|contsmark12|1974 한국의 미 <거북의 나라> (kbs 처녀작, kbs 우수상)1977 <초분> (kbs 세계24개국, 골든하프상<더블린>, 방송대상 대통령상)1978 <불교문화의 원류를 찾아서> (kbs 방송대상 우수상)1980 <신라의 신비 대왕암> (kbs 방송대상 대통령상)1989 특집 <남태평양의 원혼들-포로감시원> (mbc, nhk)1995 특집 <잃어버린 50년, 캄차카의 한인들> (mbc, 방송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상 및 방송위원회 최고의 프로상, 한국 프로듀서상)1997 특집 <압록강에서 만나는 사람들> (mbc, nhk, 통일언론상, 한국 프로듀서상, 1998년도 방송대상 우수상, 디지털 제작)1999 특집 <태평양전쟁 최후의 외무대신 도고 시게노리> (kbs, nhk, 방송위대상 기획상, 디지털 제작)
|contsmark13|김혜원 기자|contsmark1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