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게 쓸데없는 경험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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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롤러코스터’ 김기호 작가, “막 놀았던 게 창작 밑거름”

▲ 김기호 롤러코스터 메인작가. ⓒ김지수 작가 제공.

tvN 〈재밌는 TV 롤러코스터〉(이하 롤코) 김기호 메인 작가는 어려서부터 모범생과 거리가 멀었다. 대신 롤코 속 ‘공감남’ 정형돈과는 싱크로율이 높은 편이다.

어려서부터 ‘재밌게 살자’는 생각에 안 해본 게 없다. 노는 것은 일상이었다. 모두가 ‘수학의 정석’과 전공서적으로 열심일 때 ‘농구만화의 정석’ 슬램덩크를 읽고 당구장과 술집에서 인생을 음미했다.

하지만 작가가 되고나니 ‘내가 이상한 삶을 살았구나’라는 걸 느끼게 됐다. 인생의 황금기는 “써먹을” 대가 없었다. 그런데 롤코를 하면서 김 작가의 청춘도 쓸모가 생겼다.

“내가 살아온 인생을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었다. 역시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했다.” 글감의 원천은 오로지 ‘살아온 경험’이었다. ‘막 놀았던’ 삶은 대본의 밑거름이 되어 무럭무럭 자랐다.

대부분 경험해 본 일이지만 말하기 좀 ‘뭐한’ 것들을 대본으로 잡아내면 반응이 좋았다. 김 작가는 “굳이 말할 필요를 못 느꼈던 일상을 집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다양한 일상을 취합하고 해석하는 게 필요했다. 이 순간 그의 경험은 돈과 바꿀 수 없는 재산이 됐다. “쓸데없는 경험은 없었다.”

김 작가의 ‘경험재산’에 큰 도움을 준 친구들은 그를 만날 때마다 “우리 얘기를 써 달라”며 웃곤 했다. 처음엔 “방송 불가야 임마”라고 답했다. 하지만 롤코를 맡은 뒤로는 친구들의 전화내용이 달라졌다. “너 임마 또 우리 얘기 팔아먹었지?” 친구들은 ‘배신감’을 토로했다. 약간 미안한 맘은 있지만 사람들이 공감하고 좋아해주니 마음은 즐거운 편이다.

최근 롤코는 ‘루저전’을 통해 한국형 루저물에 도전했다. 김기호 작가는 루저전으로 “재밌으면서 메시지도 있는 88만원 세대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롤코는 ‘남녀탐구생활’에 머무르지 않고 ‘헐’이나 ‘루저전’을 통해 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 tvN <롤러코스터-루저전> ⓒtvN
“계속 새로운 게 나오고 변화해야 진정한 롤코다. 새 코너를 만드는 건 일상이다. 그리고 우리 감독님은 작가들에게 지겨울 틈을 주지 않는다.” 즐거운 비명이다. 변화의 원동력은 원 없이 놀며 다양한 사람들과 추억을 쌓았던 ‘자유로운 영혼’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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