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사회의 ‘디지털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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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사회의 ‘디지털 스트레스’
[시론]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 승인 2010.08.10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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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시작하는 하루

요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면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있다. 너도나도 휴대폰을 보고 있다. 스마트폰이 도입되면서 그 풍경은 더 많아졌다. 젊은이들은 음악을 듣거나 문자에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고, 나이가 지긋하신 어른 중에서도 게임을 하는 이가 눈에 띤다. 아침에 일어나서 날씨와 일정, 뉴스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고 메일도 확인한다. 하루 일과를 휴대전화로 시작하고, 일과는 인터넷, 하루의 마감도 휴대전화나 스마트폰으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새로운 IT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유선과 무선이 통합되고 있으며, 자유롭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주변에 안면 있는 기자, PD들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하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장면도 낯설지 않다.

▲ 애플사의 스마트폰 아이폰 3Gⓢ ⓒApple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사용자가 77.2%에 달한다고 한다. 새로운 IT환경에 따라 정체상태에 있던 인터넷 이용자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도 200만 명을 넘어섰고 연말이면 4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00명당 사용자가 5명에서 20명으로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스마트폰이 5년으로 유선전화(31년), 인터넷(8년), 휴대전화(6년) 보다 짧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 스트레스

그렇지만 이러한 급격한 기술발전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물론 스마트폰을 위시로 하는 SNS서비스와 첨단 IT기기는 가상현실과 유무선 통합환경을 구축하면서 정치 경제 사회 미디어 분야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과 능숙하지 못한 사람간의 격차가 발생하여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여기에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지 못하면 뒤쳐질 것이란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경쟁적으로 SNS나 새로운 기기에 대한 강박증도 증가하고 있다. 심한 경우 자신만 시대의 흐름에 뒤쳐진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야말로 디지털로 인해 생활이 편리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피곤해질 지경이다.

얼마 전 한 지인은 스마트폰을 구입했는데 아직 휴대전화 외에 다른 기능을 활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좌중을 웃긴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는 의미심장했다. 실제 스마트 폰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각종 앱을 다운로드 받고, 사용법을 익힌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거다.

또 IT기기가 발전할수록 개인정보 보안문제도 심각하다. 얼마 전 SNS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리고 위치기반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개인의 일정과 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래저래 디지털 스트레스는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IT기술을 즐겨야

기술은 결국 인간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편리성과 이용가능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최근 범람하고 있는 SNS나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자신에게 적합한 서비스나 기기를 사용하면 되는 것이지, 무조건 다른 사람들이 사용한다고 해서 최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디지털 스트레스를 즐길 필요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신 정보와 IT 기기, 서비스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란 강박증을 버려야 할 것이다. 빨리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오랜 생각과 사유 속에서 나온 정보도 그 의미가 있다. 우리가 빠른 IT환경 변화에 현혹되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진짜 스트레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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