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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클리핑] MBC 월화사극 불패신화 10년만에 ‘흔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11일 이인규 전 지원관 등 사찰에 직접 관여한 3명을 기소했다. 그러나 30여 일 동안 수사를 하고도 사찰의 배경과 ‘윗선’ 개입 의혹 등을 전혀 밝혀내지 못해, 야권은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과 ‘친여’매체에서조차 ‘무능·부실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간인 사찰 ‘윗선’ 못 밝혔다

▲ 한겨레 12일자 1면 기사.
<한겨레> 1면 기사에 따르면 검찰은 중간 수사결과에서 2008년 7~11월 피해자 김종익씨를 사찰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수행한 이 전 지원관과 김충곤 전 점검1팀장을 구속 기소하고, 원충연 전 조사관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에게 형법의 △강요 △직권남용 △업무방해 △방실수색 등 네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검찰은 ‘윗선’으로 지목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검찰은 민간인 사찰을 시작한 동기에 대해서도 ‘익명의 제보를 받아 사찰을 진행했다’는 이 전 지원관 등의 진술을 뒤집을 물적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로 보고 라인을 연결할 수 있는 물적 증거를 찾는 게 상당히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에 총리실 불법사찰의 피해자로 거론돼 온 한나라당 남경필·정두언·정태근 의원은 “검찰이 불법사찰의 배후와 몸통을 밝힐 의지도, 능력도 없는 것 같다”며 “불법사찰의 대상자는 물론 일반 국민도 납득할 수 없는 부실 수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불법사찰과 하드디스크 훼손은 절대 공직윤리지원관실 단독으로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며 “누구와 공모해서, 누구의 지시로 그런 일을 했는지, 최종 지시자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 “민간인 사찰 윗선 없다면 국민이 믿겠나”

▲ 동아일보 12일자 사설.
<동아일보>는 사설을 통해 이같은 검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동아는 사설에서 “여당 의원들까지 사찰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의 ‘몸통’이 2급 공직윤리지원관이라면 이를 믿을 국민이 몇이나 되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국민의 이목을 끈 수사가 비선(秘線)이나 윗선 같은 핵심 의혹엔 접근조차 못하고 흐지부지되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동아는 “이런 수사라면 야권의 특별검사제 도입이나 국정조사 요구 같은 정치공세를 피하기 어렵다”며 “민간인 사찰은 시대착오적이고 반(反)민주적인 범죄다. 구(舊)시대의 유습인 음험한 불법사찰 활동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윗선을 끝까지 파헤치지 않으면 검찰 수사는 ‘꼬리 자르기’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명숙, 조선일보·국가 상대 손배소 패소

▲ 경향신문 12일자 10면 기사.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조원철 부장판사)는 11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66)가 뇌물 수수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사와 취재기자들, 국가(검찰)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등 청구소송에서 “한 전 총리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10면 기사에 따르면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실제로 수만달러를 받았다고 단정하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수사의 진행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수준을 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이 수사내용을 조선일보에 흘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기사 제목 및 내용을 일반 독자들이 사실처럼 받아들일 가능성을 감안했으나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사의 취지는 검찰이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한 전 총리에게 수만달러를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 중이라는 것”이라며 “기사 내용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2면 ‘조선일보 기사는 수사 상황 사실 보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사실을 스트레이트 기사로 보도했다. 조선은 “비록 (한 전 총리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더라도 기사를 허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힌 재판부의 말을 인용하면서 “현행법상 소송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게 돼 있어, 이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한 전 총리는 조선일보와 국가 측의 소송비용까지 내야 한다”고 보도했다.

‘악마를 보았다’… 두 차례 ‘제한상영가’ 이어 18禁 판정 받고 12일 상영

▲ 경향신문 12일자 22면 기사.
3차례의 심의를 받는 진통 끝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악마를 보았다>가 개봉 하루 전인 11일 오후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영화제작사 페퍼민트앤컴퍼니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로부터 2차례에 걸쳐 제한상영가 등급을 판정받은 뒤 영등위가 잔혹하다고 지적한 부분을 재편집해 3차 심의를 신청했고, 영등위는 10일 <악마를 보았다>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매겼다.

<경향신문> 22면 기사에 따르면 이 영화는 <추격자>의 성공 이후 쏟아진 한국산 스릴러 영화의 맥락에 있다. 영화는 전통적인 ‘범인 잡기 스릴러’의 공식에서 벗어나 복수의 방법과 복수의 타당성에 중심을 두고 있다. 주인공 경철은 도축을 하듯 능숙하고 기계적으로 피해자를 학살하고, 수현은 경철을 잡은 뒤 차츰 강도를 높여가며 고문을 가한다. 팔이나 다리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못쓰게 만드는 식이다.

기사는 <친절한 금자씨> 이후 5년 만에 상업영화에 출연한 최민식 특유의 열정적인 연기를 높게 평가한 뒤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심각한 주제와 과격한 표현 방식 때문인지 시사회에선 웃음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MBC 월화사극 불패신화 10년만에 ‘흔들’

▲ 경향신문 12일자 24면 기사.

지난 10여 년 동안 ‘월화 사극=MBC’라는 공식을 써왔던 MBC의 사극 불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11일 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0일 방송됐던 MBC 사극 <동이>가 전국 기준 시청률 21.3%를 기록해, 22.9%를 기록한 SBS <자이언트>에 1.6%포인트 뒤졌다. MBC의 월화 사극이 경쟁사 드라마에 의해 역전된 것은 최근 10년간 처음이다.

<경향신문>은 24면 기사를 통해 <자이언트>가 “이달 들어 삼청교육대 등 흥미를 유발하는 소재가 등장하고 복수가 본격화되면서 시청률이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자이언트>는 최근 복수극, 시대사, 가족애, 로맨스 등을 골고루 버무려 내면서 남성 시청자들에 이어 여성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히트 행진을 해 온 배우 이범수를 비롯해 중량감 있는 조연들의 연기도 돋보였다.

반면 <동이>는 한때 30%까지 올랐던 시청률이 이후 지지부진한 전개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는 소재가 반복되면서 시청률이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당초 이 PD가 “조선시대의 음악과 왕재교육을 통해 지금껏 그려졌던 숙종조 시대와 차별화하겠다”는 기획 의도는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드라마평론가 김원은 “<동이>의 뻔한 선악 구조와 현실감 없는 캐릭터가 빚어내는 에피소드는 비정상적이다 싶을 만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슈퍼스타K’ 시즌2 노이즈 마케팅 논란

방송 전부터 구설수에 올랐던 Mnet의 ‘슈퍼스타K’ 시즌2가 지나친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는 23면 기사를 통해 “시즌1부터 제기돼 왔던 오디션의 합격 기준, 심사위원들의 자질과 공정성 문제 등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 12일자 23면 기사.
기사에 따르면 시즌2의 첫 회인 지난달 23일과 30일에는 아이돌 그룹 남성 멤버와 오래 교제했다는 김모씨가 출연했다. 이 내용이 나간 뒤 김 씨의 오빠가 인터넷에 글을 올려 “제작진이 오디션 직전 ‘그 얘기’(아이돌 멤버와의 교제)를 하지 않으면 오디션에서 불합격시키겠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슈퍼스타K’ 시즌2 김용범 책임 PD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동아는 “출연자 선정과 내용 등을 감안하면 당초 가수 지망생들의 꿈과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보여주겠다는 제작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20대 남성 동성애자, 탤런트 남규리의 친동생, 그룹 ‘카라’ 멤버 니콜의 사촌동생, 50대 여성 심령술사 등 노래보다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출연자들이 주로 등장했다. 실제 방송한 내용도 노래보다는 사생활에 대한 질문과 답변에 집중됐다. 

이 프로그램을 둘러싼 계속된 논란은 시청률을 의식한 노이즈 마케팅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슈퍼스타K’ 시즌2를 보면 도전자들 모두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고, 화제가 될 만한 사람들만 모은 것 같다”며 “결국 이 프로그램도 다른 케이블 채널들이 반복해온 노이즈 마케팅의 속성에 갇혀 버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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