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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시 정정보도? 뭔가 있다는 말”…민주 “구체적 해명 필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오키나와 미군 후텐마 기지의 한국 이전을 제안했다고 일본 시사월간지 <문예춘추>가 보도하면서 진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20일 “청와대의 반응이 어처구니없다”며 철저한 해명을 촉구했다.

일본 내 최다 발행부수(63만부)를 자랑하는 <문예춘추>는 최근 발행한 9월호에서 “지난 6월 26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이 대통령이 ‘후텐마 기지 문제로 미일 동맹이 최악의 시나리오에 빠질 경우 한국 국내의 군 시설을 기지 이전지로 제공하고 싶다’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20일자 <경향신문> 2면 기사에 따르면 해당 보도 내용이 알려지자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응할 가치도 없는 완벽한 소설”이라고 밝혔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6월 정상회담 당시 단독회담이 없었다면서 “문예춘추의 보도는 전제부터가 잘못됐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정정보도 요구 등의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6월 26일 오후(현지시간) 토론토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청와대의 이 같은 대응과 관련해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도대체 ‘완벽한 소설’은 무엇이고 ‘필요가 있다면 정정보도 하겠다’는 것은 무엇인가. (뭔가가) 있다는 말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지난 2008년 7월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일본 교과서 해설서의 독도 표기와 관련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했을 때도 청와대는 정정 보도를 요청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일본 언론은 보도하고, 청와대는 부인하는, 국민이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박 원내대표는 “만약 후텐마 기지가 한국으로 이전해 온다면 한국과 일본, 미국과 일본, 미국과 한국, 특히 중국과의 문제는 참으로 커진다. 러시아도 문제”라며 “우리는 4대 강국에 둘러싸여 있는데 미국, 일본의 풀만 먹을 것이 아니다. (우리는) 중국, 러시아 풀도 먹어야 하는 도랑에 든 소”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중요한 후텐마 기지를 한국으로 가져온다고 하는 것은, 전시작전권 문제처럼 처음에 말을 꺼냈다가 슬슬 밀어가는 것인 만큼 청와대의 철저한 해명이 필요하다. 민주당 소속 외교통일통상위와 국방위 소속 위원들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동철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말대로 (<문예춘추>의 보도가) 터무니없는 소설이라면, 이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대통령의 명예를 아주 크게 훼손한 것이자 아시아 태평양 안전보장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인 만큼 일본과 중국 입장에서도 경악하고 분노할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가 ‘필요하다면’ 정정보도 하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지금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는 짓을 한 게 아니고 <문예춘추>가 황당무계한 소설을 쓴 것이라면 폐간해야 할 만큼 문제가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 청와대의 분명한 태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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