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선택 하나도 신중한 ‘속깊은’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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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4] ⑦ KBS쿨FM ‘이수영의 뮤직쇼’ DJ 이수영

KBS 쿨FM <이수영의 뮤직쇼>는 첫 방송 때보다 최근 더 큰 관심을 받았다. DJ 이수영이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직접’ 결혼 얘기를 꺼냈기 때문.

그녀는 지난 23일 방송 오프닝에서 “지금껏 오랜 시간 여러분은 가족 같은 친구였어요. 그래서 여러분께만 저의 비밀 하나 얘기하려고요. 있잖아요, 저 결혼해요”라고 말했다. 밤새 고민해 직접 쓴 원고였다. 청취자 게시판에는 이수영의 결혼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쇄도했다.

인터뷰(19일)를 하고 불과 며칠 뒤에 접한 이수영의 결혼 소식은 놀라웠다. 하지만 <뮤직쇼>를 통해 첫 소감을 밝힌 것은 자연스럽게 여겨졌다. 인터뷰 내내 라디오에 대한 애착과 청취자와의 친밀함을 강조하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 이수영 ⓒKBS 쿨FM <이수영의 뮤직쇼>
사실 이수영을 만나러 가기 전 생각했던 제목은 ‘발라드 여왕의 감출 수 없는 코믹본능’ 정도였다. 간간이 라디오에 나오는 <뮤직쇼> 스팟 광고를 들으면 알 수 있지만, 그녀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위해 ‘망가짐’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이수영을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녀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신중한 ‘속 깊은’ DJ에 가까웠다. 단어 하나를 고르는 데도 조심스러운 편이었다. 무심코 내뱉은 말도 그대로 전파를 타는 DJ로서의 ‘자기 수양’이랄까.

“TV에 출연하면 편집할 게 없게끔 말하는” 그녀이지만 라디오에서 그것은 불가능하다. DJ들이 입 모아 말하듯 “라디오는 자신을 숨길 수 없는 매체”다. 혹여 실수라도 할까 이수영은 “평소 친구들과 장난으로라도 육두문자(!)나 비속어는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는 “단어의 의미도 꽤나 소중히 여기는 편”이다. 같은 의미의 단어도 구태의연하지 않게, 다른 느낌으로 전달하도록 신경을 쓴다. “요즘은 주일마다 교회 목사님 말씀에서 모티브를 얻어요. 설교도 유니크한 표현이 있어야 지쳐있는 분들에게 힘이 되죠.(웃음)”

▲ 이수영 ⓒKBS 쿨FM <이수영의 뮤직쇼>
표현을 고민하는 이유는 결국 청취자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다. 그녀는 라디오의 가장 큰 매력을 묻는 질문에 “DJ는 말할 상대가 있고, 듣는 사람도 저와 대화하는 느낌을 갖는 인간적인 소통이 가능한 매체”라고 답했다.

단순히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을 넘어 때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어떤 문제에 대한 다른 시각을 환기시켜주기도 하죠. 저희 프로는 DJ와 청취자가 서로의 생각을 고집하지 않고 굉장히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아요.”

익히 알려져 있듯 이수영은 ‘별밤 뽐내기’가 배출한 스타 가운데 한 명이다.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들으며 가수를 꿈꾸던 소녀는 이제 DJ가 되어 청취자들과 호흡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그 때의 ‘별밤지기’ 이문세는 이제 DJ 이수영의 롤모델이 되었다.

“이문세 아저씨는 DJ와 가수를 겸업하는 가장 모범적인 답안을 제시하는 분 같아요. 아저씨랑 친하기도 하지만, 주변을 아우르는 따뜻함과 ‘개구짐’을 모두 가진 매력적인 분이죠. 그런 가수 겸 DJ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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