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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도쿄=황선혜 통신원

일본은 7~8월이면 ‘나츠페스’라는 말이 귀에 익숙해질 정도다. 나츠는 여름이란 뜻이며 페스는 페스티벌의 줄임말로, 여름 동안 일본 열도는 각종 J-POP라이브로 들썩인다. 하지만 올해 여름에는 ‘나츠페스’보다 K-POP, 걸그룹 K-POP이 더 화제가 됐다. 약속이라도 한 듯 8월 한 달 동안 소녀시대, 카라, 브라운아이드걸스, 포미닛 등 한국의 걸그룹들이 데뷔 쇼 케이스와 데뷔앨범 사인회·악수회 등 일본에서의 정식 활동을 시작했다.

지상파 아침정보 버라이어티 방송에서 10여분 이상 한국의 걸그룹들이 소개됐다. 스튜디오 생방송 출연은 물론이고, 어느 걸그룹의 시부야 게릴라 콘서트엔 3000여명의 팬이 몰리는 바람에 사고가 날 뻔하는 등 2003년 욘사마의 겨울연가 붐을 능가하는 듯 여겨질 정도다.

▲ <미남이시네요>

K-POP과 걸그룹 K-POP의 인기는 한류 드라마에 대한 이미지, 기대치도 뒤집어 놓고 있다. 올해 일본에서 성공한 한류 드라마로는 <찬란한 유산>과 <미남이시네요>가 꼽힌다. 한국의 시대극이 일본 남성들의 관심을 산 반면, 20~30대 젊은 일본 여성들의 마음은 이 두 작품이 잡았다. 현재의 한국 젊은이들의 상을 리얼하게 그렸고, 기존 한류 드라마의 식상한 패턴을 벗어났다는 평가다.

특히 K-POP 가수들이 해당 작품에 출연하면서 K-POP은 일본에 금세 친숙하게 전달됐다. 한류 드라마에 출연한 K-POP 가수들은 FT아일랜드의 이홍기, 씨엔블루의 정용화로 일본 시청자들에게 인식됐다. <아이리스>의 빅뱅 탑, <신데렐라 언니>의 2PM 택연, <개인의 취향>의 2AM 임슬옹 등 드라마에 출연한 K-POP 가수들의 이름 앞에 당연하게 그룹명이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이렇게 되는 데는 <꽃보다 남자>의 SS501 김현중의 공이 컸다.

물론 K-POP 가수 출신 연기자들의 미숙한 연기력에 대한 논란이 없진 않다. 하지만 자막이나 더빙방송으로 방송되는 만큼 연기력 논란이 한국만큼 크게 부각되진 않고, 그들 주변의 주연 같은 조연들의 명연기, 탁월한 연출과 탄탄한 스토리로 (그들의 부족한 부분까지) 완벽하게 잘 포장되고 있다.
이런 속에서 일본 열도 내 한류 드라마라는 독보적인 콘텐츠와 K-POP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교묘한 상관관계가 기대되고 있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은 K-POP 콘서트에 열광하는 일본의 10~20대가 과연 한 달에 몇천엔을 지불해 위성 안테나를 달고 유선을 연결하는 채널의 시청자로 들어올 것인가와 관련한 부분이다.

▲ 도쿄=황선혜 통신원/ 일본 소넷 엔터테인먼트 영상사업과 프로듀서

아직까지의 관측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한 것 같다. 용돈을 아껴 라이브 티켓을 구입하고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즐기는 층과 하루에 몇 시간씩 TV 앞에 앉아 드라마를 보는 층은 다르지 않겠냐는 것이다.
오는 11월엔 슈퍼주니어 멤버인 최시원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 <오마이레이디>가 필자가 운영하는 채널에서 시작한다. 과연 얼마만큼 슈퍼주니어의 팬이 신규 가입자로 들어올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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