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일보 ‘김태호 낙마’에 반성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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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민일보 ‘김태호 낙마’에 반성문
김주완 편집국장 “도지사 시절 권력남용 감시못했다”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08.30 10: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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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논란 끝에 자진사퇴한 가운데, <경남도민일보>는 “낙마한 김 후보가 두 번이나 경남도지사로 재임하던 동안 지역언론은 그의 권력남용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며 “정말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편집국장은 30일자 1면에 ‘반성문’을 싣고 자괴감을 토로했다. 김 국장은 “경남도청 직원을 가사도우미로 불러 쓰고, 관용차와 운전기사를 자신의 아내에게 제공한 사실도 그(김태호 후보)의 재임 중에 짚어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주완 국장은 또 “도지사 시절 김 후보의 재산이 갑자기 늘어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연봉과 생활비, 채무관계 등을 제대로 따져보지 못했다”며 “‘은행법 위반’으로 밝혀진 선거자금 대출에 대해서는 규명해볼 생각조차 못했다”고 덧붙였다.

▲ 경남도민일보 8월 30일자 1면.
이어 김주완 편집국장은 “박연차 전 회장으로부터 수만 달러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의 무혐의 처분과 김 전 지사의 해명만 전달하는 데 그쳤다”며 “이번 총리 후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새로운 의혹이 드러날 때마다 ‘저런 문제도 있었나?’하고 놀라는 사람들을 보면서 지역신문 종사자로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했다.

김 국장은 “특히 ‘일면식도 없었다’던 박연차 전 회장과 2006년 2월 나란히 찍은 사진이 한 지역신문에 실려 있다는 사실이 서울 언론에 보도되었을 때의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김주완 편집국장은 “한편으로는 경남이 키운 인물이 연일 난타당하는 모습을 보며 ‘중앙 무대’의 ‘촌놈 신고식’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증폭만 시키며 무너지는 ‘경남의 아들’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지역언론의 감시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했었더라면 사전에 예방하거나 바로잡을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정말 아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우리는 ‘보수적인 지역 정서’와 ‘기득권층의 저항’을 핑계삼아 변죽만 울리는 비판으로 면피하고 자위해왔다”며 “그 결과 의혹투성이 상태로 내보낸 ‘경남의 아들’이 끝내 국민 여론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사전에 지역언론이 제 역할을 했다면 적어도 경남도민까지 덤터기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일은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주완 국장은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지방권력에 대한 용맹스런 감시견으로 거듭나겠다. 촉망받는 인물, 권력이 큰 자리일수록 더 엄격한 잣대로 검증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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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 2010-08-30 12: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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