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과 글 쓸 때가 제일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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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다섯번째 소설 출간한 SBS 〈컬투쇼〉 이재익 PD

SBS 라디오 〈컬투쇼〉의 이재익 PD는 소설가다. 아니, PD가 되기 전 그는 소설가로 먼저 이름을 떨쳤다. 카투사로 복무하던 1997년 소설가로 등단해 〈질주질주질주〉, 〈노란 잠수함〉 등 네 권의 장편소설을 펴냈다. 최근 출간한 〈카시오페아 공주〉는 판타지, 멜로,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담은 그의 첫 번째 소설집이자 다섯 번째 소설책이다.

“재미있는 이야기예요. ‘젠 체’ 못하기 때문에 재밌는 게 아니면 못 써요. 각각 색깔이 다른 다섯 가지 이야기를 엮었답니다.”

▲ 최근 다섯 번째 소설을 출간한 이재익 SBS '컬투쇼' PD ⓒSBS
이 PD가 글을 쓰기 시작한 건 꽤 오래 전부터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습작을 주로 하다 1997년 등단한 뒤 이듬해 첫 번째 장편소설 〈질주질주질주〉를 발표했다. 첫 작품이 〈질주〉란 제목으로 영화화 되며 처음 충무로와 인연을 맺었고, 이후 〈목포는 항구다〉 등 10여 편의 영화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다. 그러다 지난 2001년 SBS 라디오 PD로 입사하며 충무로를 떠났고, 지금은 방송과 글쓰기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소설은 주로 퇴근 후나 주말을 이용해 쓴다. 그에게 글쓰기란 또 다른 ‘일’이 아니라 ‘오락’이다.

“다른 사람들이 골프나 게임, 쇼핑 등을 즐길 시간에 저는 글을 써요. 어떻게 여유가 생기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다른 것을 잘 안 해요. 공상도 잘 하지 않아요. 머릿속 공상이나 생각을 바로 글로 옮기죠. 인터넷도 하지 않아서 작업실의 인터넷 선을 끊었어요. TV도 없고 전화도 잘 안 합니다. 시간이 모자라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심지어 그 바쁘다는 아침 시사프로그램 연출을 할 때에도 그는 언제나 글을 썼다.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취미라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벅차지 않느냐고 물으니 “오히려 양쪽에 에너지가 된다”고 한다. “나쁜 예 같지만, 마약을 하면 다른 건 다 시시하잖아요.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저는 다른 오락들보다 라디오가 좋고 소설이 재미있어요. 그래서 방송할 때에도 피곤한 줄 모릅니다.”

그는 “뭔가를 만들어낼 때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생방송 중과 글을 쓸 때”이다. 글쓰기만큼이나 라디오와 음악을 사랑하기에 작가로의 전업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보통 작가가 일가를 이루는 시점은 50대쯤이잖아요. 원숙해질수록 좋은 것 같아요. 정년도 있으니,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전업 작가가 되지 않을까요. 지금은 경험을 쌓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이재익 PD가 최근 출간한 소설집 '카시오페아 공주' ⓒ황소북스
‘청취율 1위’에 빛나는 〈컬투쇼〉의 연출자이자 인기 작가로서 그는 요즘 부쩍 사명감을 느낀다. “적게는 수십만에서 많게는 수백만 명이 제 라디오를 듣고 있고, 책도 다섯권째 낸 만큼 제 이름을 보고 고르는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하면 사명감이 들어요. 방송도 잘 하고, 글도 잘 써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올 초부터 연출을 맡고 있는 〈컬투쇼〉에 대해서도 “마니아적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공익적으로 판을 키워서 많은 사람들이 미소 지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올 가을이나 내년을 목표로 대형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라고.

“잘 한다는 말보다 열심히 한다는 말이 듣기 좋다”는 그는 일본의 비트 다케시(기타노 다케시·유명 개그맨이자 영화배우 겸 감독)처럼 다양한 모습 속에서도 믿음을 주는 사람을 꿈꾼다.

“라디오 PD로도, 작가로서도 제 이름이 브랜드가 되면 좋겠어요. ‘이재익표 프로그램’, ‘이재익표 소설’ 이런 브랜드가 됐으면 하는 게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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