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어린이 프로그램도 ‘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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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이상 애니·해외 프로그램으로 채워…“공익적 가치 상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어린이 프로그램 홀대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방송 3사는 하루 평균 1~2시간 남짓 어린이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애니메이션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거나 자체제작 프로그램 수가 현저히 적다.

KBS는 1주일 동안 12편 가량의 어린이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 방송 3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다. 특히 월~금 오후 3시 5분부터 오후 5시까지 띠편성을 통해 어린이 프로그램을 집중 방송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애니메이션이다. KBS가 자체 제작해 방송하는 프로그램은 〈후토스-잃어버린 숲〉, 〈TV 유치원 파니파니〉, 〈누가누가 잘하나〉 등 손에 꼽을 정도다.

▲ KBS의 어린이 프로그램 '후토스' ⓒKBS
MBC와 SBS의 경우는 어린이 프로그램이 채 다섯 편도 되지 않는데다가 역시 절반가량이 애니메이션이거나 해외에서 수입한 프로그램이다. MBC는 〈뽀뽀뽀 아이조아〉, 〈TV밥상 꾸러기식사교실〉, 〈우리 아이 미래발견 재능무한대〉 등 3편의 프로그램을 제작(외주제작 포함)해 방송한다. 하지만 〈재능무한대〉는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어린이보다는 부모에게 유익하고, 〈키즈사이언스 마법은 없어〉는 프랑스 공영방송 FRANCE 3의 어린이 과학 프로그램이다.

SBS 또한 매주 월~금 오후 4시~5시 사이에 어린이 프로그램을 집중 편성하지만 둘 중 하나는 역시 애니메이션으로 채워지고 있다. SBS가 자체 제작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휴먼스토리 〈성장다큐 내 마음의 크레파스〉와 〈꾸러기 탐구생활〉 등 뿐이다.

이와 관련 서울YMCA 어린이영상문화연구회는 지난 7월 ‘2010 방송4사 어린이프로그램 평가보고서’를 내고 “방송 3사의 어린이 프로그램 편성이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상파 3사의 어린이프로그램은 애니메이션 편중 현상이 심하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구성물도 부모 교육을 목적으로 제작된 것을 제외하면 수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또 “어린이 프로그램 중 좋은 프로그램은 거의 외국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며 “한국 방송사들이 공익적 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되묻게 되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EBS에 대해선 “평일 어린이 프로그램을 띠편성하고 주말에도 다양한 시간대에 어린이 프로그램을 편성해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세계적인 어린이 프로그램 페스티벌을 주관하는 프리 주네스 재단이 지난해 아시아 20개국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에서 방송된 어린이 TV 프로그램의 국내 제작물 비율이 아시아 국가 평균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에서 방영되는 어린이 TV프로그램 가운데 자국 제작물이 20%인 반면, 한국은 6%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자국 제작물 비율이 97%, 중국은 90%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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