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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칼럼

학교폭력
그리고 방송, 방송인
김동운
l승인1997.07.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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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학교폭력을 근절시키기 위한 당국의 의지가 확고하다. 서슬퍼런 대책이 연일 나오고 대부분 약효 1백 퍼센트의 ‘특효약’이라 함량미달인 것은 하나도 없는 듯하다. 당국의 대책대로라면 당장이라도 학교폭력, 청소년폭력이 근절되어서 이제 청소년들은 그야말로 낙원속에서 그들의 꿈을 키우고 폭력 공포로부터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 같다.당국의 추상같은 의지, 대책마련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 청소년폭력이 근절되리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본다. 당국의 의지를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묘안이라고 내놓은 대책을 조금이라도 눈여겨보면 전에 나왔던 것들이 많다는 걸 발견하게 되고 소위 대증요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본질에 접근을 하지 않은 문제해결 방안이 ‘약효’를 낼지 의문이고, 늘 그래왔듯이 연례행사처럼 한번 난리를 쳤다가는 곧 잠잠해질 게 뻔하니 말이다.현안이 되어있는 학교폭력, 청소년폭력 문제를 보면서 방송, 방송인의 책임은 없는지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신문매체의 프로그램 비판은 두고서 우리 스스로 우리를 되돌아보자는 말이다. 스스로를 질책하거나 비판하기가 쉽지 않게끔 이른바 시청취율 경쟁에 우리가 내몰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문제가 너무 충격적으로 다가오고 있다.고백컨대 나 스스로도 심정적 가해자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들이 현재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프로그램을 통해 진지하게 대화나누기를 거부했고, 성공의 척도를 결과만 보고 평가하고 재단한 안이한 제작태도로 그들을 실망시켰다. 가볍게 더 가볍게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모든 걸 쉽게쉽게 보도록 가치관을 형성시켰고 재미와 웃음만을 생각해서 고민이나 철학적인 진지함을 외면하도록 한 책임도 있다. 사회란 선택의 여지가 있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걸 모른 채 줄곧 공부만 하도록 강요 아닌 강요를 한 잘못도 있다. 다양성을 외면한 편협된 사고, 문제의 본질을 생략하거나 접근도 못한 경망스러움,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책상에서 미리 예단한 어리석음, 명작의 대부분이 비련이라는 핑계로 불륜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우둔함, 남녀간의 사랑을 단골메뉴로 선정한 안이함, 그러나 무엇보다 ‘책임’을 간과한 우둔함과 ‘탓’으로 돌리고만 교활함이 가슴을 치게 한다. 스스로 자식을 키우면서도 제대로 그들의 고민 한번 들어보지 못한 아쉬움이 안타까움을 더하게 한다.늦었을까? 아니 이제 시작인지도 모른다.파장이 크고 영향력이 크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만큼 한번 더 생각하고 프로그램을 제작하자. 보는 이가 없다고 낙담할 게 아니라 진지함 속으로 그들이 들어오게끔 배려를 하자. 길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갈래임을 일깨우고, 선택의 여지를 가르쳐 주자. 그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경청하는 자세를 갖고 그들과 함께하는 방송임을 보여주자. 무한한 가능성을 알려주고, 문제의 본질에 보다 접근해서 구조적인 틀을 혁파하는 데 주저하지 말자. 하나로써 힘이 부친다면 전 매체가 나서는 등 단합된 힘을 모으자. 그들 모두가 내자식이요, 우리의 희망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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