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 이창섭 제24대 한국PD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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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무덥고 비도 많고 더욱이 길기까지 한 여름입니다. 바쁘신 데도 불구하고 참석하셔서 자리를 빛내주신 내·외빈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특히 저희를 물심양면으로 격려하고 지지해주시는 각계의 여러분들과 지금까지 연합회를 이끌어 오시고 지탱해 주신 역대 회장님들을 비롯한 각사 협회장님, 그리고 동료 PD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언제고 방송이 편할 날이 있었겠습니까 만은 지난 한해는 유난히 어려운 일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 일 년 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연합회를 훌륭히 이끌어 오신 김덕재 회장님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제가 연합회장을 맡게 되면서 여러모로 살펴보니 정말 얼마나 힘드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그 어려움을 제가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더욱이 지금의 정황으로 보면 이제까지의 문제들이 해결된 것이 아니고 보다 큰 해일이 밀려오기 전 잠시의 소강상태인 듯싶습니다. 이제 종편케이블 채널을 비롯해서 본격적인 해일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1987년 9월 PD연합회가 창립된 이래 올해 23주년이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제가 PD로서 방송생활을 한지 23년째입니다. 당시 우리 PD들은 방송을 책임지는 주체로서의 책임을 인식하여 연합회를 창립하고 참다운 방송을 통하여 자유언론과 방송문화 창달을 위하여 매진하겠다고 결의하였습니다. 방송이 민주사회 발전의 척도이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기본적인 조건의 하나임을 인식하였던 것입니다.

우리 PD연합회 창립 당시의 결의는 현재에도 유효합니다. 그러나 지금 참다운 방송을 지향하는 PD연합회의 창립취지는 대내외적으로 큰 도전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첫 번째 어려움은 정치적 환경변화로 빚어진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 그리고 다양성을 해치려는 시도들입니다. 방송의 공적기능에 대한 몰이해로 방송의 공익성을 정권의 이해와 함께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공보와 홍보와 언론을 혼돈하는 세력들입니다. 권력과 방송의 유착은 방송의 공영성이 아닌 권력에 의한 방송의 사적지배에 다름 아닙니다. 권력과 자본은 항상 방송을 지배하고자 시도해왔습니다. 일시적으로는 그 시도가 성공하는 듯 보인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길게 봤을 때 그 시도는 번번이 실패해 왔습니다. 이번에도 우리 2800 PD들은 일치단결하여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두 번째 어려움은 기술발전으로 촉발된 환경의 변화입니다. 정보통신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방송의 근본개념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방송과 통신은 이제 그 경계를 알 수 없게 되어가고 있으며 콘텐츠의 유통은 이미 국경을 넘고 매체간의 장벽을 넘어 이동하고 있습니다. 콘텐츠의 개념이 달리지고 있으며 그 쓰임새 또한 무한히 확대되고 새로운 모습으로 가공되어 끝없는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방송의 개념은 이미 방송을 넘어서고 있으며 아울러 PD의 영역도 끝없이 넓어지고 PD의 역할 또한 끊임없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PD들도 변화에 적응할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방송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아직도 전근대적인 제약으로 얽매여 있습니다.

PD는 단순한 정보전달자나 프로그램 제작자가 아닌 민주질서의 수호자이자 문화와 가치의 창조자이고 변화의 선도자입니다. PD에게 부여된 시대의 소명을 피해가지 않으면서도 문화 창달자로서의 역할을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이 시대의 언론인으로 또 문화의 선도자로서 뜻을 같이 하는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연대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PD들 스스로의 소통과 연대, 그리고 전문성 강화가 필수입니다. PD연합회와 PD저널 그리고 PD교육원이 각기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게 맡겨진 직분을 완수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시고 도와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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