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은 특히 사비성이 ‘한반도 최초의 계획도시’라는데 초점을 맞췄다. EBS는 “사비성은 백제 성왕이 글로벌 강국의 비전을 갖고 건설한 신도시”라며 “도시의 방어 및 경계를 위해 외성을 갖추고 신분에 따라 주거지역과 도로, 배수로 등을 바둑판처럼 정연하게 구획한 도시가 6세기 전반에 등장한 것은 동아시아 전체로도 의의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습지를 개발한 사비성 공사는 그만큼 뛰어난 기술력과 강한 리더십 없이는 불가능한 도전이었다. 전문가들은 사비 천도가 최소 15년에 연인원 200만명이 동원된 대역사였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삼국사기>에 사비성에 대한 기록은 단 한줄 뿐. ‘패자’인 백제의 역사가 조명을 받지 못하면서 사비성도 과거 속에 묻혔다. 다행히 지난 1993년 백제금동대향로 등 유물 발굴이 속도를 내면서 우리가 몰랐던 백제의 진면목이 드러나고 있다.
제작진은 흔적이 거의 없는 사비성의 복원을 위해 첨단 그래픽방식을 동원했으며, 상상력을 불어넣어 드라마 형식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사라진 미래도시>는 사비성 건물과 기반시설을 그래픽으로 정교하게 복원했고, 역사의 빈자리를 메워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사비성을 만든 사람들의 사연도 놓치지 않았다.
EBS는 “<사라진 미래도시>는 삼천궁녀와 의자왕으로만 기억되는 백제의 오랜 편견을 바로 잡고자 기획됐다”며 “본 프로그램의 목표는 잃어버린 백제의 이미지 복원이다. 사비성 이야기는 백제가 글로벌 국가였다는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EBS는 <사비성, 사라진 미래도시> 방영에 앞서 7일 사비성이 위치했던 충남 부여에서 제작발표회 및 시사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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