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성 뿌리 흔드는 MBC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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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성 뿌리 흔드는 MBC 개편
‘후플러스’·‘W’ 등 폐지 검토, 반발 거세…“밀실 개편 중단하라”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0.09.0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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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사프로그램 〈김혜수의 W〉(왼쪽)와 〈후플러스〉(오른쪽)

MBC 시사프로그램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 폐지를 둘러싸고 MBC 내부가 들끓고 있다. MBC 경영진이 오는 11월 개편을 앞두고 〈후플러스〉, 〈김혜수의 W〉 폐지와 주말 〈뉴스데스크〉 시간대 변경 등을 추진하자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김재철 사장이 ‘경쟁력 강화’를 주요 근거로 이번 개편은 물론 일부 부서의 조직개편과 창원-진주MBC 통폐합을 추진하는데 대해 MBC 공영성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MBC는 지난 8월부터 △시청률 △수익성(공헌 이익) △공영성 등 ‘개편 3대 조건’을 기준으로 편성 전략을 검토, 최근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를 폐지 대상으로 확정했다. MBC측은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이지만 〈후플러스〉 폐지 등은 이미 기정사실화 된 분위기다.

차경호 MBC 보도본부장은 7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후플러스〉 폐지를 전제로 “시청률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보도국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도 있어 경쟁력이 약한 부분을 접고 선택과 집중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데스크〉와 관련해서도 “주말의 경우 뉴스를 더 빨리 보고 싶다는 요구가 있어 그쪽(한 시간 앞당기는 방향)으로 기울어진 상태”라고 밝혔다.  

▲ MBC 시사프로그램 〈김혜수의 W〉(왼쪽)와 〈후플러스〉(오른쪽)
하지만 이에 대해 MBC 기자들은 “기자 본연의 임무인 심층 취재와 권력에 대한 감시, 비판의 역할을 포기하라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MBC 기자회는 〈후플러스〉 폐지 등을 보도 기능의 심각한 위축으로 보고 7~8일 기수별 회의를 열어 대응을 모색하기로 했다.

역시 폐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혜수의 W〉 제작진의 반발도 거세다. 지난 7월 16일 진행자를 배우 김혜수로 교체하는 등 자체 정비에 나선 지 한달 반 만에 폐지 물망에 오른데 대해 제작진은 “절차적 정당성과 합리적 근거가 전무하다”며 폐지 논의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제작진은 7일 폐지 철회를 호소하는 특보를 발행하고 “김혜수를 영입한 뒤 평균 시청률이 8.5%로 개편 전보다 1.2% 상승했으며 광고 판매가 꾸준히 상승해 9월 들어 제작비를 훨씬 상회하는 광고 수익을 기록했다”며 “폐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 관련 논의가 ‘밀실’에서 이뤄지는 “비정상적 개편”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MBC 내부에선 “경영진이 개편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나 근거를 밝히지 않기 때문에 확인되지 않은 여러 가지 설과 루머만 난무한다”는 불만이 높다. 이와 관련해 MBC PD협회는 지난 6일 성명을 내어 “개편은 마땅히 구성원의 동의와 확신 속에 이뤄져야 하는 변화”라며 “현재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을 개편에 대한 논의를 즉시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김재철 사장 등 경영진의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온다. PD협회는 성명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부서에게 끊임없이 경영진의 의도를 관철시키는 방향으로 개편의 틀을 짜나가도록 하고 요구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고 밝혔다. 복수의 MBC 관계자들은 이번 개편은 물론 MBC 경인지사 신설, 창원-진주MBC 합병 등 MBC와 관련한 주요 정책 결정 과정이 김재철 사장의 강한 ‘의지’에 따라 추진되어 왔다는 점을 지적한다. 김재철 사장은 최근 MBC 드라마국의 ‘분국’ 등을 포함한 드라마 경쟁력 강화 방안 검토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관계자는 “정책이나 방송사의 프로그램과 관련된 논의는 확실하게 오픈되어 밑에서부터 검토를 하고 공론화가 돼야 하는데 자꾸 밀실에서 결정되는 듯한 분위기”라며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MBC의 공적 시스템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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