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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칼럼]

지금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다름 아닌 언론이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한 PD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는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자유”라고 지적했다. 언론이 국민들의 눈과 귀가 되어 사회의 부조리를 밝히고, 올바른 입이 되어 잘못을 지적해야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기에 언론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담보하는 자유는 무엇보다 소중하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언론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다수의 언론은 스스로 권력의 눈치를 살피거나 권력과의 유착을 선택했다. 그렇지 않은 곳에는 권력이 직접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끊임없이 낙하산을 내려 보냈고, 비판적인 보도와 취재를 막으려 갖은 방법을 동원했다. 그 결과 언론의 감시기능은 급속히 위축되었고 권력의 눈치를 보며 보도의 수위를 조절하거나 보도 자체를 미루는 사례들이 수시로 발생했다. (가장 가까운 폐해는 이번 정부 개각 관련 보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다양한 언론장악 시도에도 불구하고 언론인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자 했던 이들에게는 무자비한 탄압이 이어졌다. 오랜 일터를 떠나 낯선 곳으로 밀려났고, 심지어는 젊음을 바쳤던 일터에서 쫓겨나야 했다. 공권력의 체포가 이어졌고 법정에서 지루한 싸움을 하며 정작 언론인으로서 할 일들은 기약 없는 미래로 미뤄졌다.

그리고 이제 심층취재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왔던 탐사프로그램들마저도 위협받고 있다. 이미 KBS에서 우수한 프로그램들이 잇달아 폐지되었고, 〈추적 60분〉은 PD들의 뜻에 반해 조직이 옮겨졌다. MBC에서도 위기는 심화되고 있다. 경영진이 〈PD수첩〉의 내용을 문제 삼아 일찍이 없었던 사전시사를 요구하더니 급기야 방송보류를 결정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나아가 다가올 가을 개편을 앞두고서는 저급한 산업논리, 경쟁논리를 앞세워 우수한 시사보도 프로그램들의 폐지가 거론되고 있다.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데 PD와 기자의 역할이 따로 없다. 하지만 그동안 PD들은 한국사회의 민주화 추세 속에서 사회적 쟁점과 이슈에 대한 심층탐사보도의 영역을 꾸준히 개척해왔으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 왔다. 그러한 성과들은 ‘PD저널리즘’이라는 이름으로 형상화되었으나 이제 이를 질시하는 권력에 의해 탄압의 목표가 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으로 PD들의 성과와 미래를 포기할 수는 없다. 새롭게 ‘PD저널리즘’의 역할과 미래를 고민하고 앞으로 나아갈 때다. 그것이 지금 여기서 우리가 다시 ‘PD저널리즘’을 말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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