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진주MBC 합병 ‘기습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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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주MBC 합병 ‘기습 처리’
10일 주총서 표결, 무효 논란…“날치기 강제통합 대가 치를 것”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0.09.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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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균 진주MBC노조 위원장과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등 7인이 진주MBC 소액주주의 위임을 받아 10일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PD저널
진주MBC 주주총회가 열리는 MBC 본사 10층 대회의장 앞에서 경비인력과 MBC노조 집행부가 대치하고 있다. ⓒPD저널
창원-진주MBC 합병안 처리를 위한 진주MBC 주주총회가 10일 오전 MBC 본사 10층 대회의장에서 열렸다. ⓒPD저널

진주MBC가 10일 주주총회를 열어 창원-진주MBC 합병안을 승인했다. 그러나 절차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무효 논란이 예상된다.

진주MBC는 10일 오전 11시 30분 여의도 MBC 본사 10층 대회의실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창원-진주MBC 합병 계약 건을 상정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 30분 열린 창원MBC 주주총회에선 합병안이 승인돼 진주MBC 주주총회 승인만 거치면 방송통신위원회 인·허가 절차만 남게 되는 상황이 됐다.

▲ 창원-진주MBC 합병안 처리를 위한 진주MBC 주주총회가 10일 오전 MBC 본사 10층 대회의장에서 열렸다. ⓒPD저널
그러나 진주MBC 노조를 비롯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 지부장들과 집행부의 반발로 이날 주주총회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MBC본부 전국 지부장 등 100여명은 이날 오전 7시부터 MBC 10층 앞 복도에서 ‘강제통합 결사반대’라고 적힌 마스크를 쓴 채 연좌농성을 벌였다. 사측도 주총 장소 주변에 40여 명의 경비 인력을 배치해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영배 기조실장, 최상재 위원장에 “이 새끼” 반말·욕설

주주총회가 열리기로 한 오전 10시 30분.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과 정대균 진주MBC 지부장 등 7명이 진주MBC 소액주주의 위임을 받아 공동대리인 자격으로 주주총회 참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MBC 측과 주주 대리인, 조합원들 사이에서 실랑이와 함께 약간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이날 진주MBC 최대주주인 MBC 본사를 대표해 주총에 참석한 전영배 MBC 기획조정실장은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을 향해 “이 새끼”라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주총장으로 들어가려던 전영배 실장은 최상재 위원장이 신원 확인을 요구하자 “손 치워 너” “이 새끼”라며 반말과 욕설을 내뱉었다.

최상재 위원장이 “언제 봤다고 반말이냐”며 “사과하라”고 요구했으나 전 실장은 웃음을 흘리며 노려보기만 했다. 주위를 둘러싼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고성과 욕설이 터져 나오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김종국 창원·진주MBC 겸임사장이 끼어들었다. 그는 “뭘 사과하냐” “방해하지 말고 조용히 하라”며 오히려 조합원들을 자극했다.

이에 최상재 위원장이 김종국 사장을 향해 “더 이상의 발언으로 충돌을 야기하지 말고 체통을 지키라”고 말했고, 김종국 사장은 “위원장이야 말로 조합원들을 진정시키고 바른 길로 가도록 인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맞섰다.

▲ 정대균 진주MBC노조 위원장과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등 7인이 진주MBC 소액주주의 위임을 받아 10일 주주총회에 참석했다. ⓒPD저널
이후에도 진주MBC 측에서 ‘공동위임’을 두고 원칙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실랑이가 이어졌다. 진주MBC 법률 대리인은 “원칙적으로는 1명에게만 위임을 하도록 되어 있고 공동위임은 정상적 주총 상황으로 볼 수 없다”며 “다수의 대리인이 들어와 어떤 역할을 할 지 명백하지 않고, 또한 업무방해로 가처분 소송을 당한 당사자들이 포함돼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상재 위원장은 “이 사안(합병)이 대단히 복잡하고 한 사람이 다 검토해서 판단하기 어려움이 있어 전문가와 이해당사자, 그리고 현안과 관련된 사람이 위임을 받아 참석하게 된 것이고 공동위임은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며 “우리 공동 대리인은 주총을 방해할 목적으로 온 것이 아니므로, 주총이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면 물리적 충돌이나 불법적으로 방해할 하등의 이유가 없으니 염려 말라”고 밝혔다.

주총 2시간여 만에 기습 처리…MBC 본사만 찬성

결국 이날 주총은 당초 예정보다 1시간가량 늦어진 오전 11시 20분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오후 1시께 사측의 자료 복사로 잠시 정회하는 동안 최상재 위원장은 주총장 밖에 대기하고 있던 조합원들을 향해 “다수의 주주들이 표결을 요구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 강제로 표결처리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며 “합병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없는 만큼 불공정 의사 진행이 있다면 막아내겠다. 경우에 따라 물리력으로 저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30여분 뒤 주총 의장을 맡은 김종국 사장은 합병안을 기습 표결에 부쳐 승인 처리했다. 최상재 위원장 등 소액주주 대리인들이 서둘러 막았지만 이미 의사봉을 세 번 두드린 뒤였다. 손을 들어 찬성 의사를 표시한 이는 MBC 본사를 대표한 전영배 기조실장뿐이었지만, MBC 본사의 지분율이 68.5%로 과반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측이 문제를 제기하자 김종국 사장은 “난 한 사람만 봤다. 그런데 그게 68.5%다”라고 말했다.

주총장 밖에서 대기하다 의사봉 소리를 듣자마자 진입을 시도하던 조합원들은 “이게 MBC가 제대로 가는 거냐”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최상재 위원장도 “40년 넘는 역사를 지켜온 회사 하나를 죽이는 일이다. 여기서 승인해도 방통위에서 허가 못 받으면 무용지물이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과 손실 비용은 어떻게 할 것이냐. 누가 책임질 것이냐.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예의는 갖춰야 한다. 5%짜리 소액주주지만 이해가 되지 않으면 얘기를 듣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은 “합병을 해도 복수 연주소를 유지하겠다고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그에 따른 주주들의 손해를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라고 물었다.

▲ 진주MBC 주주총회가 열리는 MBC 본사 10층 대회의장 앞에서 경비인력과 MBC노조 집행부가 대치하고 있다. ⓒPD저널
그러나 김종국 사장은 “복수 연주소를 유지할 계획”이라면서 “많은 의견을 들었고, 또 2시간 넘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나”라는 취지의 말만 되풀이했다. 30여분동안 소액주주, 조합원들과 논쟁을 벌이던 김종국 사장은 오후 2시께 회의장을 떠났다.

의장인 김 사장은 정식 폐회를 선언하지 않았고, 또 다른 안인 합병에 따른 정관 변경에 관한 건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에 정대균 진주MBC지부장은 “오늘 주총은 무효”라고 선언했다. 조준상 소장도 “폐회를 선언하지 않고 2안은 상정도 안 됐다”며 “법률적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무효 주장을 거들었다.

결국 김종국 사장은 10여분 뒤 다시 돌아와 “2안은 보고서 내용에 들어가 있다”면서 “주주총회는 끝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절차상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이날 주총이 법률적 요건을 충족했는지를 두고 무효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진주MBC 죽인 김재철·김종국·전영배, 대가 치를 것”

MBC노조는 이날 오후 19개지부 공동으로 ‘날치기 강제통합의 앞잡이들! 그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다’란 제목의 성명을 내고 “2010년 9월 10일, 대한민국의 지상파 방송사 하나를 죽이려는 후안무치한 횡포가 벌어졌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김재철 MBC 사장과 김종국 창원·진주MBC 겸임 사장, 전영배 MBC 기조실장 등을 “단 칼에 42년 역사 진주MBC의 목을 내리치려던 망나니”로 규정하며 “진주MBC의 목을 베려는 살인마가 정녕 ‘대한민국 공영방송 MBC’일 리가 없다. MBC가 결코 그럴 리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오늘 진주MBC의 구성원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통곡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김재철과 김종국, 전영배 그리고 그들의 살인 잔치에 행동대원 역할을 했던 장만호, 배용수, 서창수, 유금성, 차용훈, 김경도… 그들도 양심을 저버린 행위에 가슴 졸이며 눈물 흘릴 것”이라며 “모든 MBC구성원들은 오늘을 기억하며, 진주MBC를 없애버리고자 한 그들이 치러야 할 대가가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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