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제 TV는 필수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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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제 TV는 필수품이 아니다
[글로벌] LA=이국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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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1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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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10명 중 4명만이 TV 수상기를 가정에 반드시 있어야할 물품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최근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국인 3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이 같은 답변이 지난 2006년에는 64%, 지난해에만 해도 52%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그 추락의 경사가 급격하다. 즉 TV가 대중화된 이후 TV수상기를 가정 내 필수품으로 생각하지 않는 미국인이 과반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특히 집안에 있어야 할 필수품 12개 품목 중 유독 TV 수상기만이 1년 사이에 10%라는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미국인들은 반드시 구비해야하는 물품 1위로 자동차(82%)를 꼽았고, 유선전화(62%)를  2위로 선택했다. 하지만 유선전화 역시 휴대전화에 밀린 탓에 지난해에 비해 6%p가 낮아져, 그 낙폭이 큰 것으로만 보자면 TV 수상기 다음이다. 퓨 리써치가 ‘TV와 유선전화의 퇴색하는 영광(The Fading Glory of TheTelevision & Telephone: 2010년 8월 19일)’이라고 보고서 제목을 단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실제로 TV 수상기는 필수품이란 측면에서 8위를 기록해 7위를 기록한 전자레인지보다도 그 순위가 밀려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인들이 TV 수상기를 필수품으로 생각하는 경향은 갈수록 줄고 있지만, 가정 내 TV수상기 대수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75년 미국 가정의TV 수상기 대수는 가구당 1.57대였지만, 1990년에는 2.0대, 2000년에는 2.43대, 그리고 지난해 2009년에는 2.86대로 증가했다. 특히 초고속 인터넷망과 아울러 디지털 TV 수상기(Flat?Screen TV)를 필수품으로 생각하는 경향은  지난해 보다 2% 상승했다.

그렇다면 조금은 모순되는 듯이 보이는 이 같은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퓨 리서치는 우선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미국인들은 더 이상 TV 수상기를 가정 내 필수품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보다 큰 화면과 얇은 스크린, 그리고 보다 투명한 화질의 TV 수상기에 대한 구매 선호도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확실한 것은 유선전화의 경우, 휴대전화가 거의 완전한 대체 기능을 수행하지만, TV수상기를 완전 대체할 기기는 아직은 없다는 이야기다. 즉 소비자들이 컴퓨터나 스마트 폰을 통해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는 있지만, 스포츠 경기 등 생중계(real ?time access)로 보아야 할 프로그램의 경우, TV 수상기의 기능을 완전 대체할 기기는 아직 없다는 점이 TV수상기를 필수품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구매하도록 하는 경향을 낳게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LA=이국배 통신원 / KBS America 편성제작팀장

하지만 동시에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누구나 쉽게 예측하듯이 연령대가 높은 미국인일수록 TV 수상기와 유선 전화를 필수품으로 생각하고 있는 반면, 연령이 낮은 소비자일수록 그 필요성에 대한 수요가 적다는 사실이며 그것의 연령대별 격차 또한 크다는 사실이다. 시장변화라는 측면에서 지극히 보수적이라는 미국에서조차 미디어의 ‘사회적 네트워크’로의 중심 이동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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