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 플림랭, 공영방송 독립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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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 플림랭, 공영방송 독립 지킬까
[글로벌] 프랑스= 이지용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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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0.0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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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사르코지 정권이 발표한 공영방송 개혁법은 공영방송의 광고폐지와 방송위원회(CSA)가 심사·임명하던 공영방송 사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야당과 언론 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당의 발의로 입법된 ‘공영방송개혁법’에 따라 프랑스 텔레비전(France Television)은 지난 2009년도 1월부터 오후 8시~오전 6시 광고가 폐지됐다. 또 지난 8월 23일에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임명한 레미 플림랭이 프랑스 공영방송국그룹(GROUPE FRANCE TELEVISION)의 신임사장으로 취임했다.

플림랭이 처음부터 공영방송 사장으로 낙점됐던 것은 아니다. 당초 사르코지 대통령은 자신과 가까운 사이인 출판재벌 아르노 라가르데르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라디오 방송국 Europe 1의 사장 알렉산더 봉파르를 프랑스 공영방송그룹의 사장으로 임명하려 했다.

▲ 레미 플림랭 프랑스 텔레비전 사장 ⓒfrance 3
하지만 이 계획은 ‘프랑스 방송계를 RTS화(Radio Television de Sarkozy: 사르코지 대통령의 라디오·TV화) 하려는 게 아니냐’는 여론의 강력한 비판에 부딪히며 무산됐고, 결국 한 발 물러선 사르코지 대통령이 과거 공영방송그룹의 3번 채널(France 3)의 사장을 역임한 레미 플림랭을 임명한 것이다.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사장이라는 주홍글씨가 붙긴 했지만 플림랭 사장은 언론인으로 존경과 인정을 받고 있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재임기간 동안 사르코지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끝까지 임기를 끝마친 파트릭 드 카롤리스 전임사장은 “나는 태풍을 만났지만 새롭게 공영방송을 이끌 분들, 그리고 남아서 프랑스의 공영방송을 지킬 여러분들은 잔잔한 물결을 만나기를 빕니다”라는 의미 있는 이임사를 남기고 떠났고 이제 5개의 채널과 47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프랑스 공영방송 그룹은 플림랭의 시대를 맞게 되었다.

급변하는 미디어시장, 그리고 디지털 다채널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공영방송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플림랭 사장 앞에 놓인 과제는 막중하다.

플림랭 사장은 공영방송 주 시청자 층의 노령화 문제해결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현재 55세인 평균시청자 층을 45세까지 낮추겠다는 것이다. France 3 사장 시절 <더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드라마를 파격적으로 편성해 성공을 거둔 경험을 바탕으로 드라마 제작을 강화하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편성도 고려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프랑스 공영방송의 편성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 프랑스=이지용 통신원/ KBNe FRANCE 책임 책임프로듀서
외주사 선정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프랑스 텔레비전의 외주사 선정은 창구가 일원화 되어있어 그룹 외주 선정국에서 모든 프로그램의 외주제작사를 선정해왔다. 앞으로는 5개의 채널에 채널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작 구입하는 부서가 새롭게 만들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해결 과제는 광고폐지 이후 생긴 부족한 재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것과 자신에게 덧씌워진 ‘대통령 임명 사장’이라는 주홍글씨를 지울 수 있는 독립적인 공영방송을 만들어 내는 문제이다. 프랑스 언론계는 플림랭 사장이 공영방송의 안정적인 재원확보를 위해 사르코지 정부와 현명한 동반자 역할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공영방송의 독립을 지켜낼 수 있는 든든한 바람막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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