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시청자위 ‘수신료 여론몰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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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한 달 만에 ‘만장일치’ 찬성 … 전·현직 위원, 네트워크 결성해 홍보전

KBS 이사회(이사장 손병두)의 수신료 인상 합의처리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시청자위원회가 수신료 인상을 위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어 논란이다. 시민단체들은 “시청자를 대표하는 기구가 국민 다수의 반대여론을 외면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KBS 시청자위원회(위원장 손봉호)는 출범 한 달 만에 수신료 인상에 찬성 입장을 표명해 ‘거수기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비난에 직면했다. 지난달 1일 출범한 21기 시청자위원회는 30일 임시회의에서 ‘수신료 인상 찬성’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15명 가운데 8명이 신임위원으로 위촉된 KBS 시청자위원회가 한 달 만에 수신료 인상 찬성 의견을 내놓자, 시민단체들은 ‘졸속 처리’라며 반발했다. 미디어행동은 11일 논평을 내 “수신료 인상안을 충분히 검토치 않은 KBS 시청자위원회의 찬성 결정은 무효”라며 “시청자위원회가 수신료 인상을 위한 거수기로 동원됐다”고 비판했다.

지역 총국 전·현직 시청자위원들은 ‘KBS 시청자 네트워크’를 결성해 수신료 인상 여론전에 나섰다. 시청자위원을 포함해 시민단체, 교수, 경제인, 변호사, 여성단체 등 600여명이 참여한 ‘시청자 네트워크’는 12일 오후 여의도 KBS 예식홀에서 전국 총회를 열고 “수신료 현실화를 위한 자발적 시민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KBS수신료인상저지범국민행동은 11일 성명에서 “최소한의 여론수렴도 없이 만장일치로 수신료 인상 찬성을 결정한 21기 KBS 시청자위원회와 ‘KBS를 사랑하자’며 해괴한 단체를 만들어 수신료 인상에 들러리 선 일부 전·현직 시청자위원들은 더 이상 시청자를 참칭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한상덕 KBS 홍보국장은 이와 관련해 “‘시청자 네트워크’는 수신료 인상 지역 설명회 때 참석한 전·현직 시청자위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했다”며 “공영방송을 잘 아는 사람들이 수신료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방송통신위원회에 KBS수신료 인상안을 넘길 때 시청자위원회의 의견서가 필요해 입장을 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BS이사회는 13일 한 차례 더 수신료 인상을 논의할 계획이지만 여야 합의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는 당초 처리시한으로 정한 지난 6일 회의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여전히 ‘광고 축소’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정기국회 일정을 고려할 때 13일 이사회에서 여당 이사들의 단독처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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