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한 방문진, 이상한 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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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한 방문진, 이상한 감사원
[시론] 하승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 하승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 승인 2010.10.1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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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문화진흥회는 ‘방송문화진흥회법’이라는 법률에 의해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방송문화진흥회는 MBC 주식의 70%를 가진 최대주주로서 MBC사장과 중요임원을 임명하고 MBC 경영을 관리ㆍ감독한다. 이 방송문화진흥회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 MBC의 방만 경영을 개혁한다면서 MBC를 압박하고 괴롭혀 왔다. 결국에는 MBC사장과 중요임원을 정권의 뜻대로 교체시키는 성과(?)를 냈다.

그런데 ‘이 방송문화진흥회는 얼마나 알뜰하게 경영을 하고 있을까?’란 상식적인 의문을 가지게 된다. 방송문화진흥회는 자체수입 없이 MBC로부터 받는 배당금이나 이자수입으로 운영되는 기관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허술하게 운영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감사원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해 실시된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감사결과를 보니 놀라웠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방송문화진흥회야말로 방만하기 짝이 없는 경영을 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 몇 가지만 들어 보겠다.

첫째, 근거가 없는 돈들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해 왔다.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어 있는 비상임이사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했다. 또 관리자들에게 지급할 수 없는 연장(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 왔다. 규정상 지급근거가 없는 특별성과금, 격려금, 위로금 등을 2008년부터 2010년까지 9976만원이나 지급해 왔다.

둘째, 방송문화진흥회는 임직원들에게 휴대폰요금, 통신요금, 유류비 등을 마구 지원해 왔다.

업무상 필요가 있는 지에 관계없이 모든 임직원에게 휴대폰을 구입해 주고 통신요금도 지급해 왔다. 출장 시에는 출장비를 지급하는데도 이와는 별도로 간부들에게 매월 45만원씩 유류비를 지급해 왔다. 임직원들의 관광성 국외출장에 2007년부터 2009년까지 1억8100만원을 사용했다. 감사원의 표현에 따르면 “공무수행은 형식적으로 하고 관광 일정을 과다하게 운영하거나 부부동반으로 단순 관광을 다녀왔다”고 한다.

 2009년 일본국외조사의 경우에는 3박4일 일정 중에서 공무수행 시간은 총 4시간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나마 공무수행도 외국 방송국 건물 및 전시회 견학이나 MBC 국외지사 직원들과 만찬 등 당초 출장목적과 직접 관련성이 적었다고 한다. 지방의원들의 낭비성 해외연수가 자주 문제가 되지만, 이렇게 심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방송문화진흥회는 그 수준을 한참 뛰어넘었다.

셋째, 사내근로복지기금을 과다하게 적립해서 직원 자녀뿐만 아니라 직원 당사자도 대학원 이상 학비까지 지원받았다. 직원 자녀의 경우에는 유치원부터 대학교 학비까지 100% 지원을 해 줬고 국외유학까지도 지원하도록 지원기준을 마련해 놓았다. 또한 직원들의 개인연금저축 보험료까지 지원해 줬다. 이처럼 감사원 감사결과를 통해 드러난 방송문화진흥회의 방만 경영실태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이정도면 ‘신의 직장’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MBC의 방만 경영을 그렇게 질타했던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행태이다. 그는 2009년 8월부터 2010년 3월까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MBC 공격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런데 그가 이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기간 동안에도 방송문화진흥회의 방만 경영은 극에 달했다.

2009년 12월 24일에는 임금동결에 따른 격려금으로 17명에게 3089만원을 지급했다. 임금동결을 했는데, 격려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뭐하자는 건가? 더구나 같은 해 12월29일에는 계약직 사원 퇴직 위로금으로 2000만원을 지급했다. 2010년 1월13일에는 사무처장이 퇴직한다고 공로금을 2000만원 지급했다. 공금을 물 쓰듯이 쓰면서 선심을 부린 것이다. 결국 MBC의 방만 경영을 공격한 김우룡씨는 스스로 극도의 방만 경영을 했다. ‘방만 경영’은 공격의 핑계거리였을 뿐, 진실은 다른 곳에 있었다는 얘기다.

▲ 하승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감사원도 이상하다. 이렇게 방송문화진흥회에 문제가 많은데, 단순히 주의를 촉구하는 데 그쳤다. 근거 없이 지급된 돈은 환수하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필자가 내용을 좀 더 파악하고 싶어서 정보공개청구를 했더니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 감사원이 방송문화진흥회를 감사한 것은 18년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18년 만에 방송문화진흥회를 감사한 진정한 의도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왜 솜방망이 조치만 하고 관련 자료도 공개하지 않는지? 등등의 의문만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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