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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동포돕기와 언론
이용선<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contsmark0|북한의 식량난은 심각한가? 정부가 얘기한 대로 위기는 이제 넘겼는가? 황장엽비서가 말하듯이 전쟁은 위기즉발의 상황인가? 아니면 미국방부가 발표한대로 전쟁의 징후는 전혀 없는가? 북한동포에 대한 식량지원운동은 북한동포의 생명을 구하고 남북화해를 이루는 의미있는 운동인가? 아니면 북한붕괴를 지연시키는 감상적인 행동인가? 우리사회내에 이러한 견해의 차이와 대립이 존재한다. 통일문제가 우리민족의 최대 숙제중의 하나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 통일문제만큼 복잡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화두도 없을 것이다.북한의 식량난·경제난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또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다. 북한의 개혁개방과 농업개혁, 경제협력을 통해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임은 분명하다.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막기 위해서 식량지원과 경제교류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공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수십년간 선언위주의 남북대화가 별무성과였던 것과 비교한다면 최근 몇 달간 전개된 상황은 인도적인 접근이 남북관계 발전에 얼마나 의미있는지 가르쳐주고 있다. 식량지원과 교류협력은 전쟁위기 완화, 남북화해, 신뢰구축의 첩경이다.최근 7월 초 wfp의 캐서린 버티니 사무국장의 북한방문 보고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4천3백만불을 지원한다고 나서고 있고, 중국도 9만톤의 추가지원을 약속하였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북한 지원에 선뜻 동의하고 나설 만큼 북한의 식량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거꾸로 60만톤 이상의 외국지원을 이유로 북한 식량위기가 일단 해소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주장의 근거를 조금만 주의깊게 살펴보면 이중 계산이 혼재된 왜곡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추수때까지 북한의 자구노력분을 빼고 1백만톤이 부족하다. 그러나 숫자놀음은 중요하지 않다.지금 북한에는 6·25전쟁 당시보다 더많은 사망자를 낳을 민족 최대의 비극이 진행되고 있다. 수백만의 북녘 동포는 삶과 죽음 사이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여자들은 풀빵 몇 개에 허리띠를 풀고, 노인들은 자식들을 위해 목숨을 놓아버리고! 피골이 상접하고 움직일 기력조차 상실한 아이들! 최근 북한을 다녀온 인사들을 통해 이런 상황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이 참극의 총체적 진실이 보고될 것이다. 그 때 우리는 무어라 얘기할 것인가? 시간이 없다.때문에 종교계와 시민사회가 정부로 하여금 대규모 식량자원을 촉구하는 백만명 서명운동에 나섰다.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니 이제 당장 정부가 나서서 1백만톤, 최소한 50만톤을 지원해야 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민간의 외침은 작은 메아리 이상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물론 정부의 완고한 태도에 있겠지만 언론 책임 또한 크다. 최고의 언론자유를 구가하고 있는 우리 현실을 볼 때 북한동포돕기나 북한문제에 관한 언론의 이상한(!) 태도는 아이러니다. kbs 좧일요스페셜좩 재방송 무산, 모금단체 성금유용시비 미확인 사실에 대한 일방적 보도, 김수환추기경 등이 참가한 1백만명 서명운동 선포식의 미보도(또는 1단기사 처리), 북한식량위기나 동포돕기운동에 대한 계속되는 보도 외면 내지는 축소 등등 그 사례는 이루 지적할 수 없이 많다.우리는 “열심히 취재기사를 작성하지만 데스크에 가면 삭제되거나 용두사미격이 되고 만다”, 또 “북한 실태에 대한 기획을 하지만 채택되지 않는다”는 일선기자나 pd들의 자조섞인 얘기를 듣곤 한다. 이것은 정부의 언론규제에 순응한 탓이거나 아니면 언론의 사주나 데스크의 판단이거나 아마 둘 중 하나거나 둘 다일 것이다.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는 동전의 양면이다. 아니 자유언론은 민주주의의 견인차였다. 때문에 옳지 않은 정부의 정책을 교정하고 계도할 중요한 책임이 제4부라 불리우는 언론에게 있다. 언론의 자각과 분발없이는 북한주민의 대량아사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단발 프로그램이나마 게릴라식으로 북한실상을 알리는 기획작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는 한 pd의 얘기에서 희망의 단초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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