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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진주 통합 66%가 찬성?…“여론조사 빙자한 여론조작”

창원-진주MBC 통합에 대해 ‘경남도민의 66%가 찬성한다’는 요지의 여론조사와 관련, 창원MBC가 민의를 왜곡한 여론조작으로 지역민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창원MBC와 진주MBC는 한국갤럽에 의뢰,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양산을 제외한 경남 17개 시·군 1008명을 대상으로 창원-진주MBC 통합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66.2%가 찬성 의사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반대는 23.9%, 모르겠다는 응답은 9.9%였으며, 진주와 함안을 제외한 전 시군에서 반대보다 찬성률이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종국 창원·진주MBC 겸임사장은 지난 22일 국회 방송통신위원회 확인 감사에 출석해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날 〈뉴스데스크 경남〉을 통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진주MBC 지키기 서부경남연합’은 “찬성을 의도적으로 유도한 여론조작”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여론조사에서 67.2%의 응답자가 연내 두 방송사의 통합과 이에 따른 ‘MBC 경남’ 출범 사실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알고 있다는 32.8%의 응답자들의 통합에 대한 찬반 의견은 40 대 40으로 똑같이 나왔다. 즉 창원-진주MBC 합병 사실을 알고 있는 32.8%의 응답자 가운데 40%만이 찬성 의견을 나타낸 것이다.

그런데 창원MBC는 “진주MBC와 창원MBC의 광역화는 어느 하나의 회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MBC경남이라는 회사가 새롭게 탄생하면서 진주MBC는 진주본부, 창원MBC는 창원본부로 이름을 바꿔 제작 및 뉴스의 기능을 지금보다 강화하는 통합”이라는 설명과 함께 찬반 의견을 다시 물었고, 66.2%로부터 찬성이라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그러면서 “‘MBC경남’으로의 통합에 대해 도민의 2/3가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 창원MBC가 지난 22일 '뉴스데스크 경남'을 통해 보도한 창원-진주MBC 통합에 관한 경남도민 여론조사 결과. ⓒ창원MBC
애당초 67.2%의 응답자가 통합 사실을 모른다고 답했음에도 불구하고, 통합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설명한 뒤 재차 통합의 필요성을 물은 것이다. 또한 ‘창원MBC가 진주MBC를 흡수합병하고, 진주MBC는 해산한다’는 합병 계약서상의 내용도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진주MBC 지키기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성명을 내고 “사측에게 유리한 왜곡된 광역화 설명문을 반복하고 또 다시 찬성 반대를 묻는 이 설문이 과연 정상적인 여론 조사인가”라며 “애써 찬성 쪽 답을 유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진주 창원MBC 통폐합의 실상을 도민들에게 제대로 홍보하지 않은 회사 측의 잘못을 왜곡된 설명문 하나로 덮고 넘어가려는 얄팍한 술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여론조사 과정에서 찬성 의견을 유도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번 여론조사에 참여한 한 응답자는 ‘지역의 일자리 감소를 이유로 통합에 반대한다’고 답하자 면접원이 광역화 사업 설명문을 들려주며 고용을 유지하겠다고 한 뒤 찬성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부경남연합은 “껍데기뿐인 ‘진주 본점’ 홍보전에 이어 진실을 알려야 할 국정감사장에서 ‘엉터리 여론조사’로 국회와 지역민을 현혹한 행태를 즉각 사과하고, 공동여론조사와 공청회 등을 가질 것”을 창원MBC와 진주MBC 측에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창원지부도 25일 성명을 통해 “이번 여론조사의 목적과 시기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시청자와 창원MBC 구성원을 기만한 이번 여론조사의 설문지와 결과, 그리고 목적과 배경을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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