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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형 편집(Non-Linear Editing)새로운 차원의 혁명적 통제권

|contsmark0|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라 가능하게 된 비선형편집은 종전의 선형편집에 비해 기능과 속도면에서 진일보한 편집기술이다. 지난 224호부터 4회에 걸쳐 실렸던 mbc 예능국 장태연 부장의 비선형 편집이론은 이번호를 끝으로 맺는다. <편집자주>
|contsmark1|글싣는순서1. 1:1 편집과 비선형 편집(上)2. 1:1 편집과 비선형 편집(下)3. 종합편집과 비선형 편집4. 네트웍과 비선형 편집
|contsmark2| 네트웍 속으로
|contsmark3|영상이나 음향을 디지털 파일로 바꾸어 워드프로세서를 쓰듯 자유자재로 편집을 할 수 있게 해주고 cg나 sfx, paint기능까지 더해 줌으로써 일인 종합편집까지 가능케 한 비선형 편집은 이제 네트웍의 세계로 들어서면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의 꽃을 피우게 된다.
|contsmark4|전자가 닫힌 세계 속에서의 혁명적인 변환이었다면 후자는 광대 무변한 새로운 세계로의 혁명적 대장정의 첫 걸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네트웍을 통해 들어갈 그 곳에서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아직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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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ubiquitous(any time, any place) & uniform
|contsmark7|2002년 6월. 일본 요코하마 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결승전에서 세계 최강 프랑스를 꺾고 한국팀이 우승을 했다. 당연히 모든 방송사에 즐거운 비상이 걸리고 특집 뉴스, 한국팀이 우승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수훈 선수와 하이라이트 모음 특집, 역대 우승 팀 퍼레이드, 개막에서 폐막까지의 명승부 모음 특집, 축하 쇼, 토크 쇼 등이 편성되었다. 각 방송사마다 더 빨리 더 재미난 특집 방송을 위해 불난 호떡집처럼 기자들이건 pd들이건 난리가 난 상태.
|contsmark8|mbc에서도 이런 일이 생기면 늘 그래왔듯이 자료실과 편집실에 소란이 인다. 그런데 평소 하는 일이 달라 소 닭 보듯 지내던 기자와 pd들이 이 때만큼은 한 구석에서 자주 부딪히게 된다. 그것도 때론 험악한 감정싸움까지 벌이면서. 그 원인은 대부분 자료 테입 때문이다.
|contsmark9|뉴스건 특집이건 간에 멋진 골 장면이나 묘기에 가까운 드리블, 패스, 안타까운 슛 미스, 골키퍼의 선방, 히딩크 감독이 소리지르는 장면 등은 거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필요한 자료 화면이건만 테입은 하나요 필요한 손은 스물이 넘는다.
|contsmark10|이 때를 대비해 kbs와 sbs는 사전에 대용량 자료 서버와 비선형 편집실을 묶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모든 자료화면을 서버에 집어넣고 언제 어디에서건 필요한 대로 불러다 쓰고 있었다. 미리 준비하기를 잘 했다고 웃는 얼굴로 서로를 칭찬해가면서.
|contsmark11|mbc에서는 방송 시간이 다가올수록 여기저기서 고함이 오가고 전화기를 집어던지는 소리가 들린다. 월드컵 용 시험기종인 파나소닉 카메라로 찍은 테입은 소니 편집기에 걸려면 복사를 해야하는데 지금 복사실에는 다른 테입을 복사하느라 자리가 없다.
|contsmark12|한 쪽에서 테입을 빼 달라하고 복사중인 팀에선 이를 받아치며 설득과 설전이 한창이다. 프랑스와의 결승 테입은 뉴스에서 다 쓰고 나서야 다큐멘터리로 줄 수 있다 하고 그 전까지는 절대 테입을 넘겨줄 수가 없단다. 다큐멘터리는 뉴스가 끝나고 세 시간 후에 방송이 잡혀있는데.
|contsmark13|토크쇼를 준비하는 팀은 더 난리다. 그 제작팀은 갑작스런 한국의 우승에 스튜디오를 마련하느라 중계차만 갖다 대면 곧바로 방송을 할 수 있는 코엑스의 삼성전자 멀티비전 쇼룸을 섭외하였다.
|contsmark14|배경세트로 쓰일 멀티비전에 비디오 소스로 넣을 경기 모습을 편집하고 또 테입을 그 곳까지 전해야 하니 퀵 서비스로 날린다 해도 우승을 축하하느라 길거리로 뛰쳐나온 인파와 차량의 물결 때문에 한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contsmark15|다큐멘터리 제작이 끝나야 테입을 받을 수 있을 테고 토크쇼는 다큐멘터리 방송 바로 그 다음인데. 아마도 월드컵 우승의 감격과 기쁨의 열기가 사라질 때까지 mbc의 제작진은 죽음과도 같은 시간을 지내야 하리라.
|contsmark16|위의 이야기는 순전히 필자의 상상이다. 혹시 글을 읽고 기분 나빠졌을 mbc맨들이 계실지 모르겠다. 쉬운 이해를 위한 예시였음을 이해하여 주시리라 믿는다.
|contsmark17|별로 유쾌하지 않은 상상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세상에 큰 일이 일어나면 늘 있어왔던 일이다. 그러나 비선형 편집이 네트웍을 만나 세상이 달라지고 나면 그 시대를 휘어잡을 후배들에게 ‘옛날엔 어쩌고 어땠는데’하며 무용담처럼 들려주기도 머쓱한 이야기다.
|contsmark18|디지털은 <시간>과 <공간>과 <형태>라는 한계와 장벽을 한 순간에 깨어버린다. 홀로 있던 비선형 편집시스템이 네트웍을 통해 any time, any place, uni-form으로 통하는 디지털의 세계로 들어가면 이야기는 또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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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0|소유에서 접속으로
|contsmark21|서버에 접속만 이루어진다면 어떤 공간에서 언제고 형태의 제약이 없이 모든 자료를 공유하며 필요한 자료의 검색, 불러오기, 복사, 가공, 저장 등은 물론 전송과 수신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짐으로써 비선형 편집은 또 한번의 혁명적인 확장성을 갖게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contsmark22|또한 앞으로 방송환경은 it기술의 발전으로 제작, 편집, 송출이 하나의 네트웍 상에서 이루어 질 것이고 비선형 편집도 여기에서 고립될 수는 없다. 방송시장에서 고립은 정지이고 정지는 곧 사멸이기 때문이다.
|contsmark23|많은 것을 혼자만 갖고 있을 수 있었고 그래서 소유가 중요하던 시절은 이제 서서히 가고 있다. 지금은 “나는 접속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시절이다.
|contsmark24|접속을 통해 모든 사람이 모든 것에 다가갈 수 있는 시대로 옮겨가면서 방송사만의 특별함이라고 하던 것이 보통의 것이 되기도 하고 대체로 비슷하다고 뭉개버리던 개개인의 차이가 실제로는 엄청난 것이었음이 판명되는 등 세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세상의 많은 부분이 그 안에 포함될 것이며 오늘까지 비선형 편집을 이야기 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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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6|※ 원고작성을 도와주신 문수정(mbc 비선형 편집실), 박순미(mbc 특수영상 효과실) 사우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참고사이트:한국방송진흥원 아카데미 (http://kbi.re.kr/kbinet_academy/academy_index.html)
|contsmark27|mbc 장태연 예능국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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