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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조중동 MB ‘오기인사’ 두둔…지상파 3사 주말 전쟁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미국과의 미흡한 쇠고기 협상에 책임을 지고 2008년 촛불시위 이후 물러났던 민동석 전 농림수산식품부 통상정책관(차관보)을 외교통상부 제2차관에 내정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민 내정자는 쇠고기 협상 이후 온갖 어려움과 개인적 불이익 속에서도 소신을 지킨 사람”이라며 “자기 소신을 지키는 공직자에 대한 배려도 있었다. (이 대통령이) 이런 공직자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경향·한겨레 “MB오기인사…쇠고기협상 정당화, 정치적 복권”

민동석씨의 외교부 2차관 내정을 바라보는 27일자 주요 아침신문들의 시선은 엇갈렸다.

우선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 <민동석씨 차관발탁 또 MB식 ‘오기인사’>에서 “민 내정자가 최근 펴낸 자신의 저서에서 국민의 건강권 무시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촛불시위를 ‘내란죄’에 해당하는 “폭동”이라고 깎아내리는가 하면 “이념투쟁”으로 규정했다”며 이번 인사가 국민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 <한겨레> 10월 27일 3면
실제로 민 내정자는 통상정책관을 사퇴한 이후에도 쇠고기 협상을 옹호하고, 이를 비판한 MBC <PD수첩>에 소송을 제기했으며, 1심 재판에서 <PD수첩>에 무죄 판결을 내린 법원에 대해 “사법부가 이념에 물든 거짓 언론세력에 휘둘렸다고 본다”고 비난한 바 있다.

<한겨레>는 이어 3면 기사에서 “이 대통령이 민 전 정책관을 외교부 2차관에 기용한 것은 한미 쇠고기 협상이 정당했음을 강조하는 동시에 ‘쇠고기 촛불’로부터 이 대통령 자신과 관련자들을 사면·복권하려는 정치적 욕구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도 35면 사설에서 민 전 정책관의 외교차관 발탁을 “전형적인 이명박식 ‘보은인사’로 불릴 만하나, 단순한 보은인사가 아니다. 청와대가 촛불시위로 인해 친정인 외교부로 돌아와 한직에 머무르고 있던 민 내정자를 중용한 데에서는 국민을 상대로 한 오기마저 느껴진다. 몹시 실망스럽다”며 지명 철회를 주장했다.

조중동 “화려한 복귀…쇠고기협상 정권차원의 명예회복”

반면 조중동은 “화려한 복귀” 쪽에 방점을 찍었다.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사를 놓고 “회전문 인사”라며 맹비난을 퍼붓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동아일보>는 1면 <2년전 ‘매국노’ 매도됐던 쇠고기협상 주역의 컴백> 기사에 이어 5면 <靑 “불이익에도 소신 지킨 공직자 배려”> 기사에서 이번 인사가 ‘보은인사’가 아님을 강조하고 나섰다.

동아는 “이 대통령의 이번 인선에는 다목적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많다. 우선 공직자가 소신을 갖고 묵묵히 일을 하다 부당하게 피해를 볼 겨우 정부가 잊지 않고 챙긴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보은인사’라는 견해에 대해 ‘1차원적 해석’이라고 일축한다…(중략) 이 대통령은 외교부 개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민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3면 기사에서 민 전 정책관의 차관 내정과 관련해 “이 대통령에겐 트라우마와 같은 ‘촛불의 기억’을 이제는 확실하게 정리하고 넘어가겠다는 의지”라고 풀이했으며, <중앙일보>도 8면 <‘광우병 파동 희생양’ 그가 돌아왔다> 기사에서 “이번 인사에는 민 내정자 개인의 명예회복뿐 아니라 ‘정권 차원의 명예회복’이란 의도도 깔려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 <중앙일보> 10월 27일 8면
김미화 “핵심은 블랙리스트 유뮤”

KBS 출연금지 연예인을 말하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발언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방송인 김미화씨가 “나를 고소한 한국방송이 ‘블랙리스트 제보자를 색출하겠다’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9면 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26일 오전 네번째 경찰 조사를 위해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찾은 김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안의 본질은 KBS에 블랙리스트가 유형 또는 무형으로 존재하느냐 여부”라며 “하지만 KBS는 회사 내부 정서와 분위기를 나에게 전달한 방송작가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나와 해당 작가의 진실게임으로 사건을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 내내 블랙리스트를 처음 발설한 사람이 누구인지 추궁당했다”며 “내가 대답을 거부하자 경찰이 내 통화기록을 뒤져 <연예가중계> PD와 작가를 알아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작가는 경찰 조사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고, 결국 이날 경찰은 김씨와 해당 작가의 대질심문을 했다.

김씨는 “KBS 법무팀과 예능국장, 사장 등은 그동안 고소를 취하할 명분을 찾으려고 변호사와 지인을 통해 16번이나 사과를 요구해왔다”며 “고소가 취하되지 않으면 이번 일에 책임이 있는 KBS 임원 개인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질심문 등을 통해 조사가 모두 끝났고, 그동안의 조사 결과를 종합해 이달 안에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최승호PD “안종필 자유언론상 수상, 위축된 한국 언론의 현실 드러내”

경향은 21면에서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가 수여하는 안종필 자유언론상의 올해 수상자인 최승호 MBC <PD수첩> PD를 인터뷰했다. 최 PD는 지난 8월 보도한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으로 상을 받았다.

최 PD는 “(언론계가) 정상적 상황이라면 제가 상 받으면 안 되는 것”이라며 “안종필 선배님은 자유언론 투쟁과정에서 목숨 걸고 싸우면서 해고되고 감옥에 가셨는데, 저는 직업으로서 언론행위를 했을 뿐인데도 과분한 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PD로서 국책사업 검증 프로그램을 한 것이고 이는 당연한 일인데, 자신이 마치 자유언론의 투사인 양 과분한 상을 받는 자체가 이전보다 많이 위축된 한국 언론 현실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 <경향신문> 10월 27일 21면
최 PD는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 들어 방송사 기자·PD들에 대한 해고·징계 사태 같은 ‘채찍’, 보수언론사 선정이 유력한 종편 등의 ‘당근’ 같은 양동 정책을 거론했다. 그는 “지금 영혼이 없는 저널리즘이 양산되고 있다”며 “이런 저널리즘이 한국 사회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수택 SBS 논설위원의 “환경운동가, 목사, 신부, 승려 분들이 기자와 PD 노릇을 하고 있다. 그리고 개그맨(장동혁)이 논평을 한다. 현직 기자·PD들은 묵언수행 중”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그 묵언수행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김혜수의 W> <시사플러스 후>를 폐지한 MBC의 가을개편에 대해선 “KBS가 지금 제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사회 전체를 위해 MBC가 사회 환경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할 때인데, MBC마저 그 기능을 줄여버렸다”며 “시사프로그램 없앴다고 국민들이 좋아할지, 그렇게 해서 무얼 얻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SBS 지주회사 전환, SBS 희생해 대주주 이익 키우기에 골몰”

<한겨레>는 28면 기사에서 “SBS가 지주회사 전환 3년을 앞둔 지금 SBS 안팎에서는 이 체제가 SBS를 희생해 대주주 이익을 키우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지주회사 전환 전후 SBS홀딩스의 지분율이 낮은 SBS(홀딩스 지분 30.3%)의 이익을 감소한 반면,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 이익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07년 SBS의 당기순이익은 542억원, SBS콘텐츠허브는 47억원이었으나, 2009년 SBS의 당기순이익은 238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콘텐츠허브(홀딩스 지분 65%)는 10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만해도 SBS는 30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콘텐츠허브는 130억원의 흑자를 거뒀다.

▲ <한겨레> 10월 27일 28면
<한겨레>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장밋빛 청사진도 퇴색됐다는 평가가 많다”고 지적했다. 윤세영 SBS 회장의 아들인 윤석민 태영건설 대표이사가 홀딩스의 대표이사 부회장를 맡는 동시에 홀딩스가 지배주주로 있는 SBS드라마플러스(100%)·SBS골프(52.2%)·SBS스포츠(51%)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이윤민 SBS노조위원장의 말을 인용, “홀딩스와 SBS 대표이사를 맞바꿔 앉히는 등 윤 회장 부자가 각 계열사에 대한 회전문 인사로 완벽하게 인적 통제를 한 상태”라며 “최근엔 윤 대표이사가 SBS 간부들을 불러 홀딩스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 지원을 지시하는 등 SBS가 홀딩스의 사업이익을 위해 조종된다”고 비판했다.

지상파 3사 주말 전쟁

<한겨레>는 28면 기사에서 “MBC가 다음달 6일부터 토요일과 일요일 <뉴스데스크> 시간을 밤 9시에서 8시로 옮기면서 지상파방송 3사의 주말 뉴스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MBC 보도국은 가을 개편을 앞두고 이달 초 ‘주말뉴스부’를 신설했다. 뉴스 콘텐츠의 심층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부국장급 한명을 포함해 7명의 기자로 부를 꾸려 주말 뉴스용 기획을 전담한다. 뉴스 형식은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기자 출신으로 드라마 <김수로>, <스포트라이트> 등을 기획한 홍순관 부국장을 드라마국에서 주말뉴스 담당으로 배치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파격적이고 톡톡 튀는 클로징 멘트 ‘어록’으로 인기를 끌었던 최일구 앵커도 5년8개월 만에 주말 뉴스데스크로 복귀했다.

주말 뉴스데스크와 동시간대 맞붙게 된 SBS도 물밑 작업이 한창이라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SBS 보도국도 최근 주말 ‘8시 뉴스’를 담당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기존 기획취재팀(4명)에 각 부에서 7~8명의 기자를 차출해 주말 뉴스 아이템 발굴 및 제작에 나선다. 노영환 SBS 홍보부장은 “뉴스 전체 구성에 변화를 줄 계획은 없지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뉴스 아이템 개발에 좀더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타사에서 주말 8시 뉴스를 겨냥해 전략적인 편성을 한 적은 많았으나 별 소득 없이 물러난 점을 볼 때 이번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말 9시 뉴스 시간대 홀로 남은 KBS는 외형상 독주 채비를 굳힌 듯 보이지만 고정 시청자가 많은 문화방송과 에스비에스의 드라마와 시청률 경쟁을 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고 <한겨레>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장한식 KBS 뉴스제작1부장은 “기본적으로 문화, 레저, 여행, 건강 등 매거진성의 볼거리와 사람 사는 이야기들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2주 전부터 주말 ‘뉴스9’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슈 앤 뉴스’(심층 기획 뉴스)를 다양한 주제로 접근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언론자유지수 하락추세

경향은 21면 기사에서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하락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경향은 “국경없는기자회(RSF)가 2002년부터 발표하고 있는 ‘세계언론자유지수’에 따르면 2010년 178개 국가 중 한국의 세계언론자유지수는 세계 42위로 평가됐다. 참여정부 시절 30위권까지 상승했던 세계언론자유지수는 이명박 정부 들어 69위까지 떨어지는가 하면 40위권을 맴도는 등 떨어지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올해 순위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27계단 올랐다. 경향은 그러나 “이 순위는 한국의 언론자유 환경이 개선됐다기보다, 2009년 세계언론자유지수가 유례없이 하락했던 것이 회복된 결과”라며 “올해 42위로 순위가 오른 것은 역설적으로 지난해 한국의 언론상황이 비상식적으로 후퇴했다는 걸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또 “순위 상승은 정부 정책이나 언론계 노력 때문이라기보다 언론자유의 손을 들어준 법원의 판결 덕분”이라며 “RSF도 ‘국영 매체의 편집권, 독립성 등의 문제는 아직 계속되고 있지만’이라는 단서를 붙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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