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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할수 없을 정도의 황홀한 맛을 느끼게 해

|contsmark0|음식 맛을 표현하는 말 중에 ‘오마미’란 일본말이 있다.이 뜻은 단 맛, 신 맛, 짠 맛 등 5가지 맛으로는 표현 할 수 없는 그 이상의 가장 황홀한 맛의 표현이다.
|contsmark1|늦은 밤 심야 영화관에서 ‘사월 이야기’를 보았다. 영화가 종영하자 자리를 일어서는 관객들은 “뭐 이래?” ”심심하다”고 불평하듯 말한다.
|contsmark2|‘러브레터’의 탄탄히 갖추어진 드라마를 기대하며 심야극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은 60여분이 채 안되는 소품 같은 영화를 보고 떨뜨럼한 반응을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contsmark3|내가 생각하기에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이와이 순지라는 젊은 감독의 지난 필모그라피를 살펴보면 더욱 그렇다.
|contsmark4|‘오믈렛’(92년작, 21분)이혼한 남자는 헤어진 아내를 생각하며 아무 일도 못하고 상심에 잠겨있다.어린 아들이 엄마가 만들어주던 오믈렛이 먹고 싶다고 하자, 그 남자는 오믈렛 만드는 일에 골똘하게된다. 부엌은 달걀껍질로 가득 차고 출근도 잊은 채 몇 십 개의 오믈렛을 만들어낸다.
|contsmark5|어느 날 이혼하기 전의 행복했던 시절 찍었던 비디오 테입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오믈렛을 만들던 모습을 보게된다. 남자는 비디오를 보며 행복한 회상에 빠져 눈물을 글썽인다.
|contsmark6|이 영화는 엄마와 아빠를 따라 헤어져 사는 아들과 딸의 시선으로 그려진다.영화 속의 아빠의 모습은 어쩌면 아들의 상상력의 세계인지도 모른다.어른 같은 아이, 아이 같은 어른의 모습이 사랑과 이혼이란 어른 세계의 갈등을 선선하게 풀어낸다.
|contsmark7|또 다른 영화 ‘고스트 스프ghost soup’(92년작, 58분)크리스마스에 갑자기 집을 점거하러 온 두 사람. 그들은 지상의 유령들에게 스프를 대접하기 위해 온 천사다. 집주인인 남자는 자기 집에서 나가라며 천사들을 쫓아낸다.할아버지와의 옛 추억 속에 스프를 나눠주던 천사들의 따뜻한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그리고는 천사들과 힘을 합해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불쌍한 영혼을 위해 구원의 스프를 만든다.
|contsmark8|훈훈한 온정이 넘치는 이 두 가지 영화는 음식에 관한 소재라면 무엇이든 만든다는 후지 텔레비전에서 심야에 방송했던 음식에 관한 드라마 <라 뀌진느>시리즈 중의 일부다.
|contsmark9|이와이 순지는 영화 제작현장에서 영화 훈련을 쌓았던 감독이 아니다.어느 일간지를 보니, 그는 모든 매체에서 얻은 영감을 가지고 영화로 표현하는 비주얼 아티스트라고 자신을 말한다. 그리고 젊은 관객이 느낄 수 있는 자신이 살고있는 세계를 묘사하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인터뷰하고 있다.
|contsmark10|난 이런 점에서 이와이 순지 영화가 좋았다. 이와이 순지 감독 자신이 “…영화를 걸어 놓을 수만 있다면 내 서재에 걸어 놓고 싶다”라고 말한 영화.
|contsmark11|‘사월 이야기’는 홋카이도에서 자라난 소녀가 도쿄 근처의 대학에 진학하게 되어 수줍음으로 새로운 세계, 학교 또 그밖에 낯선 모든 것들과 만나는 삽화 같은 이야기다.우즈키는 무사시노라는 한적한 동네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한다. 개강하며 학과에서 자기를 소개하는 날 누군가가 이렇게 묻는다. “너 왜 이 대학에 진학했니?” 우즈키는 얼굴이 빨개지며 대답을 못한다.
|contsmark12|엉뚱한 친구를 만나, 낚시 써클에 가입하고, 이웃집 이상한 여자와 만나는 등 생소한 생활에 적응해 나간다. 우즈키는 이 동네에 있는 서점에 자주 간다. 그 이유는 그녀가 이 대학에 진학한 이유, 고등학교 시절 그녀의 짝사랑이었던 야마자키 선배가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연스런 만남을 시도하는데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비오는 날, 소녀는 선배가 계산대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기뻐한다.
|contsmark13|그러나 선배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한다. 실망한 그녀는 돌아서는데 선배는 그녀의 모습을 기억해내고는 가벼운 대화가 이루어진다. 시원하게 뿌려지는 빗속에 선배에게 빌린 빨간 우산을 들고 가는 소녀는 함박 웃음을 짓는다.
|contsmark14|이 영화의 예기치 못한 엔드의 크래딧 타이틀을 보며 어떤 신선한 맛과 인상이 내 머리를 치고 지나갔다. “앗! 오마미다” 이것은 나만의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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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6|필모그라피:본적 없는 내 아이(91)/살인을 하러 온 남자(91)/마리아(91)/게 통조림(92)/하지이야기(92)/오믈렛(92)/고스트 스프(92)/눈의 임금님(93)/fried dragon fish(93)/쏘아올린 불꽃놀이, 아래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93)/루나틱 러브(94)/undo(94)/러브레터(95)/swallowtail(96)/털모자(97)/사월 이야기(98)
|contsmark17|최병화 itv 특집제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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