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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KBS본부 비판 성명 “정권 홍보 지나치다”

KBS의 G20 정상회의 띄우기가 도를 넘었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은 27일 성명에서 “지금 KBS에서 방송되고 있는 G20 방송 홍수는 그 정도를 벗어났다”며 “더 이상 KBS를 정권 홍보의 도구로 전락시키지 말라”고 요구했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미 방송됐거나 방송 예정인 G20 관련 TV 특집 프로그램은 60여편, 편성시간은 약 3300분이었다. KBS본부는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G20 홍보 스팟과 일일 뉴스에서 다뤄지는 것까지 합하면 그 시간은 실로 어마어마하다”며 “이쯤 되면 거의 쓰나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 <G20 특별기획-희망로드 대장정> ⓒKBS
KBS는 지난 7월 <G20 특별기획-희망로드 대장정> 시리즈를 시작으로 <특별기획 국가탐구 G20>, <G20 특별기획 세계정상에게 듣는다> 등 각종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또 <아침마당>, <도전 골든벨> 등 정규 프로그램에서도 G20 특집 내용을 다루고 있고, 라디오는 <라디오정보센터> 등 6개 프로그램을 묶어 G20 특집으로 꾸몄다.

KBS본부는 “권력에 대한 아부도 정도를 넘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지난 봄에도 천안함 사건을 KBS가 앞장서 모금운동까지 해가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결국 국민들의 반발만 불러 일으켜 지방선거에서 현 정권 심판론에 부채질만 했다는 것을 정녕 모르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KBS본부는 “김인규 사장 취임 후 각종 돌발성 관제 특집 프로그램에 기자와 PD들이 동원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금 일선 제작자들은 사상초유의 특집 ‘폭탄’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충분한 토의와 계획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편성이 떨어지면서 정규프로그램마저 졸속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또 “해마다 몇 차례씩 열리는 G20 정상회의 개최를 당장이라도 선진국이 된 것인양 요란을 떠는 것도 문제지만, G20에 반대하는 노동계의 입장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선전하는 것은 정권 홍보를 위해 KBS가 앞장서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KBS에서 정권부역의 부끄러운 역사는 80년대로 족하다”며 “더 이상 KBS를 정권 홍보의 도구로 전락시키지 말고, 더 이상 우리를 벼랑 끝으로 내몰지 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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