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의 책읽기 ‘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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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를 부정하고 그것과 싸우는 자는 누구나 아나키스트다”

|contsmark0|스페인의 바스크 지방의 몬드라곤 협동조합 공동체는 아나키즘 자치공동체 운동이 성공적으로 실천되고 있는 곳으로 주목되고 있고, 호주와 일본에서도 이런 운동이 일고 있다고 한다.
|contsmark1|그런데, ‘테러리즘’과 ‘무정부주의’로 비판받아온 아나키즘이 작금 세계적으로 부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좌우 이데올로기에 가려졌던 인간의 본질적 문제에 대해 관심이 확대되었기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초국적 거대자본의 독점이 종래의 국경 개념과 국가기능을 회의적으로 돌아보게 하였기 때문일까?
|contsmark2|‘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은 조선 제일이라는 뜻의 삼한갑족 출신 이회영(李會榮 1867∼1932)이 모든 것을 버리고 만주행을 결행한 후 항일 독립운동사에 기여한 여러 족적을 살피고, 우당 이회영의 아나키스트적 면모를 들여다봄으로써 아나키즘이 1920∼1930년대 항일 운동가들에게 어떻게 수혈되었는지, 그리고 식민지 시대 한국적 아나키즘의 특징은 무엇인지를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contsmark3|책에 따르면, 이회영이 대륙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을 무릅쓰고 만주행을 결행한 때는 1910년. 그는 비밀 독립 결사인 신민회 창설 멤버로서 활약하고, 중국인의 옥수수 창고를 빌려 신흥무관학교 개교식을 강행했으며, 헤이그 특사 파견, 고종 망명계획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contsmark4|그후 이회영은 57세로 환갑을 바라볼 무렵, 뒤늦게 아니키스트로 변신했다. ‘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에서 주목할 부분은 대략 두 가지.
|contsmark5|첫째는 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신채호 등이 反임정, 反이승만 노선을 뚜렷이 했다는 점인데, 그 이유가 아니키즘적 사고라는 점이다. 당시 아나키스트들은 이승만이 미국에 조선의 위임통치를 청원한 인물이라며 임정참여를 거부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임시정부를 조직하면 지위와 권력을 다투는 분규가 끊이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고, 그 대안으로 아나키스트들은 정부가 아닌 독립운동 총본부를 조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이점에서 정치적 조직이나 권위의 ‘지도적 역할’을 거부하는 그들의 아나키즘적 사고가 드러난다.
|contsmark6|또 한가지. 한국의 아나키스트들이 무장 투쟁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흔히 아나키즘을 테러리즘과 동의어로 이해하는 이유는 러시아에서 ‘인민의 의지’라는 조직이 1881년 알렉산드로 2세를 암살한 것을 비롯해 1865∼1905년 사이에 많은 지배자가 무정부주의 성향의 조직이나 개인에 의해 암살된 역사 때문인데, 폭력을 거부했던 한국의 아나키스트들이 혁명을 위한 유일의 무기로 폭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contsmark7|아나키스트 신채호에 따르면, 아나키스트들은 이른바 끊임없이 독립을 위해 조건 양성에 힘을 싣고 있는 당시의 ‘준비론’은 벼랑 끝에 선 민족적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미몽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contsmark8|그래서 “오직 민중이 민중을 위하여 일체 불평, 부자연, 불합리한 민중 향상의 장애부터 먼저 타파함이 곧 ‘민중을 각오케’하는 유일한 방법이니” 먼저 깨달은 민중이 민중의 전체를 위하여 혁명적 선구가 되어야 하고, 전위에 선 민중은 모든 수단을 사용하여 식민난국을 극복해야 한다고 판단했으니, 우리 나라에서 폭력을 혁명을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여긴 ‘테러리즘적 아나키즘’은 일제와 싸우기 위한 독립운동의 극단적 형태로 수용이 되었다는 점이다.
|contsmark9|권력과 제도를 거부하고 인간의 자발성과 평등에 기초한 공동체 사회를 이상으로 하는 아나키즘. ‘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은 식민지 시대에 피었다 진 젊은 아나키스트들에 대한 기록이다.
|contsmark10|문태준 불교방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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