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내부 정보, 삼성으로 흘러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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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측, MBC 뉴스 시스템 접속”…노조 “언론사 심장부 유린”

MBC 내부 정보가 삼성에 지속적으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MBC는 최근 특별 감사를 통해 MBC 뉴스 시스템에 오른 취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유출된 정보는 삼성으로 흘러들어갔으며, 삼성 측 컴퓨터에서 MBC 보도국 뉴스 시스템에 장기간 접속해 온 정황도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이 같은 사실이 MBC 자체 감사와 지난달 29일 〈오마이뉴스〉의 단독 보도를 통해 밝혀지자 그간 입장 표명을 자제해 온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는 1일 성명을 내고 “경악스럽고 충격적”이라며 명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MBC노조는 “정보가 생명인 언론사의 심장부가 유린된 것”이라고 개탄했다.

▲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MBC
노조와 오마이뉴스 보도 등에 따르면 MBC 취재 정보가 외부로 유출돼 증권가 정보지에 토씨하나 다르지 않게 등장했으며, 외부인이 보도국 뉴스 시스템에 접속해 당일 방송될 뉴스 내용과 편집 순서를 담은 큐시트 등 보도국 내부 정보를 훔쳐 본 정황도 드러났다.

MBC는 지난 7월 시작된 특별 감사를 통해 뉴스 시스템을 담당하는 내부 사원이 삼성으로 이직한 MBC 퇴직 사원에게 정보를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IP 주소가 삼성으로 돼 있는 컴퓨터에서 MBC 보도국 뉴스 시스템에 장기간 접속해 온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지난달 28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정보 유출 의혹 혐의를 받고 있는 사원에 대해 대기 발령 조치했다.

MBC노조는 “그러나 몇 달에 걸친 특감에서도 사건의 진상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고, 정보를 훔쳐 간 외부세력은 물론 내부 유출자에 대한 징계조차 제대로 마무리 되지 않고 있다”며 신속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노조는 “얼마 동안 어떤 정보가 ‘누구’로부터 ‘누구’에게 유출됐는지 낱낱이 밝혀내야 할 것이다. 그 ‘누구’가 ‘단수’가 아닌 ‘복수’일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정보 커넥션 외에 또 다른 정보 커넥션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사는 그 진상을 빠짐없이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위 고하, 내·외부 인사를 막론한 책임자 엄중 문책도 요구했다. 노조는 “삼성이라는 거대 재벌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언론사 내부 정보를 수집해 이용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우리 언론의 역사에서 전대미문의 중차대한 사건”이라며 “상대방이 삼성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묻는데 미온적이라면 현 경영진은 사건 은폐라는 또 다른 죄를 저지르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삼성을 향해서도 경고했다. 이들은 “삼성의 MBC 내부 정보 수집이 사실이라면 이는 묵과할 수 없는 범죄 행위”라며 “삼성은 더 늦기 전에 이번 사건을 자체 조사해 그 진상을 낱낱이 고백하고, 모든 관련자를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으로서 MBC가 국민을 위한 정보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국민에 대한 MBC의 사죄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현 경영진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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