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금 4인방의 청춘, 희망의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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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BS ‘성균관스캔들’ 김원석 PD

“가장 섬세한 로맨스이자, 가장 큰 메시지를 던지는 정치 드라마”(10아시아 강명석). “국민이 낸 시청료를 제대로 돌려줬던” <성균관스캔들>이 2일 20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성균관스캔들> 감독을 맡았던 김원석 PD는 원작 <성균관 유생의 나날들>을 각색한 결과 “하고 싶었던 드라마에 부합했다”고 밝혔으며, ‘백성의 정치’를 대변하는 ‘잘금 4인방’을 통해 세상의 변화와 희망을 그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9일 오후 화성 촬영세트장에서 진행됐다.

▲ 김원석 KBS 드라마 PD. ⓒPD저널
- ‘성스폐인’ 신조어가 나올 만큼 ‘체감시청률’이 상당히 높았던 것 같다.

- ‘성스폐인’ 신조어가 나올 만큼 ‘체감시청률’이 상당히 높았던 것 같다. “우리가 보여주고 싶었던 걸 즐기면서 좋아해준 분들 덕분이다. 어떤 분들은 걸오와 여림의 아픈 과거를 보여주기 바랐고, 어떤 분들은 이선준과 김윤희, 정약용과 정조의 ‘가슴을 울리는 대사’를 향유했다. ‘꽃보다 남자’와 ‘커피프린스’, ‘미남이시네요’ 계보를 잇는 비주얼 좋은 청춘 드라마로 보는 어린 시청자들과도 함께했다. 어쨌든 캐릭터 창출에 성공한 결과다. 하지만 평이 늘 좋은 건 아니었다. ‘이 출연진으로 이정도 얘기밖에 못하냐’는 분들도 있었다.”

- 처음에는 꽃미남 청춘드라마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사회적 메시지가 드러났다. 전달하고 싶은 게 무엇이었나.

“처음 ‘조선시대 F4가 왔다’는 식의 홍보가 효과적일지 의문이었다. ‘커피프린스+꽃보다 남자’라고 시청자들이 오해할 만 했다. ‘성스’는 기획 단계부터 가벼운 드라마는 아니었다. 우리는 좀 다른 드라마를 해보고 싶었다. 젊은 시절 꿈을 회상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가진 자의 세상이다.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잘금 4인방이 변화와 희망의 불씨를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 마지막 사건으로 ‘금등지사’가 등장한 이유는.

“드라마는 4인방의 성장스토리를 담고 있다. 성장통은 사랑에 실패한 것뿐만 아니라 내가 살아온 세계가 점점 넓어지는 걸 의미한다. 잘금 4인방은 아버지를 통해 세상을 보던 창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금등지사 건은 이들의 성장통을 하나로 묶는 장치다. 4인방은 이 사건을 통해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고 아버지 세대를 거쳐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게 된다.”

- 잘금 4인방 캐스팅은 결과적으로 성공한 것 같다. 박유천 캐스팅을 평가해 본다면.

“동방신기 멤버 캐스팅 얘기가 나왔을 때 처음부터 영웅재중보다 믹키유천을 생각하고 있었다. 박유천은 굉장히 소박하고 투명하게 잘생긴 얼굴이다. 목소리도 좋다. 물론 대본을 분석할 수 있는 기본 트레이닝은 필요했다. 처음 대본연습 때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이 친구가 정말 표정이 다양하고 재능도 많았다. 지금도 (소속사 측에) 이 친구는 반드시 연기를 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KBS 2TV <성균관 스캔들>의 한 장면. ⓒKBS

- 다른 연기자들은 어땠나.

“유아인은 의외였다. 유아인은 처음에 하인수를 하려고 했다. 시청자들은 그에게서 ‘걸오’의 이미지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부담이 많았을 거다. 하지만 유아인은 자신만의 걸오를 만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지금 있는 걸오는 거의 유아인이 만든 걸오다. 송중기는 처음부터 제대로 된 캐스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송중기는 본래 여림이 캐릭터에서 본인이 조금 더 재밌게 하려고 노력했다. 박민영은 남장을 하고 있지만 중성적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 민영이는 누구보다 여성스러운 캐릭터로, 내게는 최고의 캐스팅이었다.”

- ‘잘금 4인방’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을 꼽는다면.

“구용하다. 신분이 다른 유일한 인물로, 여림이가 갖는 슬픔의 의미는 아무도 모른다. 속이 깊은 구용하는 가벼움으로 자신의 아픔을 숨기고 다닌다. 얼마나 아프길래 숨기고 다닐까. 캐릭터가 갖는 매력으로 치면 구용하가 최고다. 그래서 여림이를 소재로 한 스핀오프 논의도 있었다.”

- 아쉬운 점이 많을 것 같다.

“정체불명의 모든 장르들이 드라마 안에서 소화불량 된 느낌이 있다. (정치적 스토리에 대해서) 로맨스를 방해하는 요소라며 비판 의견도 많았다. 연출자 입장에선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근래에 이렇게 잘 만든 대본은 없었던 것 같다. 대본의 힘이 캐릭터의 힘을 만들었고, 캐릭터의 힘이 연기자를 키운 것 같다. 부족한 건 연출이었다. 생각했던 그림을 많이 구현해내지 못했다. 뼈가 부러지는 격렬한 경기인 장치기장면도 제대로 묘사하지 못했다. 시청자의 아쉬움을 충분히 이해한다. 연기자에게는 이 배역이 꼭 너희여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오라며 5개월간 숙제를 내줬다. 끝난다고 하니 배우들을 너무 혼 낸 것 같아 미안하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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