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방송 쓰나미…시청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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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방송 쓰나미…시청권 침해
[미디어클리핑] 1895일 만에 기륭 대타협…조중동 ‘외면’ 혹은 ‘축소’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0.11.02 0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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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일이었다. 기륭전자 노사가 파견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합의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다.

2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에 따르면 기륭전자 노사는 1일 국회 본관에서 조인식을 열고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조합원 10명에 대한 직접고용을 골자로 한 합의서에 최종 서명했다. 합의서에는 △조합원 10명의 직접고용 △노사 양측이 서로에 대해 제기한 고소·고발 취하 △노조 측의 농성 중단 △노사 양측 상호 비방 중단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경향은 “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향후 간접고용 문제 전반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 <경향신문> 11월 2일 1면
<한겨레>도 1면 <1895일 만에 ‘기륭 대타협’> 기사에서 “이번 합의는 회사가 비정규직 해고자들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장기 비정규직 투쟁사업장에서는 첫 사례”라며 “노동계는 이번 합의를 노조의 승리로 평가하면서 동희오토를 비롯한 다른 장기 투쟁 사업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10면 3단 기사로 기륭전자 노사 대타협 소식을 짧게 전했으며, <동아일보>는 14면 단신으로, <중앙일보>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기륭전자 사태는 2005년 7월 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노조가 설립된 이후, 회사가 비정규직을 해고하면서 불거졌다. 그해 노동부로부터 ‘불법파견’ 판정을 받자 회사는 파견 노동자들을 모두 해고한 뒤 생산라인을 아예 도급으로 전환했다. 이에 노조가 ‘불법파견 노동자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단식·삭발·점거농성 등에 돌입해 1895일 동안 노사 간 충돌을 빚어왔다.

“청와대, 사찰팀에 대포폰 지급”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이 공기업 임원 명의를 도용한 5대의 ‘대포폰’을 만들어 민간인을 불법사찰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제공했으며,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이를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이 1일 제기됐다. <한겨레> 1면 머리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공직윤리지원관실 장아무개 주무관이 (총리실)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영구삭제하기 위해 수원의 컴퓨터 전문업체를 찾아갔다”며 “장 주무관이 (수원에) 가기 전 대포폰을 이용해 업체와 통화했다는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검찰이 해당 업체의 통화 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다섯개의 대포폰이 발견되었는데 모두 청와대에 전달되었다고 한다”며 “이 대포폰은 청와대 행정관이 공기업 임원 명의를 도용해 만들었으며, 비밀통화를 위해 (총리실) 지원관실에 준 것이라고 한다. 이 부분을 내사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수사를 마쳤고 장 주무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법원에서 기각해 불구속기소한 상태”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최아무개 행정관을 조사했다는 보고를 받았느냐는 이 의원의 물음에 이 장관은 “(그런 사실을) 안다. 조사 당시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제 이야기가 그대로 사실이냐”고 거듭 묻자, 이 장관은 “그렇다. 구체적인 것은 법정에서 다 이야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포폰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로선 파악된 게 없다. 검찰에서 수사하는 구체적인 상황까지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포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청와대 최아무개 행정관은 “잘 모르는 일”이라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 <한겨레> 11월 2일 1면
강기정 “김윤옥 여사가 남상태 로비 몸통”…중앙 “이 대통령 대로”

<경향신문> 1면 기사에 따르면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1일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의 ‘몸통’이라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묵과 못할 망언”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강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지난해 1월26일 김 여사의 동생인 김재정씨가 골프 도중 쓰러져 서울대병원에 입원하자, 남씨는 김 여사가 방문하는 날을 미리 알아내 부인과 함께 김 여사를 만났다”면서 “남씨의 부인은 김 여사의 둘째 언니 남편인 황모씨 주선으로 2월 초 청와대 관저에서 김 여사를 만나 남편의 연임 로비를 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 사실은 김 여사의 부속실장이 김씨의 부인에게 직접 전화해 ‘남씨의 부인이 관저에서 김 여사를 만났다’고 확인해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이어 “2월10일쯤 김 여사가 정동기 당시 민정수석에게 남씨의 연임을 챙겨보라고 지시해 정 수석이 2월15일쯤 민유성 산업은행장을 만나 김 여사의 뜻을 전달했고, 2월19일쯤 민 행장이 대우조선해양 이사진에 남씨의 연임을 통보하자 다음날 이사회가 연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 과정에서 1000달러짜리 아멕스(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수표 묶음이 김 여사와 황씨에게 전달됐다는 것이 ‘남상태 연임 로비’의 본질”이라며 “이걸 감추려고 이제 와 부랴부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수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일보>는 1면 <이 대통령 격노> 기사에서 “강기정 의원 의혹 제기에 이 대통령이 대로(大怒)하고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이 ‘사실무근의 망언을 한 강 의원을 상대로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공언했다”고 전했다.

“MBC 보도국 내부 정보, 삼성에 지속적으로 유출”

MBC 보도국의 내부 정보가 삼성에 지속적으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한겨레>는 11면 기사에서 “1일 MBC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MBC는 지난 7월 특별감사를 통해 보도국 뉴스시스템을 담당하는 직원이 3년 전 삼성으로 이직한 MBC 기자 출신에게 내부 정보를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자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유출된 정보는 기자들의 취재 보고와 당일 방송될 뉴스, 편집순서가 담긴 큐시트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에 따르면 MBC는 자체 조사에서 아이피(IP) 주소가 삼성으로 된 컴퓨터에서 보도국 뉴스시스템에 장기간 접속해온 사실과 뉴스시스템에 오른 취재 정보가 외부로 유출돼 증권가 정보지에 그대로 담긴 사실 등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 감사실은 유출된 정보 내용과 정보가 빼돌려진 경위, 담당 직원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해 정밀 조사 중이다.

정보 유출자로 지목된 직원은 지난달 29일 대기발령을 받은 상태다. 이 직원은 “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없다”며 직접적인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MBC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정보가 생명인 언론사의 심장부가 유린된 사태”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사쪽에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삼성의 정보 수집이 사실이라면 이는 묵과할 수 없는 범죄 행위”라며 “삼성은 이번 사건을 자체 조사해 그 진상을 낱낱이 고백하고 모든 관련자를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위대한 탄생’ 오디션 참가자 저조?

5일 방송 예정인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이하 <위대한 탄생>) 제작진들이 오디션 참가자 수 저조 등으로 냉가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다. <동아일보> 26면 기사다.

기사에 따르면 <위대한 탄생>은 MBC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오디션 참가자 수는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채널 Mnet의 <슈퍼스타K>에는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통해 134만 명이 지원한 반면, MBC의 경우 지난달 17~18일 서울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첫 번째 1차 예심에는 6000여 명밖에 참여하지 않았다.

동아는 “짧은 준비 기간 때문에 예심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라며 “<슈퍼스타K>가 대전과 인천, 대구 등 전국의 주요 대도시를 돌며 예심을 진행한 반면 <위대한 탄생>은 1차 예심을 서울 잠실과 경기 고양시에서만 치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프로그램의 이민호 책임프로듀서는 “잠실 예심 때에는 상금도 확정되지 않았고 홍보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13~14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예심에서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는 “MBC 내부에서조차 준비 기간이 1년여에 달했던 ‘슈퍼스타K’와 비교해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며 한 예능 PD을 말을 인용, “두 달밖에 안 주고 더 나은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 <한국일보> 11월 2일 31면
“G20 홍보 프로그램 쓰나미…시청권 침해”

<한국일보>는 31면 기사에서 “2010 G20 서울 정상회의를 열흘 앞두고 방송사들이 일방적인 홍보성 특집 프로그램을 쏟아내면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비판의 중심엔 KBS가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집계에 따르면 KBS에서 이미 방송됐거나 방송 예정인 G20 관련 특집 프로그램.은 TV만 총 60여편, 편성 시간으로는 무려 3300분에 이른다. 프로그램 중간중간 방송되는 홍보 스팟과 뉴스 보도는 제외한 분량이다. KBS <뉴스9>는 G20 정상회의를 100일 앞둔 8월 3일부터 10일 단위로 연이어 특집 코너를 편성해 대학생들의 자원봉사 참여 열기, 의전 차량 등을 소개하는 홍보성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아침마당> <도전 골든벨> 등 다자간 정상회의와는 한참 거리가 있어 보이는 프로그램도 G20에 초점을 맞춘 특집을 제작해 방송했다. 책 소개 프로그램 <책 읽는 밤>은 ‘G20 기획’이라는 부제를 달고 3일과 9일, 각각 박세일 교수의 ‘창조적 세계화론’과 기 소르망의 ‘원더풀 월드’의 내용을 소개할 예정이다. 두 책은 세계화를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파악하는 논지를 담고 있다.

다른 방송사들의 G20 관련 특집도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MBC는 G20 정상회의 개막 전날(10일) 85분 간 방송할 예정으로 지난달 28일 <MBC 특별기획, G20 코리아 콘서트> 녹화를 마쳤다. 30일엔 김재철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G20 성공기원- 대한민국 국궁 페스티벌>이라는 행사도 열었다. EBS는 1일부터 ‘G20 특집’ 밴드를 단 <세계의 교육현장>과 <세계의 문화콘텐츠> 프로그램을 편성해 방송하고 있다. SBS의 뉴스에서도 G20과 관련한 내용의 비중이 크지만 정부의 홍보 논리를 벗어난 시각을 찾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KBS본부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묻지마식 G20 방송 홍수는 정도를 벗어났다. 권력에 대한 아부도 정도를 넘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지적했다. MBC 노조 관계자는 “국궁 페스티벌에 대해선 이미 사측에 문제 제기를 했고, G20 회의가 끝난 뒤엔 보도와 특집 방송에 대해 분석 작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국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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