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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뉴스데스크’ 저녁8시 맞불 편성…“KBS 드라마와도 해볼만”

MBC와 SBS의 주말 뉴스 경쟁에 불이 붙었다. MBC 주말 〈뉴스데스크〉가 KBS 〈뉴스9〉와의 경쟁을 피해 SBS 〈8뉴스〉에 맞불 편성을 한 것이다. MBC와 SBS 주말 저녁 뉴스의 안방극장 쟁탈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뉴스 시청률이 이후 연속 편성된 드라마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말 시청률 경쟁 가열화가 우려된다.

MBC는 오는 6일부터 주말 〈뉴스데스크〉를 한 시간 앞당겨 저녁 8시에 방송한다. 〈뉴스데스크〉의 시간대 이동은 40여년 만에 처음이다. MBC는 주말 뉴스를 전담하는 부서까지 신설, 지상파 메인 뉴스 최초로 평일과 주말 뉴스 시간대 이원화를 실시한다.

▲ 6일부터 주말 '뉴스데스크' 진행을 맡은 최일구(왼쪽), 배현진 앵커가 2일 기자간담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MBC
MBC가 이 같은 모험을 시도한 것은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주말 경쟁력 약화 때문이다. MBC 뉴스는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KBS와 SBS에 밀려 꼴찌 신세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말 연속극 역시 수년째 부진의 늪에 빠져 KBS에 1위 자리를 고스란히 헌납한 상태다. 저녁 10시대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 또한 SBS에 밀려 힘을 못 쓰고 있다.

이 같은 판세를 뒤집기 위해 선택한 것이 주말 뉴스의 변화다. 주말 저녁 뉴스-드라마-드라마 연속 편성으로 경쟁력 강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40년 만의 〈뉴스데스크〉 시간대 이동에 대해 MBC 보도국 기자들과 노조 등은 “위험한 도박”이라며 우려를 나타냈지만, MBC 경영진은 해볼만 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주말 프라임타임에 뉴스 수요가 다른 평일보다 앞당겨져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MBC는 ‘어록’ 등으로 유명한 최일구 앵커를 긴급 투입하고, 지상파 뉴스 프로그램으로는 전례 없이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최일구 앵커를 주인공으로 한 예고편을 제작, 지난달 25일부터 TV는 물론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유튜브를 통해 홍보 중이다. 또 MBC 여의도 방송센터 사옥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강남역 및 신사역 사거리 등에 옥외 광고도 설치했다. MBC 안팎에선 홍보비용으로만 십수억 이상 들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일구 앵커는 3일 MBC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에도 출연한다.

MBC는 주말 〈뉴스데스크〉의 새로운 콘셉트를 ‘살아있는 뉴스, 시청자가 주인인 뉴스’라고 설명했다. 현장 중계차 연결과 기자들의 스튜디오 출연 등을 확대하고, 최일구 앵커가 직접 ‘뉴스 메이커’를 만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오는 6일 개편 첫 방송에선 최 앵커가 전남 무안군을 찾아 이른바 ‘낙지 머리’ 논란으로 가슴앓이 한 어민들을 만난다.

포맷 변화에 따라 신뢰도 저하와 뉴스 연성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홍순관 MBC 주말뉴스 담당 부국장은 “‘뉴스는 뉴스다’라는 기본 모토 하에 버라이어티가 아닌 보도 전통의 충실한 뉴스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최일구 앵커도 “진행의 연성화는 될 수 있을지언정 콘텐츠 연성화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MBC가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선보인 주말 '뉴스데스크' 광고.
주말 뉴스 변화에 대해 MBC측의 기대는 크다. SBS 〈8뉴스〉와의 경쟁을 넘어 장기적으로 KBS의 주말 연속극과도 해볼만하다는 의지다. 홍순관 부국장은 “SBS를 이기는 것보다는 시청률 15%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 노력에 따라 뉴스 시청률로 드라마를 누를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욕심을 내비쳤다.

SBS측은 긴장한 분위기 속에 일단 MBC를 지켜보며 대응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SBS 홍보팀 관계자는 “MBC가 주말 맞편성을 하면서 (우리도) 8시부터 10시 시간대에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금락 SBS 보도본부장은 “시청자들의 선택이 중요하기 때문에 콘텐츠 역량을 높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영범 SBS 보도국장도 “안 하던 뉴스를 할 순 없으니 좋은 뉴스로 선택받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당장 SBS는 오는 6일부터 MBC와 마찬가지로 〈8뉴스〉에 〈스포츠뉴스〉를 통합해 방송한다. 보도국에서는 사회부 기획취재팀 인원을 보강하며 주말용 아이템 기획을 별도로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자체 제작한 〈8뉴스〉 홍보영상을 통해 ‘유명환 장관 딸 특채’건과 ‘가짜 국쇄’건 특종보도를 언급하며 자사 뉴스를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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