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포폰, 워터게이트보다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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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뉴스메이커] 이상돈 중앙대 교수, PBC ‘열린세상, 오늘’

▲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보수 법학자로 꼽히는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는 청와대가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포폰’을 지급한 것에 대해 “어떻게 청와대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한심한 생각이 든다”며 “정부 도덕성 철학의 끝이 어디인지 걱정되는 바가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5일 평화방송(PBC)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차명폰’이니 문제될 게 없다는 청와대 해명에 대해 “차명으로 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참 당혹스럽다”며 “요새 기업의 불법 자금도 다 차명계좌를 수색하는 것 아니냐? 굉장한 자가당착”이라고 꼬집었다.

이상돈 교수는 이번 사건이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과 비교되는 것과 관련 “검찰이 수사는커녕 오히려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기 때문에 (청와대 대포폰 사건이)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닉슨 대통령이 사임하게 된 워터게이트 사건은 백악관이 전직 CIA 요원들을 고용해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의 선거본부를 감청하려다 들통 난 사건”이라며 “워터게이트 사건은 백악관 참모진이 은폐하고자 했지만, 미국 검찰은 수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지금 법무부 장관 발언에 비춰 봐도 뭔가 석연치 않은데, 이 경우 당연히 여야 합의로 국정조사하고 특검을 해야한다. 과거 같으면 여당 스스로 야당의 특검 조사에 응했지만, 현 정권 들어와서는 그냥 넘어가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며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이상돈 교수 인터뷰 전문
-청와대의 불법 대포폰 제공 문제로 정치권이 시끄럽습니다. 이번 파장 접하시면서 어떤 점을 느끼십니까?

▶저는 대포폰이니 대포차라고 할 때, 이 대포라는 용어가 어디서 나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대포폰, 대포차같은 것은 대포차같으면 불법이고요. 사실상 떳떳하지 못한 일 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사용하는 걸로 알았는데, 어떻게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이 일을 하는 청와대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하는 것은 참 한심한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정부의 도덕성 철학이 그 끝이 어디인가 걱정되는 바가 많습니다.

-청와대에선 대포폰으로 곤혹스런 처지에 놓이자 대포폰이 아니고 차명폰이었다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 이렇게 해명하자 야당에선 말장난 하지 말라고 반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사실상 제가 알기도 휴대폰을 통상적인 경우에 가까운 가족에서는 이름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가 투명하다는 것이고 제가 알기로는 그런 것은 법적 제한은 없습니다. 가족이니까요. 왜 도대체 구태여 차명으로써 휴대폰을 써야만하느냐 거기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지요. 거기에 대한 설명도 없고, 또 우리 사회가 최근 10여 년동안 맑아진 것은 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 같은 실명제를 했기 때문이 아닌가요? 그래서 공직자들의 재산 사항같은 것도 드러나고 그런데 정부가 차명으로 했으니까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참 당혹스럽습니다. 요새 기업의 불법 자금도 다 차명계좌를 수색하는 것 아닙니까? (정부 해명은)굉장한 자가당착이지요.

-감청때문에 다른 행정관것을 빌렸다는 설명도 비공식적으로 하는데 글쎄요. 석연치 않긴 하군요. 전반적인 상황을 보면요. 과거 같았으면 이런 일이 불법적인 일이 정부내에서 벌어졌으면 누군가 확실히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그랬을 것 같은데 이명박 정부들어선 문제가 생겨도 그냥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예를 들면 대법관 한 분이 법원장할 때, 담당 재판관한테 어떤 지시를 했다, 굉장히 큰 문제였었는데 그것도 흐지부지 되어버렸고 심지어 전 같으면 당장 문제가 되는 어떤 장관(이만의장관?)이 말이죠. 개인적으로 부끄러운 일이 발생했다, 이런 것도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까? 이것이 이 정부 들어서 참 두드러진 변화가 집권층과 거기에 편승한 고위 공직자들이 부끄러운 게 없어졌습니다. 어떤 문제가 드러나도 그냥 버티면 된다, 문제를 인식하고도 '그랬다, 어쩔 것이냐?' 하고 그냥 넘어갑니다. 최근에 국회에서 발언 같은 것도 대부분 그렇습니다. 이렇게 된 것은 저는 역시 윗물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애초에 최고위직에서부터 이런 것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퍼지지 않았느냐 이런 것입니다.
-이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이냐 이런 식으로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냥 넘어가버리고 하면 최고 정부 상층부에서 그렇다면 나라가 국민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문제가 생겨도 그냥 넘어간다, 이게 나중에 국가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그런 것도 이야기가 나오는 데요.

▶그렇죠. 걱정되는 바가 많지요. 과연 이렇게 가서 끝이 어디냐는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과연 우리가 자식들한테, 후대들한테,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 살고, 이 세상에 진실이 있다, 정의가 중요하다 그렇게 가르칠 수 없지 않습니까, 이 사회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이지요.

-이번 사건으로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이 떠오른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최근 국내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포폰등 불법 논란과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한번 비교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사실상 닉슨 대통령이 사임하게 된 워터게이트 사건과 이번 사건은 굉장히 흡사합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이라는 것은 70년대 초에 당시 집권 공화당의 백악관이 전직 CIA 요원들을 고용해서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의 선거본부를 감청하고 사찰하려다가 들통이 난 사건입니다. 문제는 이것을 백악관이 알고 이것을 은폐하자고 했습니다. 그 은폐하려는 자체가 언론에 의해서 폭로가 되었고결국은 탄핵 심판 제기가 되었고, 탄핵 절차가 개시되었고 대통령이 사임했습니다. 그로 볼 것 같으면 이번에 민간인 사찰건이 굉장히 흡사합니다.

더 문제가 된다고 보는 것은 우리의 경우는 검찰이 수사를 하기는 커녕 오히려 은폐하지 않았느냐 그런 논의가 연일 있지 않았습니까? 그 점에서 볼 것 같으면 워터게이트보다 더 심각하지요. 워터게이트 사건은 백악관의 참모진이 은폐하자고 했고 미국 검찰은 수사를 했습니다. 수사를 하다가 독립적인 수사가 안 될 것 같다고 해서 의회에서 특별검사한테 수사를 넘기면 좋겠다 해서 인계된 것이지요. 그러니까 더 우리의 경우는 이번에 검찰의 행위가 사실이라 하면 더 심각한 것입니다.

-야당의원들도 재수사 해야한다라는 이야기를 지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재수사 신뢰성이 있겠느냐 해서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보셨습니까?

▶지금 검찰이 법무부 장관 발언에도 비추어보건데 뭔가 석연치않지 않습니까? 이런 경우 같으면 당연히 여야합의로 국정조사하고 특검을 해야만 하겠지요. 그런데 문제는 과거같으면 이런 데에서도 여당이 스스로 이런 문제가 있으면 야당의 특검 조사에 응합니다. 현 정권 들어와서는 그냥 응하지 않고 넘어가려고 하지요. 이런 문제입니다.

-특검은 아니고 재수사하자는 정도로 여당의원들이 이야기하는데, 그걸로는 잘 안될 것이라고 보시는 겁니까?

▶그렇게 봐야하겠지요.

-최근 청와대와 여당이 대포폰 문제를 벗어나기 위한 것이지는 모르겠는데 강기정 의원 발언 이후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국회의원 면책특권축소를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게 대포폰 논란하고 관계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제가 말씀드릴 것은 이렇습니다. 국회의 면책특권은 필요한 제도입니다. 다만 이것이 남용되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지요. 그것이 남용될 때에는 국회에서 자체적으로 해당 의원을 징계하면 됩니다. 사실상 한나라당도 야당을 할 때 면책특권에 의존해서 국정을 감시하고 정권을 비판하는 발언을 많이 했습니다. 자기가 야당할 때의 생각을 해야하지 않습니까? 또 야당이 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제가 볼 때에는 우리 헌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국회의원 면책특권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나라 헌법 제 84조가 규정하고 있는 대통령의 형사 특권입니다. 즉 대통령은 내란, 외환 때가 아니면 재직 중 소추당하지 아니한다고 하는 우리나라 헌법 84조는 선진국에 유례가 없습니다. 미국 헌법에는 그런 조항이 없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이 범죄를 저지른 정황이 있으면 검찰이 대통령을 수사하고 기소하는 것이지요. 그래야 법 앞에 평등하니까요. 제가 볼 때에는 개헌을 할 기회가 있으면 이 조항을 손봐야합니다. 대통령의 형사특권 조항을 없애야 합니다.

-그런데 이 면책 특권 관련해서는 여당이 자기들이 앞으로 야당될 것을 알면서도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을 보면 괜히 다른 사안하고 희석시키려고 하는 것 아니냐 해서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그거야 알 수 없지않겠습니까(?)

-4대강사업 관련해 한 두 가지 여쭙겠습니다. 최근에 법무국장이 4대강 재판 담당 재판장을 만난 것이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된 일인가요?

▶그것은 저도 신문기사 외에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지난 월요일날 기사가 나지 않았습니까? 사실 이렇게 나니까 당사자들은 만난 사실은 인정을 했습니다. 다만 의도성이 없었다, 우연히 만났다고 하는데요. 이게 우연치고서는 너무 우연아닙니까? 과연 그것을 곧이 들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 뒤에 변론 종결이 내려져서 더더군다나 어떻게 됐느냐고 보고 있는데요.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변론 종결은 그 전주 금요일에 있었고요. 그 전주 금요일날 원고 측 변호사들, 국민 소송단의 변호사들이 담당 재판관이 원고 측한테 석명의 기회, 변론의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고 중요한 증인, 증거 채택을 거부했다고해서 이례적으로 재판부에 대한 기피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보니까 월요일날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이 언론에 났지요.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는 저것이 오비이락이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순서가 변론종결 공판 있기 전에 검찰이 재판장 만난 것 아닙니까?

▶시기적으로는 그렇게 됐지요. 저희가 재판이 종결이 있었던 것은 금요일이고, 언론에 난 것이 다음 주 월요일이고요.

-언론에 난 기준으로 볼 때는 그렇고요.

▶그렇습니다.

-원고 측에서 입증 기회를 더 달라고 했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변론 종결이 됐는데, 어떤 입장을 하시려고 했던 겁니까? 수질 논란이라든지 보의 수, 이런 겁니까?

▶그런 것은 아니고요. 정부 측에서 수질 측정의 데이터를 냈는데, 그것을 어떻게 실험했느냐에 대한 원 데이터를 내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내달라는 것이고, 우리 원고측에서 중요한 재판에서 외부인 전문가들의 증언이나 보고서를 증거로 내는 것에 대한 충분한 기회를 달라 등 몇 가지가 있습니다. 이런 것에 대해서 충분하게 주지 않고 서둘러서 변론을 종결한데에 대해서 승복할 수 없다고 해서 기피 신청까지 간 겁니다.

-검찰이 빨리 진행해달라고 한 뜻은 이런 것 아니냐 분석도 있던데요. 그러니까 낙동강 보다는 한강에서 먼저 판결을 구해보려고 한강이 낙동강 보다는 수질이라든지 보 문제가 상대적으로 덜 하니까, 한강을 먼저 결론을 내고 싶어하는 것 아니냐고도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그냥 사실은 알 수 없고, 추측을 하는 건데요. 낙동강이 사실상 상황의 심각성이 많은 곳이지요. 저희는 낙동강의 소송이 빨리 진행됐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하지만 소송도 많이 했습니다. 절차를 많이 했습니다. 의외로 한강이 좀 예상 외로 빨리 끝나서 의외로 생각했습니다.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는 말씀이시군요.

▶네.

-재판부 기피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나오지는 않았지요? 언제쯤 나옵니까?

▶그런 것은 사실상 담당 재판부가 스스로 한 번 판단하게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받아들이는 경우는 참 드뭅니다. 이렇게 원고 측에서 기피 신청을 낸다는 것은 재판부의 신뢰를 부정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담당 재판부에도 수치스러운 것이 되겠습니다.

-현재로서는 한강하고 낙동강 어느 쪽이 결론이 먼저 날 것 같습니까?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든 간에 법적인 것으로 볼 것 같으면 어느 쪽이 승소하든 간에 고등법원 올라가고 대법원 갈 겁니다. 다만 내년에 1년 간의 공사가 어떻게 되느냐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요즘 보면 한국 사회에 워터게이트 같은 대형 사건들이 너무 자주 발생하는 것 아니냐, 혹시 그런 느낌은...

▶그건 농담삼아 할 것 같으면 그야 말로 1주일에 한 번씩 워터게이트가 터지는 것 같다는 것이지요. Every week 그야 말로 watergate이지요. 이렇게 소위 우리 나라가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우려가 많습니다.

-매주 나는 것 같다는 얘긴데, 어제 봉은사 명진스님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전과 14범이라고 질타해 파장이 일고 있는데요 , 일각에선 대통령에게 지나친 비판이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또 다른 시각에서는 청와대의 대포폰 사태를 봤을 때 그렇게 지나친 비유는 아니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던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십니까?

▶명진스님이 원래 좀 직설적으로 말씀을 하지 않습니까? 대포폰이니 뭐니 하는 등 한심한 모습을 보시고서는 하신 말씀이 아닌가, 현 집권 세력의 준법 정신과 도덕성의 결여를 질타한 것이겠지요. 저도 100% 맥락에는 동의 합니다. 그러니까 특정한 단어 하나만 빼서 보지 말고 전체 맥락을 읽어야 하지 않는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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