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포스터 쥐그림 배후? 굳이 꼽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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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포스터 쥐그림 배후? 굳이 꼽자면…”
[라디오뉴스메이커] 경찰 조사받은 박정수씨, PBC ‘열린세상, 오늘’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11.17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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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그림을 그린 대학강사 박정수씨 등 5명의 배후를 캐며 ‘공안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박씨는 “굳이 제 등을 떠민 배후를 묻는다면 시대의 무거운 공기”라고 말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박정수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인 지난 2일부터 ‘G20 홍보 포스터 낙서’에 참여한 5명 전원을 차례대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경찰과 검찰은 이들이 함께 공부한 인문학 연구공동체 ‘수유+너머’를 배후로 보고 수사 중이다.

17일 평화방송(PBC)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한 박정수씨는 경찰 수사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검찰이나 경찰은 한 사람의 행위를 할 때 반드시 그것이 조직의 입장이라는 것에 익숙한 것 같다”면서 “수유+넘어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공부를 하는 연구자들의 생활공동체”라고 밝혔다.

이어 박씨는 “굳이 제 등을 떠민 배후를 묻는다면 시대의 무거운 공기가 아닐까 싶다”며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4대강 공사를 하기 위해 별로 실용적이지 않은 자전거 도로를 닦거나, 국토를 지면삼아 거대한 공공미술을 하는 정부가 제게 아이디어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꼬집었다.

박정수씨는 G20 포스터에 ‘쥐’를 그린 것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조롱이 아니냐는 지적에 “많은 분들이 자꾸 특정인을 연상하는데, 그건 작은 배경에 불과하다”며 “G20의 이니셜 G에서 아이디어를 뽑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감을 얻은 영국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씨의 작품에도 쥐가 굉장히 많이 등장한다”며 “쥐는 병균을 옮기거나 인간들의 식량을 갉아먹는, 지하 어둠에 있는 권위, 권력자, 탐욕스러운 사람들의 모습 등 폭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포스터에 낙서를 한 것은 단순한 재물손괴인데 이걸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반국가 행위로 규정하는 것은 북한이나 중국의 모습과 자꾸 겹쳐진다”며 “공안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정수씨 인터뷰 전문
-박정수 씨, 안녕하십니까?
지난 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리신 것과 관련해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에도 공안부에서 계속 수사를 해 왔다고 하던데요. 영장 기각 이후 수사는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기각되고 난 다음에 제가 나오고 난 다음에도 계속 제 핸드폰의 전화내역과 문자를 계속 조사를 하면서요. 제가 제 작업에 대해서 사진 촬영을 부탁했던 친구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계속 하고 또 제 핸드폰 내역에서 혹시 국가보안법 위반에 관련된 사람이 없는지 거기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있고, 또 제가 다시 소환되어서 조사를 받았고 내일 또, 이번에 피의자로 지목된 다섯명을 공동으로 대질 신문을 한다고 했습니다.

-쥐 그림을 함께 그리신 분들이 모두 수유+너머라는 연구모임의 회원들이시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소환조사 과정에서 수유+너머라는 모임에 대해 주목하면서 집중 질문도 했다고 하던데 경찰이 이렇게 연구모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항상 검찰 조직이나 경찰조직은 조직적으로 움직이니까 항상 다른 사람을 볼 때에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나 싶은데요. 개인이 자발적이고 개별적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 잘 못 믿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수유+너머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인해서 수유+넘어 조직의 생리를 이 사건을 주도하고 계획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수유+넘어는 잘 알려져있다시피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공부를 하는 연구자들의 생활공동체라서요. 경찰이나 검찰이 하는 것처럼 뭔가 음모를 꾸미는 단일한 색채의 위계적인 조직이 아니거든요. 특히 검찰이나 경찰은 한 사람이 ,행위를 할 때에는 반드시 그것을 조직의 입장에서 한다는 것이 익숙한 것 같습니다.

-경찰은 이번 G20 포스터의 쥐 그림과 관련해 배후가 있다고 보는 것 같던데요. 배후가 전혀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예, 역시 그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항상 자기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명령을 받아서 어떤 행위를 하는 그런 검찰이나 경찰 조직의 입장에서 역시 이 사람에게도 배후가 있을 것이다, 명령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굳이 제 등 뒤에서 등을 떠민 배후를 묻는다면 이 시대의 무거운 공기가 아닐까, 아니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4대강 공사를 하기 위해서 별로 실용적이지도 않은 자전거 도로를 닦거나 국토를 지면으로 삼아서 거대한 공공미술을 하는 정부가 저에게 아이디어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좀 더 가까이는 영국에 뱅크씨라고 하는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저에게 영감을 주었고, 지난 번에 서울시 디자인 홍보에 대해서 저와 비슷한 그래픽 아트를 수행했던 해치맨 프로젝트도 저에게 아이디어를 줬고 그렇습니다.

-아이디어는 전반적으로 박정수씨가 그런 저런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고 이런 것을 나름대로 취합하고 정리를 해서 포스터를 그렇게 뿌린 겁니까?

▶네.

-영국 이야기도 하셨는데, 외국에 가령 이번하고 비슷한 경우, 다소 해학적이나 이런 장르도 있다는 사례를 소개를 해주실 수 있습니까?

▶예술이나 그런 걸 전공해서 잘은 모르는데, 이번에 쥐 형상에 많은 아이디어를 줬던 영국의 뱅크씨라고 하는 그래피티 아티스트 같은 경우가 유명한데요.

-그게 어떤 내용, 어떤 그림입니까?

▶공공 담벼락이라든가 공공시설물에다가 자기가 이 사회의 문제, 빈곤이나 전쟁이나, 탐욕이라든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자기 생각을 어떻게 배경을 비꼬면서 그림을 그리는...

-구체적으로 어떤 걸 소재로 삼았는지요?

▶예를 들면 팔레스타인에 가자지구에 쳐진 이스라엘이 쳐놓은 거대한 인공장벽이 있지 않습니까? 그 장벽에다가 소녀가 풍선을 들고 담벼락을 넘는 그런 이미지를 담에다가 그린 것이지요. 저격수들이 보고 있는 그런 상황에서 그런 자유의 모습, 담벼락이 얼마나 우리의 자유를 억압하는가에 대해서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 하나의 예가 되겠습니다.

-이번에는 쥐를 소재로 삼으셨는데, 그건 왜 그렇게 하셨습니까?

▶일단은 뱅크씨의 작품에서 쥐가 굉장히 많이 등장한다는 이유도 있고요.

-거기서도 쥐가 많이 등장합니까?

▶네.

-거기서는 쥐는 어떤 의미로 어떤 해학적인 표현으로 사용합니까?

▶서구 사회에서 쥐는 페스트 병균을 옮긴다든가 아니면 인간들의 식량을 갉아먹는다든가 약간 지하의 어둠에 있는 권위, 권력자, 탐욕스러운 사람들의 모습?

-권력자와 탐욕자.

▶폭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쪽에서는 이것때문에 공안 수사를 받는다거나 일반적인 수사라도 받는 경우들이 있습니까?

▶물론 그래피티 아트라고 하는 것이 법과 불법의 경계선에서 우리 사회의 허용의 범위를 넓히자는 예술정신의 표현이기 때문에 항상 법에 부딪히게 되지요. 그래서 경범죄 수준에서 항상 걸리기 때문에 항상 그래피티 아티스트는 항상 몰래하는 그런 경향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공안청까지 가는 것은...

-공안청까지 가는 것은 아니다.

▶네, 그리고 뱅크시 작품같은 경우는 그림을 그려놓으면 그것에 투명 플라스틱을 쳐서 그것을 예술 작품으로 인정하고 많은 관람객이나 일반 시민들이 그 작품을 구경거리로 인정하고 그러는 분위기지요.

-이번에 G20 포스터에 쥐를 그리신 것은 어떤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기에 그리셨습니까?

▶많은 분들이 자꾸 특정인들을 자꾸 연상시키는데, 그건 작은 배경에 불과하고요. G라고 하는 이니셜 G에서 아이디어를 뽑았습니다.

-영어 이니셜 G, 그게 우리 말하는 쥐하고 같다. 그렇게 비교를 했군요?
▶G라고 하는 이니셜이 저는 그것이 원래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그게 그레이트인지, 강대국을 표현하는 것인지, 그랑, 거대한 사람들, 아니면 글로벌 이런 약자인줄 알았는데, 그룹이라고 하는 평범한 단어이더군요. 그래서 G라고 하는 글자에 많은 비밀이 숨어있구나, 많은 의미가 담겨있구나 그러면서 그 중의 하나의 의미를 뽑아보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그것을 전통적인 민중문화의 한 방법인 언어유희로 한국어로 발음했을 때 쥐라는 형상이 떠올라서 그것도 하나의 G라고 이니셜에 숨어있는 하나의 형상이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쥐를 그리게 됐습니다.

-특정인에 대한 비판적인 표현이 있다는 것도 알고는 있었는데, 그건 작은 배경이라는 말씀이십니까?

▶대한민국 국민은 일단 그러한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아주 단순한 생각인 것 같고요.

-그것때문에 해학과 풍자의 예술 행위냐, 아니면 국가 수장에 대한 비아냥이냐 하는 논란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떤 입장이십니까?

▶글쎄요. 그게 국가원수 모독죄가 한 때 독재시대에 있었지만 지금은 없지 않습니까? 그렇기도 하고 또 쥐라고 하는 형상에는 꼭 그렇게 단순하게 특정인만 결부된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이 사회의 거대한 권세라든가 많은 부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권력에 대한 욕망이나 탐욕이나 우리의 건강한 시민의식을 갉아먹는 그런 어떤 병균을 옮기는 그런 모든 사람들, 특정한 누군가를 가르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영혼의 상징적 표현이지요.

-지금 수유+너머가 단일 색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셨는데, 소개를 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이번 배경하고 수유+너머는 관련없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것을 염두에 두시면서 소개를 좀 해주실 수 있습니까?

▶수유+너머는 10년 넘게 쭉 이어져온 연구자 공동체이고요. 수유에서 시작되어서 수유+너머라고 하는 것이고, 인문학을 공부하거나 공부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누구든지 간에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나 대학원 박사를 졸업한 사람이나 일반 아주머니 분들이나 아저씨 분들, 할아버지, 아이들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세미나도 하고 강연도 하고 또 자기가 공부하고 싶은 다 하면서 그리고 또 일상생활에서 밥도 같이 해먹고요. 여러 가지 모임을 갖는 아주 다채로운 성격의 연구자 공동체라서요. 제가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은 다른 수유+너머 회원들은 상당 부분 잘 모르고요. 각자가 뭘 하는 지에 대해서 크게 조직적으로 이것을 결단하고 그런 생각을 하는 조직이 전혀 아니거든요.

-조금 전에 경찰 수사 받으면서 휴대전화 통화 내역이라든지 전화번호부까지 검경이 뒤진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걸 보시면서는 어떻게 느끼시고 어떤 입장이십니까?

▶단순한 재물손괴인데 이걸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정부에 대한 반국가적인 행위로 규정하는 것이 북한이나 중국의 모습하고 자꾸 겹쳐지고요. 그것을 공안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그러면서 배후를 갖거나 조직적인 계획이라고 하는 것을 자꾸 부각시키고 그것을 찾으려고 하는 모습이 우리 시대를 더욱 더 무겁게 만들고 별로 모델이 되고 싶지않은, 모델을 삼고싶지않은 북한의 모습이나 중국의 공안의 모습을 자꾸 연상시켜서, 우리가 일상에서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함께 그림을 그렸던 여대생이 체포시한인 48시간을 넘겨 불법 구금되기도 했다고 하던데요. 향후 정부를 상대로 인권침해 및 공권력 남용에 대한 피해소송도 낼 계획이십니까?

▶피해소송의 형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그 문제는 지적을 할 것이고요. 2시간 넘게 계속 구금이 되면서 그 친구가 굉장히 정신적으로 괴로워하고 저희가 구속이 된다는 생각에 당시에 많은 피해를 봤고 인권 침해 부분에 대해서는 훨씬 더 분명히 할 생각입니다.

-박정수씨 개인적으로는 반대 측면으로 문제제기 하실 계획이 있으십니까?

▶별로 그런 부분은 제가 없었기 때문에요. 아직 극런 것 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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