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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고은 기자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이 오는 29일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열리는 오디션 현장에 출입기자들을 초대했다. 예선에서 선발된 30여 팀이 겨룰 29일 오디션 무대를 기자들에게 공개한다는 것이다. 29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을 출발해 이날 오후 오디션 현장을 취재한 뒤, 다음날 간단한 관광 이후 돌아오는 일정이다.

문제는 이번 중국 오디션 현장 취재에 들어가는 모든 경비를 MBC가 부담한다는 점이다. 항공비는 물론, 숙식까지 모두 제공한다. 여기에 관광 일정까지 포함돼 있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이긴 하지만, 최소한 수백만 원이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지상파 방송사로선 보기 드문, 과감한 홍보 활동이다. MBC가 〈위대한 탄생〉에 얼마나 주력하고 있는 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MBC 새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MBC
행사 취지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기자들이 취재에 동행한다는 사실 역시 문제 될 것이 없다. 하지만 기자들이 ‘출입처’인 MBC로부터 모든 경비 및 일체의 편의 제공을 받아들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언론사는 출장비용을 자사 경비로 충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MBC 또한 윤리강령에서 “프로그램 제작비와 모든 출장비용은 회사경비로 충당한다”고 정했다.  

MBC측은 “넓게 보면 취재활동”이라며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홍곤표 MBC 홍보시청자부장은 “프로그램 취재를 위해 가는 건데, 그걸 회사 경비로 충당해야 한다면 갈 수 있는 언론사가 많겠나”라며 “기자들은 공무로 가는 거고 우리는 홍보를 위해 기자들을 초청한 것이니 예민하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선 언론이 기업이나 공공기관으로부터 항공비·숙박비 등 일체의 경비를 제공받아 취재를 떠나는 일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 윤리강령이 있긴 하지만 유명무실하다. 종종 ‘외유성 취재’ 논란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하물며 엄연히 윤리강령이 존재하는 언론사가 다른 언론들을 상대로 수백만 원을 홍보활동에 쓰는 것은 어떨까. 특히 그 언론사가 공영방송사라면, 이는 심각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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