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예능 PD 긴급좌담 ‘연제협사태’, 우리는 어떻게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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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제작현실 개선 해야

|contsmark0|한국연예제작자협회(아래 연제협)가 mbc <시사 매거진 2580> ‘한일 비교 연예인대 매니저’의 방송내용을 문제삼아 지난 3일 연제협 소속 연예인의 mbc 출연거부를 결의했다.
|contsmark1|이에 pd연합회는 방송 3사 예능 pd들이 모인 가운데 이번 사태에 대한 난상토론의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이번 사태의 본질이 무엇이고, 해결방안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나누었다. 자유로운 토론을 보장하기 위해 익명으로 정리하였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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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장 소:여의도 신동양일 시:2001년 7월 12일 12시사회자:최진용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장좌담자:kbs ─ 장기랑 pd협회장, 박해선 예능국 부장, 이훈희 예능국 pd mbc ─ 안우정 예능국 부장, 방성근 예능국 pd sbs ─ 성영준 예능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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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오늘 이 자리가 연제협 소속연예인의 mbc 출연 거부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른 pd들의 시각을 정리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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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일부에서는 보도국과 연제협의 싸움에 왜 pd들이 대리전을 치르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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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외연상으로는 보도국과의 싸움이지만 내면상으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사태해결 후 이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단계에서는 그럴 필요 없지만 시청자를 상태로 협박조로 나오는 것이기에 문제가 있다. 연제협은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명확히 해야할 것이고, 예능국이 수용가능한 것은 수용하고 그렇지 못한 것을 거부하기 위해서는 며칠의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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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그렇다면 연제협이 실제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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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4|─문제의 본질부터 살펴야 한다. 자칫하면 본질이 오도되고 싸움이 본질과 관계없이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촉발은 <2580>에서 연예인과 매니저 사이에 관계가 불평등했느냐에 대한 문제였는데, 즉 계약현실의 불평등성 여부가 본질이었다. 그것이 문제라면 정당하게 이의를 신청하고 구제받는 정당한 절차를 밟았어야 한다.
|contsmark15|연예인 출연거부에 따른 대처문제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또 한가지 pd연합회를 비롯한 언론유관단체의 성명발표에 대한 입장은 당연히 필요했다고 본다. 내용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은 굉장히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보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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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7|─연제협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예능 pd들이 공감하고 있겠지만, 이번 사태는 예능국에 대한, 특히 mbc 예능국 pd들에 대한 매니저, 제작자들의 불만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mbc는 끼워팔기식, 조건부 출연 등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확산시키지 않고 특정연예인이 방송시장을 독점하지 않도록 원칙을 정하고 행동했다.
|contsmark18|출연에 관한 압력로비와 그로 인한 충돌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가 ‘노비, 노예’에 대한 표현을 문제삼아 예능 pd에게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출연거부라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일부 잘나가는 스타급 연예인들이 방송을 자기네 홍보도구로, 상업화하기 위한 시도가 먹히지 않은 불만에서 촉발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contsmark19|하지만 이것은 <2580>사태하고는 다른 것이다. 이것을 분리해서 생각해야만 사태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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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1|─문제의 원인 제공은 <2580>팀이 했기 때문에 해결도 <2580>이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꾸 다른 것으로 문제를 삼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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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3|─mbc 내부에서도 1차적인 문제는 문제 당사자들간에 해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고 있으나, 이것을 다른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전반적인 정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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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5|─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한 중재라는 적합한 절차가 제도화 되어있는데 그런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것에는 동의하는데,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런 행동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단순히 기사내용에 대한 반발인지, 자신들의 입지를 공인받고 역학관계를 바꾸려는 의도가 따로 숨어있는지(보이긴 하지만) 지켜보면서 확인해야 할 것이다.
|contsmark26|예능 pd들은 ‘역학관계의 역전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느냐’에 대해 체감적으로 회의적인 반응이다. 예능 쪽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협의체가 없었지만 3사 드라마국에서는 출연자들의 출연료 상한선을 정했던 전례가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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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8|─<2580>의 보도가 없었다면 이번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는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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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0|─다른 계기에 의해서 촉발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울고 싶은 참에 뺨 때려준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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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2|─그렇다고 유추는 할 수 있으나 <2580>보도가 없었다면 감히 못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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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4|─아니다 조만간 생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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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6|─이 문제가 단순히 mbc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방송사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힘의 관계에서 현실적으로 우위를 점하지 못하기 때문에 포기하고 들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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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8|─드라마나 예능과 같이 연예인을 직접 대하는 부서가 아니라면 이 문제를 피상적이고 원론적으로 접근하려 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실적인 관계를 인정하고서 이 문제를 보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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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0|─<2580>이 원론만 가지고 접근한 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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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2|─본질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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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4|─mbc 내부의 시각이 일원화돼서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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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6|─이번 사태를 불안감으로 지켜보고 있다. mbc와의 결론이 어떻게 날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들이 ‘해볼만하다’라고 생각할 소지가 생긴다. 사건의 원인은 <2580>이 일부의 문제를 일반화시킨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contsmark47|해결을 위해서는 pd연합회가 중재를 하고 그 다음에 3사 예능 pd의 모임을 따로 만들어서 앞으로 차후 해결방안을 토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싸움은 보도국과 생긴 것이므로 예능국 pd들은 중재를 하고 모든 마무리는 보도 쪽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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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9|─<2580>을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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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1|─못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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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3|─이 문제의 핵심은 그것이다. 프로그램을 본 사람들은 그 내용의 문제성을 제기하는 사람이 드물다. 연예인들도 방송을 보지 않고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대부분 말하고 있다. 방송이 아닌 다른 직간접적인 채널을 통해 입수된 정보만으로는 이 문제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힘들다. 방송을 보면 <2580>이 이 문제를 일반화하지 않았다는 것과, 문제가 된 ‘노예’라는 표현 등은 연예인들의 코멘트였지 기자의 해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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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5|─이 문제를 보면서 방송 3사 pd들이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과 <2580>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 둘간의 간격을 좁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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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7|─요구하고 있는 3개항 중 2, 3번째 요구안은 mbc도 수용할 의사를 보였으나, 뉴스테스크 의 첫 번째 아이템으로 다루는 것은 방송사로서의 치욕일 뿐만 아니라 있어서도 안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 이 문제가 뉴스테스크를 통한 사과를 요구할 정도로 정당한 요구인가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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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59|─<2580>이 사과할 것이 있으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과를 하겠다’ ‘못 하겠다’의 문제라면 합리적인 절차를 따라 그 결과에 따라 승복하면 되는 것이다. 또 연예제작자가 연예인을 부추겨 연예인들이 반발하는 것이라면 이 문제는 여론에 맡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연예게시판을 보면 이 문제에 대한 여론이 뜨겁다. 대부분 2:8로 연제협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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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1|─여론도 그러하지만 대형 스타급 연예인을 제외한 대다수의 무명, 신인 가수들도 연제협의 행동에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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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3|─정면에 나선 가수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가수라기보다 제작자적인 입장이 강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사태에서 정면에 나서고 있는 가수들을 보면 대부분 가수라기보다는 대형 기획자인 경우가 많다. 이는 가수 대 매니저라는 이분적인 구도에 있는 이들이 아니라 가수와 매니저를 겸하는, 즉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지는 이들의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이들이 전체 연예인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지는 냉철히 되새겨볼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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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5|─힘있는 소수에 의해 끌려가는 상황인데 수습방안 모색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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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7|─kbs <인간극장>, mbc <놀라운 세상> <퀴즈가 좋다> 등을 통해 연예인 의존도가 낮은 프로그램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으니까 연예인 의존도가 낮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성공시키는 노력을 통해 지금의 왜곡된 방송관행이나 불만을 해소시키자는 목소리가 mbc 내부에서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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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9|─문제의 본질로 돌아가 보면 예능 pd가 처한 딜레마가 수없이 많다는 것에 직면하게 된다. 예능 pd들이 잘 나가는 연예인들을 쓰려고 하는 이유는 시청률에 내몰리고 그것에 의해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본질이 외부로부터 pd들의 제작자율권이 위협받은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한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길항할 것인가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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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1|─보도의 객관성 여부를 떠나 이런 문제들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데, 문제의 본질은 ‘어떻게 제작자율권을 지킬 것인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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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3|─그런 대책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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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5|─이 문제를 ‘제작권을 침해하는 무리들의 집단 난동’으로 보는 시각과 ‘mbc가 해결할 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의견들 사이의 간극을 좁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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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7|─pd연합회라는 조직은 이질적인 집단의 모임이다. 소속사가 다를 뿐 아니라 교양, 예능, 드라마, 라디오 등 각 부서별 입장도 다 다르다. 그러나 이번 연제협 사태는 연예사업의 특성을 보여주는 사건이기에 문제의 폭발성과 위험성에 대한 각자의 시각은 근본적으로는 비슷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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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79|─mbc pd들을 외부에서 보면 태평해 보일 수도 있으나, 우리의 관심은 정상화이지 전쟁이 아니다. 합리적이고 냉정한 상태에서 서로 대안을 제시하여 해결하는 것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예능 pd들이 조용히 있는 것이다. 우리가 겁을 먹거나 프로그램 제작상의 불이익을 우려해 조용히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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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1|─문제가 단순히 보도에 대한 사실여부가 아니고, 주위에서 이 문제로 싸움을 붙이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고 해서, 그런 것을 감안해서 조용히 차분하게 해결하고자 가만히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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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3|─걱정이 되는 것은 장기화될 경우, 제 3의 세력에 의해 사안의 성격이 왜곡되어, 방송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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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5|─연제협도 장기화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그들의 의도와는 달리 커진 부분도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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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7|─오해할 소지도 있었으나 오해한 부분이 확실히 있는데, 그 부분을 확대해석해서 사안을 불려놓았기 때문에 그들이 먼저 냉정해지고, 해결 대책을 제시하기 전까지는 인내하는 범위 내에서 지켜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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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89|─연예인이 없는 방송이 있을 수 없고 연예인은 배제 가능한 집단이 아니라 방송자원이므로 잘 해결해 나가자는 것이 예능 pd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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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1|─이 사안이 매우 복잡한 문제이고 순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는데, 동종 프로그램의 pd들이 협의체를 만들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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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3|─장기적으로는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상대방에게 필요 이상의 자극을 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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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5|─이 문제와는 별도로 협의체 구성에는 찬성한다. 발전적인 모색체를 구성한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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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7|─예능국 pd들이 무언가를 행동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이 요구한 대상이 공식적으로는 예능국이 아니라 보도국에 대한 요구라는 것이다. 그들이 pd들에게 요구했다면 당연히 행동을 취했겠지만 예능국 pd들에게는 표면적으로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기에 대응할 명분이 없는 것이다. 연제협이 이미 제기한 문제는 그 문제대로 풀고, 예능국과의 문제는 단시일 안에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신중히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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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9|─과거엔 정권의 압력이 제작자율권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였지만 지금은 상업적 이해관계에 따른 위협이 가장 큰 위해요소이다. 이 부분에 대해 pd연합회가 ‘자율권 침해’라는 원론적인 문제에 대한 pd들의 입장을 확인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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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1|─예능 특유의 특성을 인정을 하지만 각 채널의 다양성과 문화의 다양성을 제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에의 이의를 제기할 순 없을 것이다. 이는 pd들의 몫이며 우리를 옥죄고 있는 시청률로부터 스스로 자유로와져야 할 것이다. 연예인이 없는 프로그램은 우리 현실상 불가능하지만 <전파견문록>과 같이 프로그램 포커스가 연예인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을 개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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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3|─이번 사태를 통해 방송계의 현실이 속속들이 알려지기 원하는 마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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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05|─이번 문제는 <2580>아니어도 촉발될 문제였다고 보고 이젠 개선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연예인에게 의존하고 있는 문제도 이 기회에 개선되길 바란다. 제작관행이 심하게 왜곡되어 있다는 것이 현실적인 지적이고, 그로 인한 비난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각종 프로가 몇몇 인기 연예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대중문화를 왜곡시키고 있다고 본다. 우리도 스스로 자성하고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방송으로 전환하기 위한 모색이 필요하다.
|contsmark106|정리/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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